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오랜 역사를 가진 나라다. 수십 만 년 전의 구석기 유물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역사적으로 중국의 침략을 오래도록 받아 왔다. 10세기에 이르러서야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했는데 13세기에는 몽골인들이 세운 원나라의 침략을 받았으나 물리쳤다. 그 후에는 명나라의 침략을 겪기도 했다. 19세기에 들어 응우옌 왕조가 성립되었다. 그러나 서구 열강이 베트남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프랑스가 1885년에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를 식민지화하여 프랑스령으로 만들었다. 독립을 향한 베트남인들의 투쟁은 가열찼지만 제2차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프랑스는 베트남을 식민 지배하였다. 제2차세계대전 동안에는 일본군이 베트남에 진주하여 베트남을 프랑스와 공동으로 통치했다. 제2차세계대전이 끝났다. 일본은 물러갔다.

프랑스는 쉽게 베트남을 포기하지 않으려 했다. 그래서 1946년부터 제1차 인도차이나전쟁이 시작됐다. 이는 베트남의 프랑스에 대한 독립전쟁이었다. 베트남인들의 독립 세력은 하노이에 베트남민주공화국, 즉 월맹을 세웠고 프랑스는 호찌민에 바오다이를 수반으로 한 괴뢰정권인 베트남국을 세웠다. 1954년 디엔비엔푸 전투에서 프랑스군이 패배함으로써 베트남에 있던 프랑스군은 철수했다. 그러나 통일이 바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바오다이는 물러났지만 미국이 지원하는 고딘지엠이 집권해서 북베트남과 대결을 지속했다.

제2차 인도차이나전쟁은 1964년 미군이 통킹만 사건을 구실로 북베트남을 폭격하면서 시작됐다.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의 도움을 받아 북베트남을 점령하기 위해 갖은 애를 썼으나 오히려 월맹군에 밀려 1975년 사이공이 함락됨으로써 제2차 인도차이나전쟁은 끝났다. 베트남이 통일되었다. 공산화된 것이다. 베트남전쟁 중에 150만 명의 베트남인들이 죽었고 미군, 한국군도 사상자가 엄청났다. 아픈 역사가 아닐 수 없었다. 이제 지난 일을 덮고 베트남은 미국, 한국과 수교하여 친선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베트남은 남북으로 매우 길게 뻗어 있는 나라이다. 1,600킬로미터나 된다. 베트남에서는 원래 한자가 사용되고 있었다. 중국의 한자가 조금 변형된 한자가 쓰였었다. 17세기 전반기에 프랑스 선교사 알렉상드르 드 로드가 프랑스에 와 활동하면서 베트남어의 로마자 표기법을 고안하게 됐다. 로마자를 쓰면서도 베트남어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성조를 로마자에 덧붙여 표기하는 방식이었다. 20세기 초에 이 표기법을 베트남어의 공식 표기법으로 채택하면서 현재는 베트남어의 표기 체계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동남아시아에서 로마자를 자국 언어의 표기 체계로 받아들인 사례로는 타갈로그어, 말레이어 등이 있다.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등 인근 다른 나라들은 고유한 자국 문자를 쓰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베트남은 1975년 통일을 이루었지만 인도차이나전쟁 30년을 치르는 동안 나라는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졌다. 80년대 후반 들어 국가 부흥을 위해 쇄신에 나섰고 이 '도이모이' 정책에 따라 나라를 일으키기 위한 움직임이 활기를 띠었다. 1억에 육박하는 인구를 자랑하는 베트남은 신흥 국가로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부지런하고 끈질긴 근성의 민족성이 베트남을 변화시키고 있다. 세계 최강의 미군을 결국은 패퇴시킨 베트남인들의 저력이 놀랍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베트남은 아름다운 자연도 잘 보존하고 있다. 곳곳에 밀림 지역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동굴도 있다.

베트남은 호찌민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 나라다. 중국에서의 마오쩌둥 위상 못지 않은 절대적 존경을 국민으로부터 받고 있다. 호찌민은 비록 조국 통일을 보지 못하고 죽었지만 베트남인들은 그를 기려 통일 후 사이공시를 호찌민시로 개명했다. 이제 '사이공'은 뮤지컬 '미스사이공'에만 남았을 뿐이다. 그리고 모든 화폐의 도안에는 호찌민 한 사람만 있다. 그만큼 호찌민에 대한 베트남인들의 존경은 깊다. 호찌민은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겸손하고 소박한 태도로 일관했다. 그는 조국 베트남과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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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중 글쓰기 분야 크리에이터 소속 직업 출간작가

더 편리하고 쉬운 한국어를 꿈꿉니다. 틈틈이 자전거여행도 합니다. 대한민국의 법은 아직도 1950년대입니다(2024), 민법의 비문(2022), 품격 있는 글쓰기(2017)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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