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잃고 시작한 것

손글씨 저널링

by 지훈

미라클 모닝과 건강


미라클 모닝에 과하게 몰입하다보니 확실하게 잃은 것은 건강이었다. 작년 초부터였던 것 같다. 몸이 느끼는 피로감이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조금만 과로하거나 먼 거리 출장을 갔다 오면 몸이 묵직하게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럼에도, 일시적인 현상일테니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거라는 안이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일도 일이지만, 매일 아침의 미라클 모닝 루틴과 미라클 위크엔즈 루틴에 하루도 쉼 없이 몸과 정신을 갈아 넣고 있었다.


단순한 생각에 사로잡혔던 것 같다. 이렇게 매일 이른 아침과 매주 주말을 학습과 스터디에 전념하면 나의 미래는 분명 변화할 것이라는. 자기 삶을 성공적으로 변화시키고, 꿈을 성취한 사람들은 주어진 일분일초를 허투루 허비하지 않는 것 같았다. 나도 그런 사람들의 모델을 따라가 보고자 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으로 실제 나의 미래는 변했다. 문제는 내가 원하는 대로 변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예측하지 못한 대로 변화한 것이다. 건강이 악화되었다.




작년 12월에 대학원 합격 통지를 받았다. 1월에는 대학원 새 학기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까지도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 좀 육체가 고달프고 힘들더라도, 나중에 내가 원하는 것들을 성취하면 다 잘될 것이라고. 생각해 보면 그때 내가 현실에서 성취하고자 했던 것들은 과욕 아니었나 싶다. 나의 변화를 통해 내가 일하고 있는 일터, 일터와 연관된 외부 환경, 더 크게는 사회까지도 변화시켜보고자 하는, 어떻게 보면 야심 또는 몽상에 가까운 의지였던 것 같기도 하다.


우측 옆구리 부근에 통증이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은 더 선명해지고 빈번해졌다. 결국 올해 1월 말에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기로 결심했다.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는 것과 동시에, 그동안 일상 루틴으로 구축해 왔던 미라클 모닝, 미라클 위크엔즈와 기타 각종 스터디 모임을 바로 중단했다. 몸이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었다. 내가 원하는 나의 미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계획했던 모든 활동들을 접었다. 아쉬움과 아까움이 크게 다가왔지만 어쩔 수 없었다.




사실 건강이 훼손된 주된 원인이 미라클 모닝 때문은 아니다. 미라클 모닝을 적당한 수준에서 실행했어야 했다. 과도할 정도의 미라클 모닝, 미라클 위크엔즈, 그리고 자기 계발 노력과 집착, 과욕이 원인이었던 것 같다. 나를 변화시키겠다는 지나친 의욕이 정신과 육체에 스트레스와 고통을 끊임없이 가중시킨 것이었다. 미라클 모닝이든 삶의 긍정적 변화를 위한 루틴 만들기 든 간에 일, 생활, 휴식, 건강 사이에서 적당한 균형을 잡으면서 실천할 일이었다.



때마침 읽은 어떤 의학전문가의 신문 기고글도 미라클 모닝에 대한 생각을 다르게 가지게 해주었다. 기본적으로 우리의 몸은 새벽, 이른 아침에는 신체 장기와 두뇌가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가급적 해가 떠있는 낮시간과 달리 적극적인 활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미라클 모닝, 미라클 위크엔즈, 각종 스터디를 중단하자마자 발생된, 더 정확하게는 미래 목표를 위한 질주를 멈추자마자 생겨난 텅 비어버린 상당한 시간을 감당하기 위해 뭔가 다른 것을 해보기로 했다. 다시 나의 정신과 육체가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할 수는 없었다. 이전과 달리 목표를 반드시 이루어보겠다거나, 단계별 발전에 대한 강박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 필요했다. 하지만, 성격상 시간을 아무 의미 없이 흘려보내는 것은 잘못하는 편이어서, 나 자신에게 이것은 좀 괜찮은 시간 보내기라고 다독거릴 수 있는 것을 찾았다.



그래서, 손글씨 저널링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