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 14:46
2월이라고 썼다. 아직 2월을 살고 계신지?
정말 오랜만에 낮에 카페에 와서 혼자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책을 읽으니 앞으로도 종종 이런 시간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생처럼 보이는(당연하겠지. 서강대 바로 앞이니까) 여자 둘이 자신이 아는 거의 모든 사람의 험담을 하다가 이제 간다. 테이블에 부닥치면서도 욕을 멈추지 않는다. 그러고는 신나게 웃으면서 "너무 욕을 했나"라고 말하며 나갔다.
+ 집에 와서 이어서 쓰는 일기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사람을 욕하는 사람이 신기했다. 내가 처음 카페에 들어갔을 때 그 사람은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자신의 친구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동안 친구가 자신에게 남자친구 문제로 열등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러고는 이번에 사귄 남자친구를 소개시켜 주었더니 "그래도 키는 크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때는 그냥 넘어갔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열등감의 표출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오랜만에 문보영 작가의 <일기시대>를 읽느라 다음 대화를 못 들었다.
그러고 나서 이어진 대화는 "나는 그런 애가 어떻게 홍대 건축학과를 갔는지 모르겠어"였다.
이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은 들지 않고, 다만 신기할 뿐이다. 어떻게 계속해서 쉬지 않고 누군가의 험담을 할 수 있는 거지? 신기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주변에는 이제 누군가의 험담을 하는 사람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있다고 해도 멀어지면 그만. 멀어져도 그만인 사람이기도 하고. 누군가의 험담을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나의 험담을 하리라고 확신하게 된다. 그러면 인간을 더 싫어하게 되고.. 그런 악순환의 반복.
누군가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해 곤란했던 적이 많다.
예전에 회식에서 옆자리에 앉았던 사람을 기억하지 못해 또 다른 사람이 알려주었다던지, 다이어트를 하고 온 사람을 알아보지 못했던 일.. 아무튼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는 일은 내게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고양이의 얼굴은 잘 기억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냥 사람을 주의깊게 보지 않는 사람이구나를 꺠달았다.
글을 쓰는 일은 어렵다. 이런 말도 써도 되나 싶어서. 하지만 그런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생각은 버리려고 한다. 그냥 쓰는 거다. 그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