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는 내가 싫어진 것에 대한 어떤 논리적인 이유가 필요해보였다.
언제나 이유와 논리가 중요한 사람이었으니까, 그리고 내게 그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다.
내 방식은 틀렸다고 말하는 그에게 아이를 키우는 것에 나는 언제나 최선이었고 방식이 다를 뿐이라고 몇번이나 설명했지만 그는 내게 그럼 자신이 틀린거냐고 다그쳤다.
그게 뭐가 중요했을까.
정말로 중요한 게 있었다면 여전히 그를 좋아해 몇 번이고 다시 무너져 내린 내 마음이었겠지
너는 더 이상 내 가족이 아니라며 말도 걸지 못하게 하는 그를
지난 10년처럼 관성적으로 부지런히도 사랑하는 나의 마음이었겠지
차가워진 그에게서 눈치도 없이 자꾸 발견되는 기억 속의 다정함이었겠지.
그리고 그 기억 속의 다정함이 나를 끊임없이 학대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