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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규네 홈스쿨 Mar 17. 2022

초등학생 부모들의 흔한 학원 고민

초등생활 가이드 #4

<초등생활 가이드 #4>

학원 고민, 학습 고민보다 교육에 대한 근본적 고민을 먼저!


자녀들의 초등학교 입학 후, 많은 부모들이 혼란스러워집니다. 뭔가 교육적 노선을 정해야 할 것 같은 중압감에 마음이 급해지기도 합니다. 자기 좋아하는 것 하며 부모보다 나은 삶을 살길 바라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들은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마음들이 표출되는 방식들은 가정마다 모두 다릅니다. 사는 곳이 어느 지역인지, 경제적 여력이 어느 정도 인지, 혹은 부모가 원 부모로부터 어떻게 길러졌는지 등에 따라 많은 부모들이 끊임없이 흔들리고, 표류하게 됩니다.


중학생 정도 되면 부모가 이끌고, 시킨다고 해서 순순히 따라오지 않기 때문에 결국 부모가 포기해야 하지만 초등학생의 경우 이것저것 시켜보고 싶은 부모의 욕심도 넘칠 뿐 아니라 그 열린 가능성들만큼이나 혼란스러워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 습관을 잘 잡아야 한다,

유치원 때까지 놀았으면 실컷 놀았다,

조기 교육이 중요하다, 자기 주도 학습이니 하는 말들

뭔가 단단히 공부시키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은 마음마저 들기도 합니다.


물론 아무리 공부가 전부는 아니라 해도, 아예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귀가 솔깃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꽤 큰 변수 중 하나가 부모와 가까운 지인이 누구냐입니다. 모두 자신들이 자식을 키우며 저지른 과오들을 거울삼아, 이건 꼭 해야 한다, 이건 하지 말아야 한다 하는 경험에 바탕한 정보들이 넘쳐날 수밖에 없지요.


아마 저도 그중 한 명이겠지요? ㅋㅋㅋ


저 또한 놓친 부분, 잘못한 부분, 후회되는 것들이 있을 테지요. 그리고 그 놓친 부분들 때문에 더 중요하다 여기게 된 것들도 있을 테고요.

그렇지만 적어도 교육에 대해 항상 근본적인 고민을 우선순위에 놓으려 했고,

내가 좋고 하고 싶은 것보다는 아이가 행복한 지점을 향해서 늘 고민했다는 것만큼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기에 이 글을 쓰고 있겠지요.


또한 그 과정들에서 적어도 아이도 점점 행복 졌다는 점!!입니다.


부끄럽지만... 잠시... 아주 쪼오끔~~~ 자랑 타임을 갖자면...

아이가 6학년 나이 즈음, 이런 말을 해 제 마음이 벅찼던 기억이 있습니다.

"엄마 저는 돌, 원석으로 태어났는데, 엄마라는 세공사를 만나 다이아몬드가 되어가는 것 같아요". 이보다 더한 찬사가 어디 있겠습니까?


제가 아이를 키워 온 방식이 다른 아이들에게도 늘 정답, 해답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게 먹고 매일 운동하는 것이 다이어트의 영원한 진리이듯, 자식을 키우는 것도 그 진리 하나만 잘 터득하면 오히려 쉽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 글을 씁니다.


"마음을 공감해 주고, 진정한 편이 되어 주는 것이죠. 사실 이것이 육아, 교육의 전부 "입니다. 말이 쉽지, 해보시면 생각보다 참 어렵답니다.


초등 학부모가 되며 주변 분위기에 휩싸여, 기본 몇 개 학원은 다 보낸다더라, 영어는 초등 저학년 때, 수학은 초등 고학년 때까지 확실히 잡아 놔야 한다더라, 안 그러면 나중에 가서 후회한다더라 정보들을 접하다 보면 끝이 없습니다. 듣다 보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럴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좋다는 것, 하나둘씩 보내다 보면 어느새 아이가 어떤 상황인지, 보지 못하게 됩니다.


