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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유하는 중년 남자 Aug 15. 2024

내 인생의 영화 39

<키즈 리턴>

인생을 종종 계절에 빗댄다

그렇다면 여름은 누가 뭐래도 청춘의 계절이다.

그래서 청춘은 곧잘 여름에 비유되곤 한다.

강렬함, 뜨거움, 꼭 한차례 겪어야 하는 열병 등등

청춘과 여름은 여러모로 닮았다. 


청춘을 다룬 영화들은 언제 어디서나 있어왔고

종종 강한 울림으로 관객들을 매혹시킨다.

90년대 후반,

일본 대중문화가 개봉되면서

여러 일본영화들이 한국 관객들을 찾아오던 시절,

그 중 한 축으로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들이 있었다.

배우로, 또 감독으로.

그중 인상깊게 본 영화중 하나가 그가 감독한 <키즈 리턴>이었다.  

호, 그 터프하고 건조한 기타노가 이런 영화를 연출하다니... 

우리 영화로 치자면

<말죽거리 잔혹사>나 <태양은 없다>가 생각나기도 하는 영화다. 


무료하고 답답한 십대 시절,

특별한 꿈도, 하고싶은 것도 없이,

남아도는 시간을 건들대며 보내던 그 시절,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두 소년,

하지만

오래지 않아 현실의 쓴맛을 톡톡히 맛보게 되고, 

세상은 내 맘같지 않다는 걸 

몸으로 체득하게 된다. 

세상을 향해 높이 비상하고픈 두 청춘은

날개가 꺾여 헐떡거린다.


우리는 이제 끝난걸까?

바보야, 우린 아직 시작도 안했어!


마지막의 이 대사는

그래도 조그만 위로가 되어 반짝인다. 

문득 궁금해진다. 

그들은 지금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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