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성한 법조문은 여러 번 읽게 만든다
군형법이 있다. 군형법은 1962년 1월 20일 제정되었는데 일반형법에 대한 특별법으로서 군인에게만 적용하는 군의 범죄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군형법 제64조 상관 모욕에 관한 죄의 제2항에 어색한 표현이 있다.
'문서, 도화(圖畵) 또는 우상(偶像)을 공시(公示)하거나 연설 또는 그 밖의 공연(公然)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고 했다. 상관을 모욕한 방법으로 앞부분은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를 들고 있고 뒷부분은 '연설 또는 그 밖의 공연한 방법으로'라 하고 있다. 전자는 동사구이고 후자는 명사구다. 동사구와 명사구를 접속하는 것은 문법에 어긋난다. 동사구끼리 접속하든 명사구끼리 접속해야 한다. 즉, 다음과 같이 써야 바르다.
전자는 뒷부분을 동사구로 바꿈으로써 동사구끼리 접속했고, 후자는 앞부분을 명사구로 바꿈으로써 명사구끼리 접속했다. 이렇게 함으로써만 문법에 맞다. 문법에 맞지 않더라도 무슨 뜻인지 파악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은 의아한 느낌을 주고 읽는 이로 하여금 여러 번 반복해서 읽게 만든다. 문법에 맞는 문장은 그렇지 않다. 문법을 지켜야 하는 이유다. 엉성하고 틀리게 만들어진 법조문이 바로잡히지 않고 있다. 잘못된 줄도 모르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