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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애 Jul 28. 2021

K-문화상품, 전통힙에 빠져들다!

고려청자 케이스&조선왕실등 만들기 키트

문화유산 활용 방면에 대한 다양한 논의 중 최근 가장 많이 언급이 되었던 것은 문화상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고리타분하고 지루한 옛것에 대한 이미지를 현대의 감성으로 재해석하여 탄생한 전통문화상품에 긍정적인 반응이 일었습니다. 문화유산에 대한 시선 또한 변화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실제로 궁중문화축전에서 이벤트성으로 만들어진 조선왕실등 만들기 키트가 대중들에 의해 상품화되고, 국립중앙박물관 뮤지엄샵에서 판매되었던 고려청자 케이스가 SNS를 통해 인기를 끌어 한동안 사이트가 마비되는 등의 일들을 살펴보았을 때 전통문화상품의 ‘힙’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어떠한 이유로 K-문화상품,
문화유산을 활용한 전통 문화상품에 빠져든 것일까요?
여기에서 문화상품은 어떤 이미지로 대중에게 접근한 것이며,
앞으로 문화상품이 어떻게 기능할 수 있을까요? 


이를 앞서 언급했던 두 가지 예시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전통에 덧입혀진 현대적 감성, MZ세대의 취향 저격 – 고려청자 케이스 


국립중앙박물관 뮤지엄샵 화면 캡처 ⓒ미미달

<청자상감운학문매병> <청자상감국화문잔탁>의 푸른 비색, 장수와 길조를 상징하는 ‘학’과 ‘구름’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고려청자 케이스]는 전통을 기반으로 현대의 쓰임이 더해진 문화상품입니다. 특히 MZ세대들이 열광하며 SNS에서 굉장한 파급력을 보였는데, 전통의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려는 집착의 작위적인 형태가 아닌 현대의 세련되면서도 기능적인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입니다. 


또한, 고객들이 일상생활에서 소비하는 만큼 가벼운 의미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합니다. 문화상품으로의 변용은 고리타분하고 딱딱하다고 느낄 수 있는 전통을 어렵지 않게 풀어내어, 쉽게 이용할 수 있고 보다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는 콘텐츠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만 깊이 몰입하지 않는 MZ세대들의 소비 경향과도 관련되어있습니다. 



문화에 대한 이해, 전통의 재해석 – 조선왕실등 만들기 키트


전통문화테마숍 KHmall 화면 캡처 ⓒKHmall

국립고궁박물관이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만들어낸 [조선왕실등 만들기 키트]는 과거 왕실에서 밤잔치를 밝혔던 <사각 유리등>이 가진 기능적·형태적 특성을 반영하여 제작한 문화상품입니다. 키트 구성으로 소비자가 직접 조립하며 완성해나간다는 점에서 전통의 의미를 살리되 현대적인감성으로 재창조되었다는 평을 받습니다. 


문화산업진흥 기본법(2020) 제2조 2항에 따르면 문화상품은 ‘문화적 요소가 체화되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유형·무형의 재화와 그 서비스 및 이들의 복합체’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문화상품은 문화적 자산에 기초하여 만든 상품으로, 소비자에게 문화에 대한 이해와 새로운 해석을 경험하게 하는 매개물’로 인식됩니다. 문화상품은 상품 사용 과정에 개입하여 문화에 대한 이해를 촉진하고, 사용자로 하여금 새로운 문화를 창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하는 복합적 가치를 확산시키는 매개체인 것입니다. 


현재 문화의 상품화 전략은 유형화에서 서비스 중심의 무형화로 전개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특히 관람자인 소비자가 어떤 식으로든 상품의 개발 과정에 개입하여 결과물을 생산하는 ‘개인 맞춤형 상품’ 또는 ‘사용자 참여형 상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니즈가 다양화된 오늘날 상품은 보다 다채로운 문화적 요소를 내포함으로써 문화상품으로 진화하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조선 왕실의 밤잔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교육적 가치와 제작 과정에 소비자가 참여함으로써 문화적 경험을 형성하는 [조선왕실등 만들기 키트]는 문화유산과 소비자 간의 특별한 관계를 맺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소비자이면서 문화향유자인 대상이 문화상품의 주체로서 문화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적·정서적 욕구를 충족하였습니다. 따라서 문화 확산의 목적성과 소비자의 니즈를 적절히 반영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문화상품 역시 문화향유자인 소비자 지향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 예상됩니다. 상품화 과정에서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상품이되 고유한 문화적·역사적 가치를 지닌 문화상품으로 말이죠.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 니즈 파악을 위한 조사와 분석이 강화되어야 하며, 문화상품 개발에서 공공 영역과 민간 영역의 시장 규모의 확대가 필요합니다. 


전통에 덧입혀진 현대적 감성은 MZ세대들의 소비를 자극하였으며, 전통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재해석된 문화상품은 그 가치를 확장하여 “문화 사용 설명서”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소장품이나 기획 전시품을 주로 상품화하는 프로모션 단계에서 독자 상품의 브랜드화 단계로, 더 나아가 참여형 상품으로의 확대를 살펴보았을 때 K-문화상품은 상품과 고객, 고객과 문화를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매체로서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과연 K-문화상품의 전통힙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참고자료]
김지원, 「박물관 문화상품 개발 및 유통 플랫폼 개선 방안 연구」, 『문화정책논총』32(1), 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18.1, pp.55~82.
최영신, 고정민, 「융·복합 시대에 부응하는 뮤지엄 문화상품의 효과적인 상품화 개선방안 연구」, 『한국과학예술융합학회』37(2), 한국전시산업융합연구원, 2019.03, pp.309~320.

국립중앙박물관 뮤지엄샵 홈페이지 (https://www.museumshop.or.kr/kor/main.do)
전통문화테마숍 KHmall 홈페이지 (https://www.khmall.or.kr/)

김건희, “[사바나] MZ세대가 고려청자 액세서리에 푹 빠진 이유” (https://shindonga.donga.com/3/all/13/2502193/1), 2021.04.12.
핸드메이커, “‘조선 왕실의 사각유리등, MZ세대 공간을 장식하다’ 국립고궁박물관 이지혜 주무관”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1138085&memberNo=40944173&vType=VERTICAL), 2021.04.12.


한국문화재재단 청년기자단 제10기 문지애

https://blog.naver.com/chf_news/222349338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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