몇 년 전 송파에 사는 친구가 초등 3학년짜리 자신의 자녀가 학원 9개 다니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며, 우리 애는 그 지역에서는 정말 하나도 안 시키는 축에 속한다라고 말해,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들 남의 이야기라 생각하지만, 기준을 잘 잡지 못하면 그리 되는 것은 순식간이랍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부모들이 그런 상황을 두고 다 아이를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엄마 욕심과 불안감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들릴 리 없는 그녀에게 말을 삼켰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저를 보고 세상 물정 모르는 답답한 엄마라고들 할 수도 있겠지만요.


그렇게 피아노는 기본, 악기도 하나 배워 야지, 운동도 하나 해야지, 영어는 어렸을 때부터, 정서적 표현을 풍부하게 하려면 미술도, 이러다 보면 기본 5~6개가 넘고, 사고력 수학이다, 창의 수학이다, 연산까지 더하고 방문 학습지까지 하나 더하면 아이는 놀 시간은커녕 밥 먹을 시간도 없는 것이 오늘날 중산층 자녀들의 현주소입니다. 그리고 경제적 여건이 안되면, 그들처럼 해주지 못한다며 열패감에 시달리는 부모들도 너무나 많습니다. ㅠㅠ

물론 서울의 일부 지역 이야기일 수도 있으니 다 그렇지는 않답니다^^


부모를 유혹하는 사교육이 넘쳐나고, 워낙 커리큘럼이나 교구들도 부모가 들어도 혹 할만한 것들이 너무 많아서, 왠지 배우면 좋을 것 만 같고, 내 아이의 잠재력을 풍성하게 꽃 피워 줄 것만 같습니다. 물론 모든 사교육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필요하다고 느낄 때 적절하게 활용하기에 우리나라만큼 사교육 시장이 잘 되어 있는 나라도 드물지요. 저는 오히려 홈스쿨링 하며 사교육 시장의 덕을 보기도 했답니다. 학교 대신 운동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말이죠~


결국 마음을 훔치는 사교육 시장과 이렇게 넋 놓고 있다가 아이 망친다는 주변의 성화에 이길 자신이 없는 부모라면 무엇보다 부모로서 양육에 대해, 그리고 교육에 대해 기준을 잘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기준을 단단히 세웠어도, 주변을 보며 불안해지고, 아이가 어느 정도 따라오는지에 따라 끊임없이 또다시 불안해지기 마련이니까요. 귀 닫고, 눈 닫기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자식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알 듯요.


그런데, 그 기준을 세울 때 엄마 한쪽의 교육관이 아니라 부모의 교육관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우리 집 아빠는 아이 교육에 전혀 관심이 없어요~ 하시는 분들 많을 테죠. 저희 집도 그랬답니다.


아무래도 아빠들은 세상 이야기는 많이 듣지만, 학교 이야기, 학원 이야기는 덜 듣다 보니 엄마가 느끼기에 답답하다 느낄 수도 있고, 돌아가는 분위기를 너무 모른다 싶어질 수도 있지요.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아빠들은 더 객관적으로, 좀 더 심플하게 상황들을 받아들이고 판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답니다. 그렇게 엄마와 아빠가 한 팀이 되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것들에 대해 같이 고민하다 보면 (엄마가) 외부로부터 받았던 불안감도 줄어들고, 아이의 사교육, 나아가 교육에 대해 조금 더 객관적인 시선을 갖게 됩니다. 그렇게 부부가 공동으로 지향하는 아이의 교육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마치 부동산 전문가에게

"어느 아파트 사면 오르나요?"라고

묻는 질문이 가장 어리석듯이,


자녀를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는가는

부모 두 사람의 가치관을 기준으로

아이의 기질과 성향을 지속적으로 반영하며,

세워 나가는 과정입니다.



