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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 Sep 10. 2017

마켓컬리로 이직했습니다

조금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왔네요-

2015년 상반기쯤 저와 친한 대학교 동기가 한번 보자며 연락을 했습니다. 

대학교에서 저와 같은 전공이었고 컨설팅까지 심지어 같이 준비를 했었던 저와는 항상 말이 잘 통했던 이 친구는 평소에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기는 했었지만, 이번에는 조금 진지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렇게 약속한 날 어느 평일 저녁, 약속 장소에는 제 친구와 함께 한 분이 더 나와 계셨고 자리에 앉아 서로의 자기소개가 끝나기 무섭게 자기들과 함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가 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 서비스가 바로 마켓컬리였고, 그때 만난 두 분이 김슬아 대표님과 박길남 이사입니다.



지금까지의 대화들 


처음에는 오랜 고민 후에 거절을 했었습니다. 마켓컬리는 처음부터 제가 고민하거나 상상하던 규모와는 스케일이 다른 비지니스였거든요. 그리고 깊이 있는 UX를 하고 싶었던 저에게 사실 마켓컬리는 기대보다는 부담이 컸었습니다. UX라고 하는 분야에서도 내가 얼마나 모르고 못하는 것이 많은지 조금씩 인지를 하기 시작하던 타이밍에 이런 규모의 스타트업에 도전해보기에는 한마디로 제 그릇이 너무 작은 것 같아 보여 두려웠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저도 첫 이직을 했습니다. 말로만 UX를 말하는 게 아니라, 하나라도 직접 해보고 그만큼 성장하고 싶은 마음에 대기업의 시스템을 벗어나 조그마한 회사로 이직을 했습니다. 새로운 회사는 저에게 정말 소중한 경험들을 줬습니다. 제가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를 알게 해 주었고, 제가 얼마나 말만 번지르르한지도 알게 해 주었고, 사람들과 협업을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지만 중요한지도 알게 해 주었고, 그리고 제가 Product Manager가 될 수 있는 수많은 기회들을 제공해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Product Manager가 될 때 즈음, 정말 의미 있는 수준의 UX를 하려면 회사(대표를 포함한 조직의 리더들)의 신뢰가 없이는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신뢰를 얻기 위해서 디자인 작업들의 성과를 데이터로 검증을 하면서 어필을 했었고, 업무의 영역을 가리지 않고 필요한 일이라면 기꺼이 담당했지만 마지막에 돌아온 것은 UX에 대한 신뢰보다는 더 관리해야 하는 지표들과 책임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즈음, 의미 있는 UX 작업을 해보고 싶어 하던 저에게 컬리에서는 UX Research를 같이 해봤으면 좋겠다고 요청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꼭 도전해보고 싶었던 Data driven UX Research(이거 그냥 제가 지어낸 말입니다. 굳이 검색해서 뭔지 알아보려 하지 마셔요ㅋ)를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긍정적으로 고려를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렇게 리서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컬리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주고받다가 저도 지금이 아니면 앞으로는 용기를 내도 컬리와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자연스럽게 이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마켓컬리에 오게 된 이유


제가 마켓컬리에 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컬리의 '비전'자체보다는 그 '비전'을 바라보고 열심히 달려가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위에 제가 해보고 싶다던 'Data Driven UX Research'라는 건 생각보다 그렇게 간단한 개념은 아닙니다. 기존에 업계에서 UX Research를 접근하는 일반적인 방법도 아닐뿐더러, 그렇기 때문에 쉬운 프로젝트가 아님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프로젝트를 제안했을 때 컬리는 저의 능력을 의심하거나 걱정을 하기는 커녕 오히려 언제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을지,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위해 어떤 인력이 언제부터 필요한지에 대해서 저와 조율하기 시작했습니다. 진심으로 이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았고, 이 프로젝트를 통해 진심으로 하나라도 더 컬리의 사용자에 대해 이해를 하고 싶어 하는 진심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여기서라면 정말 컬리 고객에게서 시작하는 의미 있는 UX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컬리가 정말 내가 필요한 회사가 맞는 것일까, 내가 컬리에 오게 된다면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길남님과 나누고 있던 중 소피(김슬아 대표)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보다는 서로가 훨씬 할 이야기가 많아진 상태로 만나서인지 시간이 가는지 모르고 소피, 길남님, 저 이렇게 셋이서 3시간이 훌쩍 지나가도록 이야기들을 나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건... 컬리의 비전, 인재상, 목표들을 이야기하는 동안 저는 거의 한마디도 못했단 사실이었습니다 ㅋ 저도 정말 말이 많은 편인데도 말이죠. 그런데 저는 거의 말 한마디 못한 그 미팅이 너무 좋았습니다. 소피와 길남님이 하는 말들이 그냥 다 제가 하고 싶은 말들이었으니까요. 특히 사용자에 대해서 저보다 더 많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소피가 처음이었습니다. 이건 사실 개인적으로 충격이었습니다. 물론 좋은 의미에서요 ㅋ 이 정도로 고객들에 대해서 고민을 벌써 하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한다면 정말 멋진 UX를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컬리로 오게 된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켓컬리로 오게 되면 제가 직접 Product Team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게 좋았습니다. 사용자의 경험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만들어나가는 팀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고, 그 가운데서 UX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었거든요. '사용자 경험'은 한때 유행처럼 지나가는 관점이 아니라는 사실을 저는 컬리에서 Product Team의 성과로 증명하고 싶습니다. 마켓컬리에서 제공하고 있는 고객 접점 채널은 총 네 개입니다(PC Website, Mobile Website, iOS App, Android App). 절대 적지 않은 수의 채널들에서도 사용자들이 일관성 있는 컬리의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컬리의 비전과 가치제안을 시각적으로, 심리적으로, 시스템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Product Team의 역할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일해보려 합니다. 



함께하실 동료를 찾고 있습니다(Updated: 2019. 02. 06) 


조금 구구절절 설명드리기는 했지만, 이렇게 제가 컬리에 온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Product Team을 꾸려나가려 하는 지금 저의 의지와 바람과 기대를 가장 솔직하게 느끼는 방법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느낀 것처럼 컬리의 가능성이 기대가 되고 함께 수많은 사용자 경험들을 만들어가고 싶은 분들을 만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Product Team이 일하는 방식에 대한 소개는 여기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컬리의 Product Team에서 UX기획자와 Product Designer를 찾고 있습니다. 컬리라는 서비스의 가치제안을 시각적이고 시스템적인 관점으로 해석하고 풀어내실 수 있는, 그렇게 도전하시고 싶은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단순히 기획을 바탕으로 인터페이스만 꾸며주는 역할이 아닌, 우리가 하려는 디자인이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이 있을지, 그리고 그 경험이 비지니스에 어떤 임팩트가 있을지부터 함께 고민하시고 싶은 분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포지션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이고 상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원티드 채용공고)를 통해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관련해서 이해가 안 가시거나 궁금하신 부분이 있으신 분들은 댓글 혹은 이메일(브런치 프로필에 있습니다)로 개인적으로 연락 주셔도 최대한 빨리 회신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많이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소문 내주시고, 지원해주세요-!!  




채용공고


마켓컬리 UX 기획자 

마켓컬리 Product Designer



Updated 2019. 05. 07


많이 관심가져주시고 지원도 많이해주신 덕분에 현재 운영중인 UX팀의 채용은 1차 마감되었습니다 :) 

조만간 또 더 큰 도전거리를 가지고 새로운 동료분들을 모실 수 있는 준비를 해서 새로운 업데이트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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