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담Tea Jul 02. 2022

아드님

열여덟, 코로나 시국에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홀로 유학을 떠난 아들이 지난 주,  이년만에 귀국을 했다.


이제 막 성인이 된 아들은, 나한테 첫잔을 받아야 한다는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려고 직접, 신분증을 보여주고 소주 한 병을 사와 내 앞에 앉았다.


두어 잔의 소주를 정중하게 마시면서 아들은 폰 화면을 보여줬다.

삼십여년전 열반 하신 성철 스님의 모습위에 쓰여진 그 유명한 말씀이 도드라지게 보였다.


"아버지, 저는 작년, 올해 스트레스가 생길 때는 운동을 했어요. 그래서 체육 시간에 가장 공을 들여 공부를 했어요. 그리고 나선 성철 스님의 말씀을 저에게 물었어요. 그게 큰 힘이 되었어요"


자기말에 확신을 가진 아들의 눈빛이 자정이 넘어서도, 평생 처음 마신 두 잔의 소주에도 생기 넘치게 반짝거렸다.

그러면서 어린 나이에 홀로 떠났던 고딩 아들은 그렇게 어른스러운 '아드님'이 되어 잠깐 돌아와 주었다.


요즘은 우리 '아드님'에게 인생을, 다시 배운다.








작가의 이전글 인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