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해야.
사는 것이 두렵다.
무엇이 그리 괴로우냐고 되물으면 그럴싸한 대답은 없다.
그러니까, 라고 시작해서 다음 이을 말을 찾다가
빈 공간을 허우적거리다가, 그냥 그런 거지 뭐. 로 끝나야만 하겠다.
그 짧은 침묵은 켜켜히 쌓은 영겁의 그 언저리 이상
부박하기만 한 짐승은 감히 그것을 표현할 자신이 없다.
그래도 감히 짜내어보자면
아직도 나는 눈 앞에 그려지는 것이 아니면 이해하는 것이 어려우니까
기껏해야 바라는 것이 오늘은 새벽 세시 언저리에 깨지 않고 잠을 잤으면
또는 원하는 것이 그저 하루가 적당하게 지나갔으면
먹고 싶은 것은 내가 주인이 아닌 패스트푸드
대충 전자레인지 속에서 윙 윙 돌아가는
아니면 커피 한 포
내가 하는 것이라고는 따뜻한 물 끓이는 것
아니 그저 전기포트의 버튼을 딸깍 하고 누르는 것
나는 그것이 반복되는 것이 사무치게 두렵다
그래서 나는 영생을 하기 위해서는 교회에 가야 한다는
젋은 목사의 말에서 도망쳤는지도 모른다
다행히 내 이름에는 은혜와 주 같은 것은 없으니
이름자대로 살지 않는다는 욕이야 먹지 않겠다
아해야
너는 아직도 내 동경이다
그러니까 나는 아직도
가욋길에 여우별을 흐노는데
딱히 그렇다고 무엇 할 방도는 없어
그럴때면 네가 남긴 글을 읽는 것이다
이것은 꽤나 잔인하면서도 가소로운 행위인데
글은 시간을 담는 것이 아니라
어떤 한 시간을 멈춰 두고 못질을 쾅쾅, 해두는 것이고
내게 그것을 건낸 때부터 너는 그것을 바꿀 수 없어져버리고 만 것이다
그러니까 그 멈춰진 순간은 아주 오롯히 나의 것, 심지어 너의 것도 아닌.
그렇기에 다시 읽고
울기에는 딱히 마음이 일진 않아
괜히 담배를 피는 상상
두려운 것이 그리운 것일지
그리운 것이 두려운 것일지
괜히 써보고서야 말도 안되는 애너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