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의 추억: 공용주차장에서의 밤
노숙하던 시절, 공용주차장에서 차박을 하곤 했다. 요즘은 주차장법이 생기고 규제가 강화되면서 예전처럼 공용주차장에서 차박하는 게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격세지감을 느끼곤 한다. 문득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몇 줄 적어본다.
한밤중이 되면 주차장은 차들이 거의 빠지고 적막감이 감돌았다. 그곳에서 혼자 차 안에 누워 있으면 고요한 어둠이 마치 나를 감싸는 듯했다. 그리고 아침이 되면 하나둘씩 출근하는 차량들이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사람들은 내 차도 그저 주차된 차량 중 하나라고 생각했겠지만, 사실 그날 나에겐 그 차가 집이었다. 차 안에서 따뜻한 모닝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던 그 순간들이 아직도 선명하다.
내가 지켜본 바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차를 마친 후 차 주위를 한 번 살펴보며 주차선을 제대로 지켰는지 확인하곤 했다. 하지만 가끔 단번에 주차를 마치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나는 사람들이 있었다. 신기하게도, 그런 사람들의 주차는 대개 엉망이었다.
주차장 풍경은 차를 가지고 나갈 때도 흥미로웠다. 제대로 주차한 사람들은 삐딱하게 주차된 차량을 보며 속상한 표정을 짓곤 했다. 반면, 엉터리로 주차한 사람들은 자신이 남긴 흔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태연히 떠나곤 했다.
(사진은 어느 대도시의 무료 공용주차장에서 찍은 것이다. 장기 주차와 캠핑카 알박기가 많아지면서, 최근에는 차단봉이 설치돼 키 큰 차량은 들어갈 수 없게 됐다고 한다. #집이라니카 같은 차량은 이제 이곳에 발을 들일 수 없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