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에서 성격 다음으로 등장하는 항목인 '경력사항'. 교내활동, 학교생활 등의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기도 하다. 어떤 이름으로 되어 있든 '무슨 활동을 했었는지', '어떤 경험을 쌓았는지'에 대한 내용을 적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이 때 많은 이들이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있다.
무슨 내용을 적어야 하지?
경력이 없거나 관련 경험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적을 내용이 없어서 고민이고, 경력이나 경험이 너무 많은 이들은 어떤 것들을 취사선택해야 하는지가 고민이다. 상반되는 고민이긴 하지만 두 경우 모두 적어야 할 내용이 있음은 확실하다.
취업 준비를 할 때, 특히 대학생들이 걱정하며 건네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학생들은 (지원 분야와) 관련 경험이 없는 것, 대외활동 이력, 수상경력, 파트타임 이나 인턴 경력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장벽처럼 느껴진다. 얼핏보면 대학 생활 동안 아무 것도 안한 것 같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스스로도 돌아보니 아무 것도 해 둔게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다수이다. 취득한 자격증이 1~2개 혹은 그 이하로 있는 경우에는 걱정이 배가 된다.
학생뿐만 아니라 경력이 있는 경우에도 무슨 내용을 어떻게 적어야 할지 막막해 하는 경우를 종종 마주한다. 물론 자신의 경험을 나열하듯 작성하는 이들도 있다. 어느 회사에서 무슨 일을 했었는지, 회사별로 적어서 경력 활동을 기술하는 것이다. 경험이 많을 수록 내용은 길어지고, 주어진 글자수 혹은 칸을 채우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이력서에 작성해 둔 이력을 서술형으로 변환한 것일뿐이다. 그렇다면 경력사항 혹은 학과활동에는 무슨 내용을 어떻게 써야 할까?
무엇을 배울 수 있었는가?
모든 사람은 경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 어떠한 경험이든 그 안에는 우리가 깨우칠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항상 존재한다. 좋은 경험은 물론이고 본인이 생각하기에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라도 그 안에서 우리는 얻을 수 있는 지혜가 숨어져 있다. 또한 모든 일은 비슷한 순리대로 흘러간다. 조직 내에서 여러 사람들과 협업을 통해 업무를 수행해야 하고, 목표를 설정하여 일련의 순서를 거쳐 완성해 나간다. 성공여부와 관계 없이 모든 일에는 절차가 있고, 그 안에는 항상 사람이 존재한다. 즉, 학교를 다니며 인턴, 대외활동 등을 하지 않았어도 팀프로젝트, 과제, 학교 생활 등을 하며 쌓아온 경험들, 회사를 다니며 마주한 다양한 상황들 속에서 배운 것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리더 또는 팔로워로서 커뮤니케이션 방법 또는 중요한 역량, 우선순위를 구별하는 방법, 상황별 대처방법 등 다양하다. 막상 서류를 쓰려고 하는 순간에는 떠오르지 않을 수 있다. 바로 '나는 무엇을 배웠지?'라는 생각에 진입하기 보다는 지금까지의 생활을 전반적으로 돌아보자. 학생들은 학교 입학 후부터 현재까지 경험한 에피소드, 경력자들은 회사 생활 시작 후 그리고 현재까지 수행한 업무들과 에피소드. 일기를 쓰거나 캘린더로 일정 관리를 해온 사람들은 그 안의 내용들이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사례기반 스토리 속 교집합을 찾아라!
여러 에피소드 중 기억에 남는 순간 혹은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가 정리되면,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문서 작성능력, 기획력, 사고 방식, 의사소통 방법 등 분야는 다양하다. 여러 요인들을 묶을 수 있는 카테고리로 정리하자. 그 다음 채용공고를 다시 한번 보자. 채용 공고 속에는 해당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역량이 기재되어 있다. 회사 홈페이지 내 인재상도 참고하자. 직무 수행을 위해 요구하는 스킬, 회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재의 역량 등을 표현하는 용어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상황별 대처능력을 길러왔다고 생각한다면 이와 관련된 부분을 찾아보자. 회사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표현해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실제 자신의 경험과 회사에서 요구하는 부분을 연결하는 것이다. 연결점을 찾았다면, 대표적인 사례를 한 두문장 내로 예시를 제공하자. 단, '예를 들어'라는 표현은 제외해도 괜찮다. 언제 무슨 경험을 했는지, 배운 점은 무엇인지를 간단하게 작성해 주는 것이다. 이 때 이력서에 작성한 내용 보다는 상세한 표현을 작성하는 것이 또 하나의 포인트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 있었는지를 명시하면 된다.
그 경험이 뭐가 도움이 되죠?
경력 사항 기술이라고 해서 '경험만 나열'하는 것은 '나 이런 거 해봤어요!'로 마무리하는 셈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회사에서는 서류를 통해 지원자에 대해 알고 싶다. 이 때 친절한 지원자일수록 파악이 더 쉬워진다. 많은 경험을 했더라도, 경험만 작성해 두었다면 '네, 경험이 참 많으시네요.'로 끝날 수 있다. 지원자가 받아야 할 다음 관심은 '우리 회사(혹은 이 직무)에 이런 역량이 꼭 필요한데, 반갑습니다!'로 이어져야 한다. 즉, 그 경험 그리고 배운 부분이 업무 수행에 어떠한 도움이 될 수 있는지까지 언급해 주어야 한다. 경험과 성장한 점 그리고 그것이 결국 회사에는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수 많은 지원서를 읽으면서 마치 독서하듯 '아, 이 지원자가 이런 경험을 했구나. 이건 ~업무에 도움이 되겠다.'라고 파악하며 읽기에는 한계가 있다. 기한 내에 읽고 면접 대상자를 선발해야 하기 때문에 핵심 표현을 보며 궁금한 부분이 있는지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아직 일면식도 없는 지원자의 서류를 보며 면접관이 혹은 서류 검토자가 일방적으로 판단을 내리는 것 또한 지원자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자신이 의도한 바와 다르게 판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구체적으로 자신의 스토리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안내해 주고, 읽는 상대가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하자.
결론-본론-결론
내용이 정리되었다면 논리적인 구성을 위해 한번 더 다듬는 작업만 남았다. 서론-본론-결론의 구성을 가져가되, 서론 영역에는 한마디로 '어떤 경험, 역량을 길러왔는지'를 결론적으로 명시하자. 그 다음 사례 기반의 스토리를 간단히 전달하고, 최종적으로 이 경험이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로 마무리 하면 된다.
자신이 보기에는 아주 사소한 경험으로 보일 지라도 그것이 반짝이는 보석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숨어 있는 스토리가 많은데도 언어로 표현된 직무명에 국한하며 배제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일단 자신의 경험을 가감없이 다 꺼내어 나열해 보자. 그 안에는 반드시 해당 직무와 관련된 요소들이 숨어 있다. 자신만의 보석같은 경험이 빛과 만날 수 있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