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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 의 Nov 18. 2024

나는 매 순간 새롭고 그 모든 모습엔 좋고 나쁨이 없다

삶은 그보다 훨씬 흥미롭고,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01.

며칠 전 생각이 복잡했던 날... 발견한 게 있었지.

네 머릿속에 들리는 말들이.. 너를 응원하는 말들이 아니었어. 



왜 난 이럴까
왜 난 이것밖에 안될까
나에 대해 이렇게, 저렇게.. 생각할 거야..



끊임없이 너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그 무수한 메아리들 속에서 정신 못 차리다..

그러다 알아차렸지. 그 목소리를 또렷이 들어버렸어. 


그러자 넌 그때.. 탓을 하더라.

어렸을 적.. 프로그래밍이 잘못된 탓이라고..

이런 말들을 너무 많이 듣고 자라서라고.. 




02.

그렇게 속상해하다.. 틸다 스윈튼의 인터뷰를 보게 됐어.

엄청난 인사이트더라. 


"저는 정체성을 크게 신경 쓰려하지 않는 편이에요. 왜 우리가 꼭 스스로를 하나의 존재로 규정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달까요. 정체성을 고정된 하나의 무언가로 여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삶은 그보다 훨씬 흥미롭고,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그 변화를 즐김으로써, 계속 새로운 풍경들을 거쳐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훨씬 즐거운 삶이 될 거예요. 스스로를 규정하려 하는 순간, 삶에는 너무 큰 무게가 주어진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지면 어떨까 싶어요."


"삶은 그보다 훨씬 흥미롭고,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녀가 맞았어. 


매일 밤 모양이 다른 달처럼,

매 순간 다른 파도처럼,

단 한순간도 같은 날이 없는 하루처럼,

끊임없이 팽창하고 변화하는 우주처럼, 


그리고 그 모든 것에 좋고 나쁨이 없는 것처럼.



나는 매 순간 새롭고

나의 모든 모습은 좋고 나쁨이 없다...



나는 그저.. 나인데.


나의 생각이, 나의 성향이, 나의 행동과 방식이..

왜 고정된 값이라고 난 생각했을까?


우주는 매 순간 새롭기 때문에...

그 속의 나도 매 순간 새로울 수밖에 없지.

그런데 미련하게도 나는

내가 평생 같은 나라고 생각했다.

어린 시절의 나도 지금의 나도.. 같다고. 





04.

나는 말로는 성장을 외치고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나아지겠다 했지만,

그건 진정한 내가 아닌 나의 '능력치'였고.

'나는 이래야 해, 저래야 해'하며..

나라는 존재가 자꾸 어떠한 고정값으로 귀결되기를 바랐어.


과거의 좌표에 머무르며..

다른 이들의 좌표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면서 말이야. 



스승님이 말씀하셨던.. 

신우일신(日新又日新) '하루하루 새로워지고 또 날로 새로워진다',

그리고 '나의 좌표를 찍어간다'는 것.

끊임없이 변화하는 나라는 존재를 말씀하신 건가 봐. 

새로워지는 순간, 내 새로운 좌표를 찍는 것이고

매 순간 나는 그저 '나'로서 존재하는 것이 되잖아. 


고로 나는, 나다...



그러니 매일 새로워지려 애쓰지 않아도 될지 몰라. 

알아차리는 순간 이미 나는 새롭기 때문에.. 

새로워지려 노력할 필요도 없이, 그저 내가 생각한 대로 나는 될 수 있는 거잖아. 

과거의 순간과 연결되어 있던 고리를 즉시 놔버려도 되는 거지.

그 순간, 바로 즉시, 나는 새로워진다는 것...!



아!!!! 결국은.. '알아차림'이 다구나. 

그 찰나에 나는 이 우주에 새로운 존재이므로..




05.

최근 네가 포스트잇에 적어 노트북 위에 붙여놓은 말 있지?


"나는 지금 행복하다" 


행복은 어딘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결정하면 생기는 거라고.

지금 여기, 내가 행복하다, 하면 행복은 늘 곁에 있다고.



마찬가지인 것 같아. 

지금의 너는.. 탓할 필요 없는 너의 몫이야.

지금의 너는 네가 선택하는 거야.


상관없어, 네가 과거에 어떻게 자랐는지는.

부모를 떠나..

너의 인생이 된 지 벌써 꽤 됐잖아.


네가 어렸을 적부터 생각해 온 넌.. 이미 없어졌어.

지금의 너는 다르단다.

훨씬 더 멋지고 예뻐졌고 성숙해졌어.

그러니.. 

자신에게 더 너그러워져도 괜찮아.

너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니까 말이야.



머릿속에서 네가 너에게 하는 말들은

아주 아주 오래된... 습관일 수 있겠다. 


이제 차근차근 고쳐보자 그거. 

알아차려볼게. 너가 새로워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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