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엔 쓰레기 정보가 너무 많다
인터넷에서 뉴스를 읽다가 눈살이 절로 찌푸려졌다. TK신공항 운운을 보고서다. TK신공항이면 대구경북신공항을 말하는 거 아닌가. 대구경북이 TK라고? 대구가 T, 경북이 K로 시작한다고? 당황스럽다.
대구는 Daegu이고 경북은 Gyeongbuk이다. Taegu와 Kyongbuk에서 이렇게 표기법이 바뀐 게 2000년 7월이다. 곧 24년이다. 거의 사반세기 가까이 지났음에도 사람들의 의식은 좀체 안 바뀜을 알 수 있다.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은 원래 서양사람들이 만들었지 한국사람들이 만들지 않았다. 서양사람들이 만든 대표적인 표기법이 매큔라이샤워(MR) 표기법인데 이 표기법을 대한민국 정부는 1984년부터 2000년까지 공식적으로 채택해서 썼다. 그 표기법을 가지고 서울올림픽을 치렀다. 그러나 앞에서 말했듯이 2000년 7월부터는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을 폐기하고 새 표기법을 쓰고 있다. 모든 도로표지판이며 간판이 새 표기법을 따르고 있다. 어언 사반세기가 가깝다.
옛 표기법에 따르면 대구는 Taegu, 경북은 Kyongbuk이다. 그러나 지금 표기법으로는 Daegu, Gyeongbuk이다. 그런데 왜 TK신공항이란 말인가. 안타깝고 답답하다. 습관이란 이토록 무섭고 잘 바뀌지 않는다.
필자가 친구들끼리 하는 밴드에 이런 답답함을 토로하니까 한 친구가 "요렇게 나오네" 하면서 자기가 인터넷에서 찾은 어떤 정보를 댓글로 올렸다. 그 일부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어쨌든 지금은 이렇게 쓰인다"라 한 대목에 그만 현기증이 나고 울화가 치밀었다. 누군지 모르지만 완전히 거꾸로 알고 있었다. '원래는 DG, BG가 맞는데 지금은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을 쓰기 때문에 TK, PK가 맞다'고 했으니 완전히 거꾸로가 아니고 뭔가. 인터넷에 엉터리가 많다는 건 진작 알고 있었지만 이런 완전한 엉터리가 버젓이 나돌고 있고 그걸 순진하게 믿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일반 국민 중에야 엉터리 지식을 믿고 있는 사람이 있어도 그러려니 하지만 언론만은 대중을 바르게 이끌어야 할 텐데 신문에 버젓이 TK신공항이라 나오니 이건 언론 탓인가, 아니면 이를 방관하는 정부, 지자체 탓인가. 도무지 세상이 정신 사나워 견딜 수가 없다. 난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