결국 엄마가 그 불안감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아빠의 중심이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겠지요. 아빠들도 엄마처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결국 부모로서의 역할도, 배워 보겠다는 자세로 부딪히며 성장해 나가는 거겠지요. (물론 저희 집도 초등학생 때는 늘 좌충우돌, 그나마 남편이 저를 믿고 늘 응원해준 덕에 여기까지 왔답니다. 중학생 정도 되니 아빠가 그 역할을 하는데 조금씩 익숙해지는 것 같답니다. 저도 대한민국의 흔하디 흔한 표준 아빠와 여기까지 왔으니 희망을 가지시길 ㅋㅋㅋ)


저의 생각들이 어쩌면 지극히 개인적인 사례이고, 견해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 까다롭고 어려운 아이를 잘 키워보고자 교육 전문서적에, 논문들까지 봐가며 열심히 공부한 엄마라고 자부하는 바...


지나고 보니 이건 잘했구나, 이건 놓쳤구나 하는 것들이 조금씩 보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이 연재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이제 중3 올라간 아들을 보며 초등생활에 대해 보이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면…




잘했구나 싶은 것들, 추천하고 싶은 것들!!


초등학교 때 학습보다는 놀이를 더 중요하다 여긴 것 

아이는 영재고 입시 준비를 자청해, 2년 조금 넘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초등 저학년부터 학원 생활을 한 주변 친구들에 비해 훨씬 에너지가 넘칩니다. 놀 때 놀고, 공부할 때 공부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초등 저학년 때는 아무래도 학습 동기를 찾기가 힘들다 보니 고학년쯤 되면 학원 생활에 지치고 반항을 하며 공부를 그만두는 친구들을 흔히 봅니다. 그에 비해 준규는 정말 타이트한 학습 시간과 공부량에도 불구하고, 항상 파이팅이 넘칩니다. 마치 게임하듯 1등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알아서 공부하고 알아서 게임하며 스스로를 컨트롤합니다. 본인 스스로도 정말이지 실컷 놀았다고 말하는 아들,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이런 힘든 시간을 지탱할 힘이 있는 것 아닐까요?


초등학교 때 정서적 안정감을 다져놓은 것 

아들은 학교 다니던 시절 유난히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힘들어했습니다. 자존감이 바닥을 치며 그 무엇도 하지 않으려 하던 시절도 있었지요. EQ라고 하죠. 정서지능, 공감 지능이 그렇게 높은 아이는 아니었어요. 친구들하고도 많이 부딪히고, 불편한 상황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늘 힘든 아이였어요. 학교 생활에서 점점 어두워져 가는 아이를 살리자는 마음으로 홈스쿨링을 하게 되었고, 아이는 매일매일 행복하게 충분히 쉬고, 충분히 놀고, 사람들과 자기만의 속도로 어울리는 법을 배워 나갔습니다. 그 결과 아이는 예전이라면 상상도 못 할 만큼 자존감이 높은 아이의 모습이라 늘 감사하기만 합니다.


떤 상황에서도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이고, 힘든 위기 상황에서는 친구들과 서로 의지해 헤쳐 나가기도 하고, 좌절할 만한 상황에서도 오히려 걱정보다는 긍정적인 면들을 읽으며 잘 극복해나갑니다. 학습 스트레스가 과할 만도 하건만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예민해져 있기보다는 늘 밝고 신나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사춘기를 보내고 있음에도 사춘기다운 '욱'과 '제가 알아서 할게요'가 난무하지만 그건 사춘기라 당연하겠지요. 샤워하고 발가벗고 지나가기도 하고, 자신의 신체 변화를 스스럼없이 보여주며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부모에게 공유합니다. 결국 어렸을 때 아이가 채워야 하는 것은 학습이 아니라 정서적 안정감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게 됩니다.



