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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잡지

엠알케이(Mr.k) 또는 미스터케이 아는 옛날사람 손!

by 윤지아

과거를 추억하길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서재만 들어와도 옛 물건들에 마음이 편안 해 지는 것 같다.

아마 낡은 책과 잡지에서 나는 특유의 그 쾌쾌한 향 때문일 것이다.

학창 시절 사 모으던 잡지를 보고 엄마는

“너 시집갈 때 다 가져가라”

라며 진심으로 잘 보관해 주셨고, 나 또한 진심으로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는 신혼집 책장에 꽂아 넣었다.


그 진지함의 결과물

내가 가져온 건 단순히 낡은 잡지가 아닌 꿈 많던 학창 시절의 내 손때가 묻은 20세기 흔적일 것이다.


중고등학교 6년이나 도서부원이었던 나는

나중에 어른이 되면 엠알케이에 취직하고 싶다고까지 생각했더랬다.

물론 내가 클 때까지 이 잡지가 기다려주지 못했지만 말이다.

아직도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나의 첫 엠알케이 잡지는 2000년 2월호다.

매번 출간일에 금방 소진되는 바람에 사지 못하다가 우연히 하굣길 들른 문구점에 딱 한 권남은 이 녀석을 발견했더랬다.

천오백 원이라니

그때 이 가격의 가치는 중학생 었던 나에겐 아마 만 오천원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20년 뒤 지금 느끼는 가치는 감히 돈으로 환산이 되지 않는다.


차르르 펼쳐보니, 1세대 아이돌들이 세상 촌스러운 스타일로 인터뷰 한 기사들이 눈에 띈다.

그 당시 제품들을 패러디한 편선지들도 참 인기 있었다.

친구들끼리 주고받은 편지들 또한 모두 모아서 침대밑에 넣어두었는데. 어느 순간 꺼내 보지 않게 되었다.

추억이란 그런 것이다.

애써 꺼내 보지 않더라도 늘 한편에 간직하고 있는 것.


오늘은 왠지 저 편지지를 잘라서 옛 친구에게 몇 마디 적어보아야겠다.

이 추억의 여운을 현재에도 나눌 옛 친구가 있다니 그것도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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