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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이 ‘틀림’인 이 사회는 발전이 없다

우리는 언제쯤 상대방을 ‘존중’하는가

by HenRy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주 많이 틀리는 맞춤법 중에 하나는 바로 ‘다르다’와 ‘틀리다’ 일 것이다.


‘다르다’의 사전적 의미 :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하다.

‘틀리다’의 사전적 의미 : 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나다.

(출처 : 네이버 사전)


‘다르다’의 반대말은 ‘같다’이고, ‘틀리다’의 반대말은 ‘맞다’인데, 우리가 현실 생활에서 혼동해서 쓰는 경우가 많다.

뭐 그럴 수도 있겠다. 듣고 보면 뜻은 통하는 것 같으니까.


그런데, 내가 오늘 하고자 하는 말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사고방식(생각)에 대해서는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하고 대하는 것 같다는 점이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 및 각종 기사의 댓글을 보면 딱 알 수 있다.


A라는 사람이 자기는 ‘AA 하다고 생각한다’고 남길 수 있다. 그건 생각과 표현의 자유이다. (물론 인간의 도리를 크게 벗어나는 몰상식한 게 아니라면)

그런데 B라는 사람이 그 글에 댓글을 달고, ‘어떻게 AA 하다고 생각하는 거냐? 틀렸다’고 반박한다. (매우 점잖게 썼지만, 보통 이런 댓글은 욕설과 비야냥이 많이 섞이곤 한다.)


그러고 나면, 또 한바탕 내가 맞니 네가 맞니 설전이 시작되곤 한다. 단순히 다른 것을 서로가 근거를 들어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게 아니라, 그런 생각을 하고 표현한다는 자체에 대해서 깎아내리고 못난이 취급을 하는 것. ‘다른(Different)’것인데, ‘틀리다(Incorrect)’고 힐난하는 것. 이젠 너무나 만연해 버린 한국 사회의 모습이다.


세상에 수많은 ‘답‘이 있고, 그 안에 ’ 정답‘도 있겠지만 근사치에 다다른 ’ 오답‘도 있고, 아예 주제를 벗어난 ’ 답’도 있을 것이다. 그럴 수도 있음을 우리는 서로 이해해주지 않고 있다. 바로 비난의 도구로서 활용되고, 그 속에서 다양한 의견은 갈 길을 잃는다.


사회 전체가 언젠가부터 당연히 편을 가르고, 상대방을 짓이겨야만 하는 것처럼 흘러가는 것 같아 슬프다. 양극단의 사회는 ‘너 죽고 나 살자’의 모습만 있을 뿐, 함께 가자는 메시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무턱대고 상대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건 아니다. 도덕적으로나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은 그대로 비판을 해야 옳다. 다만, 상대를 제대로 ‘비판’하고자 하면 그만큼 나도 공부를 해야 하고 소양을 갖춰야만 한다. 그리고 상대방에게도 그러기를 권유할 수 있어야 한다. 어찌 보면 그 자체로 ‘군자의 길’이다.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점차 멀어져 가는 것 같다. ‘피아’ 식별이 중요해지고, 우리 편이면 감싸고, 남의 편이면 죽자고 달려드는 이 사회의 모습에서 희망을 발견하기란 어렵다.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마음의 여유를 우리가 가지 못하는 이유는 무얼까. 우리는 어떻게 조금은 더 나아질 수 있을까. 혼자 고민만 하기에는 그 무게가 너무 무거운 고민이다.

적어도 나만큼은 그러지는 말아야지 하고 노력해 보겠다.


‘다름’은 ‘다름’이고, ‘틀림’은 ‘틀림’이다. 이것만 명확히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우리 사회가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는지.


(물론 이 글에 공감이 안 가시거나, 쓸데없는 생각이라고 보신다면 그것 역시 독자의 생각이 맞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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