초등학교 때까지 독서습관을 들여놓은 것

아이가 태어나고 3살까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다들 들어 보셨을 거예요. 그때 정서적 안정감과 부모와의 애착과 오감을 자극하는 자연에서의 경험들이 아이의 정서와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는 사실을요. 그리고 엄마 무릎에 앉아 예쁜 삽화들에 빠져 엄마의 음성과 아빠의 음성으로 듣는 이야기들을 통해 상상력을 자극받고, 꿈을 꾸고, 생각 나무들을 키워 간다는 것을요. 나중에 아이 학원 보낼 돈으로 난 좋은 책을 미리 사겠다며 몬테소리와 프뢰벨, 네버랜드, 비룡소의 책을 비롯해 온갖 좋은 책들과 함께 키운 아들. 아이를 키우며 가장 애쓴 것 중 하나가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라는 것. 물론 사춘기 접어들며 쉬는 시간이면 늘 책 대신 게임이라 걱정이지만, 책의 즐거움을 경험했던 아이니까 언젠가 다시 책을 사랑하는 삶을 살겠지요^^


사실 공부의 기본은 읽기 능력이라는 것, 이해 능력이라는 것 다들 아실 테지요. 초등 저학년 때부터 재미없고 지루한 학습의 형태로, 학원에 앉아서 하는 학습이 절대 전부가 아니랍니다. 잠깐은 뭔가 성과가 있어 보이고, 그럴싸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정작 공부 그릇을 발휘해야 하는 초등 고학년이나 중고등학교 때 독서능력,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지면 학습은 한계에 부딪히고 맙니다. 독서의 저력을 믿고, 초등학교 때는 책 읽을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답니다.



자기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놓은 것

아이를 키우는 데는 선택과 집중이 중요합니다. 다른 아이들이 잘하는 만큼을 다 채우려 하다 보면 이도 저도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 세상에 모든 것을 다 잘하는 아이들 물론 아주 쪼끔 있지요.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을 다 잘하게 만들기 위해 아이의 유년기는 사라진답니다. 그깟 피아노 학원, 남들 다 다니는 거니 내 아이도 하며 하나둘 보내다 보면 결국 평균 채우기에 급급해집니다. 자기만의 사고를 하고, 자기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고, 아이만의 특장점을 살리면서 키워주는 게 모든 걸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것보다 필요한 시대랍니다. 내 아이가 뭘 잘하는지는…. 아이가 뭘 하고 노는지를 예민하게 관찰하다 보면 발견하게 됩니다.


영재고 준비를 하는 준규 친구들을 보면 초등 저학년부터 학원을 다니거나 영재교육원 정도를 다닌 게 답니다. 준규처럼 종이 접기로 책을 낸다거나, 로봇을 실컷 만들어 보았다던가, 로봇 영재로 TV에 소개되고, 종이접기 밴드를 운영하는 리더로 활동하고, 홈스쿨링을 한 특이한 이력의 친구들은 찾아보기 힘듧니다. 내 아이를 평균적인 아이로 키우기보다는 스페셜한 아이로, 자기만의 우주를 가진 아이로 키우는 게 더 중요한 시대 아닐까요?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자립성을 갖추도록 하는 것

예전에 아이 초등 6학년 나이 때 아이를 데리고 지인 가족과 식사를 함께 한 적이 있습니다. 지인의 아이도 초등 6학년이었는데, 식당에 가서 본인이 먹고 싶은 메뉴를 아빠가 다 지정해주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기질 상 주도적이지 못할 경우 옷 입는 것, 메뉴 고르는 것, 상황에 따라 의사 결정을 해야 할 때, 무의식적으로... 부모 주도적이 되기 쉽습니다. 혹은 아이에 비해 부모가 주도적일 경우 그런 상황에 빠지기도 쉽습니다. 저희는 다행히도 아기가 너무 지나치게 주도적이었던 아이라 그런 실수를 다행히도 하지 않았지만... 요즘처럼 부모의 관심과 보호가 과한 시대에 항상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 스스로 YES 인지 NO인지 말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오은영 선생님이 하신 말씀 중에 가장 공감 가는 말, 자녀를 키운다는 것은 아이를 잘 키워서 잘~~ 독립시키는 게 최종 목표라 하시더군요. 적극 공감하는 바입니다.



