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의 나는 실내디자인 관련 학과에 입학했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좋은 공간에서 살면 좋겠어!”라는 다짐과 함께.
사실 대학에 들어갈 때 과를 정하기가 쉽지 않다.
시키는 공부만 열심히 하다가 갑자기 진로를 정해야 한다니.
그래도 피할 수는 없기에 고민에 빠졌다.
문득 고등학생 때 교회에서 봉사를 갔는데, 다녀오는 길에 생각이 들었다.
집이 없는 노숙자들을 위한 공간은 없을까?
정말 단순한 생각이었다. 갈 곳이 없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그렇게 나는 대학 전공을 정하게 되었다.
그런데 역시 순탄치만은 않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어려웠다.
아이디어를 컨셉화시켜 잘 구현시키는 것. 사람들이 공간을 보고 공감해야 하는 것.
감정이 살아있는 디자인을 해야 했다.
다른 동기들은 나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자신감이 점점 떨어졌고, 대학에서 할 수 있는 다른 것들을 다양하게 해 보자는 다짐을 했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고작 대학교 1학년 스무 살이었다.
1년 전까지 교실에서 책만 보다가 갑자기 많은 것들을 다 배워야 했으니, 당연히 어려운 것이었다.
불안해하고 주눅 들 필요가 없었다. 모든 게 배우는 과정이었다.
배움을 최대한 즐기자는 것. 그리고 다양한 것을 도전해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