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채팅탭 신설을 통해 가져갈 수 있는 다양한 변화
지난 주 카카오톡이 3탭에 오픈채팅탭으로 새단장한다고 발표했다.
내 카카오 2탭은 평소 온갖 주제의 오픈채팅방들의 읽지 않은 메시지로 가득차있었는데 어느샌가 깨끗해져있어서 엇! 하면서 변경된 것을 눈치챘다. 그럼 카카오는 왜 오픈채팅탭을 따로 떼어냈을까?
오픈채팅은 MAU가 900만에서 1000만을 유지하는 카카오의 중요한 서비스 중 하나이다. 특히 팬데믹을 거치면서 트래픽이 크게 상승했고 다양한 주제의 오픈채팅방 등이 생겨났다.
이런 트래픽 성장은 카카오 내부적으로도 큰 관심을 끈 것 같고, 이전 대표이신 남궁훈 대표는 작년에 카카오 유니버스라는 개념과 오픈채팅을 별도 앱으로 떼어내 오픈링크라는 앱으로 출시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런 방향성을 가지던 카카오가 이번에 오픈채팅을 별도앱으로 분리하지 않고 3탭으로 분리하는 형태로 전략을 변경한 것이다.
여기서부터는 전적으로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일단 이 변화를 보고 근래들어서는 몇몇 스타트업 서비스들을 보면서만 내뱉었던 말이 바로 나왔다. "와 잘했다.."
맞다. 별도앱으로 떼어내지 않은 건 정말 신의 한수라고 생각한다. 물론 별도앱이 가지는 장점도 많겠지만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는 생각이다. 거기다 더해 이번 변화는 카카오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도할 수 있는 장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먼저, 2탭에 있던 프리미엄 광고 구좌가 무려 2개가 되었다! 3탭에도 같은 위치에 프리미엄 광고구좌를 넣으면서 광고비x2!! 이를 차치하더라도 유저가 인식하는 오픈채팅방을 생각해보았을 때, 새로운 광고모델을 넣을 수 있는 가능성도 생겼다.
카카오의 생각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광고모델의 추가보다 훨씬 더 기대되는 점은 바로 오픈채팅이 새로운 비즈니스의 유저 엔드포인트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활짝 열렸다는 점이다. (확장성이 무궁무진..)
최근 Open AI의 케이스를 보자. 물론 ChatGPT라는 엄청난 바이럴을 가져오는, 그리고 높은 기술력을 가진 프로덕트를 내놓았지만 나는 이보다 더 잘한 선택은 바로 Plugin 생태계 구성이라고 생각한다. ChatGPT를 플랫폼으로 깔아버리고 수많은 개발자와 비즈니스들이 Plugin을 개발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었기 때문이다. 이는 Open AI의 위치를 더욱더 공고히 해줄 뿐만 아니라 본인들의 핵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아주 좋은 선택이다.
이런 관점으로 바라봤을 때, 만약 내가 카카오의 의사결정자라면 무조건 오픈채팅방에 붙일 수 있는 플러그인 생태계를 구성하자고 주장할 것이다. 슬랙의 간단한 플러그인 수준부터 Shopify의 플러그인 수준까지 엄청난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면 수많은 새로운 스타트업들과 비즈니스가 탄생할 수 있을 것 같다. 굳이 다른 노코드 툴을 쓸 필요가 있을까? QR을 통해 곧바로 접근할 수 있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왠만해서는 사용하는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이라는 메리트를 등에 업고, 오픈채팅방에 검증해야하는 비즈니스모델을 간단히 녹일 수 있게 될 것이다. 심지어 커뮤니티 서비스들의 경우에는 채팅을 직접 구현할 필요도 없다.
그럼 카카오는 오픈채팅방에서 수익화할 수 있는 결제모듈로 화답하면 된다. 결제수수료/플랫폼 이용료를 통해 카카오는 추가적인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을 것이고, 시작은 오픈채팅의 트래픽, 접근성 때문에 만들어지기 시작했던 플러그인들이 오픈채팅방의 트래픽을 증가시켜줄 새로운 유인으로 동작하게 될 것이다.
거기다 더 좋은 건 카카오는 이미 챗봇이라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홍보가 되지 않아 유저는 많이 모이지 않았지만 ChatGPT를 카카오톡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연동하고 출시하며 느꼈던 점은 시스템은 있지만 개선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는 점이다. 물론 카카오 정도의 인력베이스라면 목표만 설정하면 이정도 개선은 일도 아닐 것이다.
이 변화 외에도 카카오의 전체적인 서비스 디자인은 최근 많이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이번 오픈채팅탭 신설 페이지를 보면 기존 카카오의 톤앤매너에서 다소 변화된 모습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이번 변화가 긍정적인 쪽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변화가 재밌으면서도 반갑기에 최근 일련의 사건사고도 있었지만 앞으로의 카카오가 나아갈 모습이 기대가 된다.
P.S. 쓰다보니 너무 카카오 찬양처럼 쓰여진 것 같은데 전 카카오 직원으로써 약간의 사심은 아니고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