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글을 BBC 기사를 바탕으로 기사 내용과 함께 개인적인 생각이 함께 들어있습니다. 문제가 될 시, 바로 수정 및 삭제하겠습니다.
올해 초 예술계를 흔든 뜨거운 이슈가 있었다.
바로 AI가 그린 그림이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 것. 처음 크리스티 측은 이 그림의 가격이 10,000달러 미만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제 경매가 확정된 금액을 430,000달러였다.
저 초상화를 보면, 미완성의 그림인 것처럼 보인다. 형체도 뚜렷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눈을 가늘게 뜨게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그림의 밑부분엔 AI가 제작한 signature를 볼 수 있다. 이 그림을 만드는 데 사용된 알고리즘을 서명으로 만든 것이다.
AI는 여태까지 과학, 사회 등 많은 분야에서 다양한 성취를 이루었지만 특히나 올해 이 경매에서 더욱 큰 이슈를 불러온 것은 예술분야라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AI가 이제 스스로 창작품을 만드는 건지, 우리가 그 가치를 어떻게 인정해줘야 할지,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창조성과 그의 가치와 대비했을 때 기존에 가지고 있는 생각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새로운 양상이 탄생했지 때문이다.
하지만 AI의 알고리즘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혹시나 AI가 인간의 창조적 능력까지 빼앗아 버릴까 봐 두려운 이들에게 걱정하지 말라 이야기하고 있다. 일단 AI가 하나의 새로운 그림을 그리려면, 사람이 그 AI에게 약 10,000장이 넘는 인물 사진을 입력해야 한다. 그렇게 사람의 얼굴이라는 형태를 AI에게 인지를 시켜 특징을 우선적으로 파악해야 그 '형태'와 비슷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결국은 AI가 그린 그림이 순수 창작이 아니라는 것이다. 수많은 비슷한 형태의 그림을 인식해야 하고 그것을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 마저도 사람이 보여주는 형태를 기계적으로 받아 처리하게 된다. 물론 이러한 과정이 쌓이고 쌓여 다른 준비 없이 단 한 가지의 결과물을 요구하는 인풋을 넣었을 때 AI가 알아서 슥슥 아웃풋을 낼 수도 있겠지만 결국 그것도 애초에 인간이 수동적으로 보여준 과정들이 없으면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직 AI가 인간을 뛰어넘기엔 터무니없을 정도로 역부족이다. 반대로 AI의 이런 특성을 살려 예술품을 만드는 사람 아티스트들이 늘고 있다.
안나 리들러(Anna Ridler)는 직접 튤립사진을 수천 장 찍고, AI에게 인식시켜 튤립이 개화하는 과정을 비디오로 만들어낸다. 더 나아가 그냥 단순 개화가 아니고 비트코인 가격 변동에 의한 개화이다.
참으로 기술과 깊게 연결된 예술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로스 구드윈(Ross Goodwin)은 차를 이용해 소설을 쓴다. 차 안에 AI를 설치해, 차가 도로를 달리며 듣는 소리와 이미지들을 텍스트로 변환하게 하는 것이다.
'차를 연필로 이용해 소설을 쓰는 것이 그 의도입니다'라고 말한 그는 또한 '그 글 뒤에는 인간의 의도가 없기 때문에 당신은 그걸 읽을 때 독자와 동시에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결국 작업을 하는 것은 기계이지만, 그것을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일은 사람의 일. 즉 예술품이 완성되는 것은 사람에 의해서라는 이야기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또한 AI를 댄스에 사용하고 있는 카일 맥도널드(Kyle Mcdonald)는 좀 더 직접적이고 깊은 질문을 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우리의 지능을 따라 하는 AI를 만들고 있다면,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왜 작품이 좋고 나쁘며, 왜 우리는 그것에 의존하며, 저자가 얼마나 중요하며 - 만약 정말 좋은 노래를 듣게 됐을 때 그것이 AI에 만들어졌는지 사람에 의해 만들어졌는지가 정말 중요할까요?'
많은 아티스트들은 아직 AI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지만, 기술 전문가들은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말한다. 여태까지 음악을 작곡하고, 그림을 그리며 몸을 움직여 새로운 행위를 만들어내는 것은 오로지 인간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창조적 활동이라고 우리가 그동안 규정해왔다면 이제는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한 것이기 때문이다.
AI와 ART의 결합에 개척자로 알려져 있는 Mario Klingemann은 '결국 경쟁은 우리를 더 나아가게 합니다. 인간이 가진 특별함을 보기 위해서 말이죠.'라며 이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나는 AI가 만드는 창작품에 대해 커다란 반감은 없다. 결국 AI도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창작품이라는 생각이 강해서이다. 사람의 창작품이 만들어낸 창작품이, 사람들 위협할 수 있을까?라는 복잡한 질문이 생기기도 하지만 결국 AI가 만들어낸 아트는, 그를 기획한 인간이 얼마나 대단한 지능을 가지고 있는 건지에 대한 확실한 증명이라고 밖에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AI in ART = Proof of human's intelligence라고 보는 것이다.
AI가 인간을 공격하는 영화가 너무 많이 나오긴 했다. 우리는 똑똑한 로봇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으며 점점 실제로도 우리의 영역을 침범해가는 것 같은 그들에게 무의식적인 반감을 갖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문제는 과학적인 접근보다는 인문학적인 접근이 더 절실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결국, AI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예술작품의 가치는 무엇이며, 그것은 어떻게 산정되고 평가되는지,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등 우리를 더 똑똑하게 할 수많은 질문을 낳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