공부 잘하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알려주는 것 

얼마 전 학원에 다녀온 아이가, 신난 표정으로 말합니다. 오늘 모의고사도 1등을 했고, 지난 모의고사도 2등을 했고,,, 어쩌고 저쩌고… 남편의 첫마디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역시 너네 학원 수준이 떨어지는구나”였습니다. 저는 씩 웃으며 엉덩이를 토닥이며 ‘잘했네~ ’가 다였습니다. 아빠의 반응이 농담인 걸 아는 아들 녀석은 괴성을 지르며(표정은 웃으며) 이렇게 외치더군요. “저도 성적으로 평가받는 집에서 살고 싶다고요!”라고요. ㅎㅎㅎ 우리 집도 1등 하고, 100점 맞으면 다른 집처럼 ‘뭐 사줄까, 뭐 필요하니’ 하며 자기에게 물으면 안 되냐 하더군요.


“엄마는 네가 꼴찌해도, 30점 맞아도 너의 노력을 응원해, 멋져~라고 말할 건데?”라고 말했더니 아들 왈” 문제는 제가 꼴찌를 하거나 30점 맞는 적이 없다는 게 문제죠!!!”라고 말합니다. 솔직히 초등학교 때 수학 40점 맞고, 중학교 때 50점 맞는다고 인생이 큰일 나지 않습니다. 공부 잘하는 애가 꼭 잘 사는 것도 아닙니다. 대학 때 공부 잘하던 친구들, 사회 나와보면 별 볼일 없는 경우, 너무나 흔히 봅니다. 뭐 하나라도 좋아하는 게 있는 사람, 뭐 하나라도 가슴 떨리게 하는 게 있는 사람으로 살도록 아이를 가르쳐주는 것, 그리 생각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부모로서 해야 하는 기본적인 의무이지 않나 싶습니다.



자연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한 것 

저희는 아이 5살 때 북촌 한옥으로 이사와, 4~5년 넘게 주말 나들이나 일정이 없는 주말이면 늘 집 뒤 북악산 등산을 했었습니다. 정서적으로 편안하고 안정적이지 않았던 아이, 얼핏 보면 ADHD 아닌가 싶을 정도로 부산스럽고, 흥분도가 높은 아이를 보며 몸의 긴장을 풀고, 몸을 마음껏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요즘은 아파트 생활을 하고, 심지어 코로나까지 겹치며 아이들의 야외활동이 제한을 받는 시대입니다. 저희도 아이 다섯 살 때까지 아파트 8층에 살면서, 뛰지 말아라, 살살 걸어라를 연발했었답니다. 아이가 태어나 초등학교를 다니는 10대 중반까지 아이들의 뇌는 무한한 발달을 합니다. 물론 죽을 때까지 발달한다고 하긴 하지만, 그 퍼센티지에서 유년기 때까지가 압도적이랍니다. 뇌의 신경망에서 뉴런과 뉴런들이 서로 화학물질을 주고받으며 서로 연결되기도 하고, 사용하지 않는 신경세포들은 퇴화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뇌의 신경망들을 활성화시키고 아이들을 건강하게 발달시키는 가장 좋은 것이 자연에서 느끼는 오감들입니다. 우레탄 바닥의 놀이터, 물론 안전하고 넘어지면 덜 다치겠지요. 하지만 산을 오르고, 흙을 밟으며 미세하게 덜 평평한 바닥을 밟으며 아이가 평형감각들을 익히고, 질감들을 느끼고, 숲 속 공기를 마시고, 나무를 만지고, 흙을 만지며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건강한 사람으로 성장해나갑니다. 그리고 그런 신경망들이 거대 가지치기와 재정비에 들어가는 때가 사춘기라고 도 해요.


우리 때는 자연에서의 환경이 너무나 당연했다면, 요즘 아이들은 미디어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거주 환경 자체가 고르게 균일화된 환경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의식적으로라도 주말, 방학 때라도 집 밖으로 자연으로 나가 땀 흘리며 놀아야 건강하고 똑똑해진답니다. 이것이야말로 공부 그릇 만들기의 초석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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