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박사)
“해설자의 긴급 분석입니다! 이건 두려움이라는 이름의 수비벽! 과연 연준 선수, 마음속 수비수를 언제 넘을 수 있을까요?”
‘정박사, 제발 좀 조용히 해…’
내 이름은 이연준. 축구선수가 꿈이다. 그냥 축구선수가 아니라, 영국 프리미어리그 아스널 팀에서 뛰는 게 목표다. 아스널 구장의 초록잔디 위에서 골을 넣는 상상을 수백 번, 수천 번 해왔다. 학교가 끝나면 곧장 축구센터로 달려가 땀이 줄줄 흐를 때까지 연습한다. 비 오는 날에도, 무더운 날에도, 드리블하고, 슛하고, 또 드리블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경기장에만 서면, 내 몸은 꼭 돌처럼 굳어버린다. 들리는 건, 정박사의 목소리 뿐.
정박사. 내 상상 속 해설자다. 축구만 시작하면 머릿속에 자동으로 등장해서, 말 많고 유난스럽게 내 플레이를 중계한다.가끔은 재밌고, 가끔은 성가시고, 아주 가끔은…… 도움이 되기도 한다.
(정박사)
“아아, 현재 해설자의 신호도 끊기고 있습니다! 지금 연준 선수의 멘탈, 매우 위급한 상황! 지지지지직—”
- 신호 끊김
‘진짜, 나 이래도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