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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지 Jul 21. 2024

첫 마음으로

   이번주 우리 팀에 신입 직원 네 명이 들어왔다. 그중 두 명은 갓 대학을 졸업한 인턴 직원이다. 조금은 어색한 표정과 어딘가 경직된 행동으로 첫 사회생활의 티를 내고 있는 모습이 귀여워 보였다.


   나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싶기도 하면서, 지금의 직장생활이 언젠가부터 이렇게 익숙해져 버렸을까 생각해 보았다. 처음 입사했을 땐 업무에서 쓰는 낯선 용어의 경우 놓치지 않기 위해 적어두곤 해야 했는데, 이제는 새로운 업무에 배정받아 새로운 용어들을 접해도 금방 능숙해질 만큼 업무 스킬도 생겼다.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포인트도 있다. 환경 관련 통계 업무를 담당하고, 해당 분야 연구를 하며 누구보다 이 분야의 현실을 잘 알게 된다. 그러면서 환경이나 기후변화 문제 등에 대해 열정적이어야 할 것 같은 사람들이, 오히려 회의적인 태도를 갖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들만의 시각에서 보이는 높은 벽이 그들을 등 돌리게 만드는 건 아닐까 싶다.


   나만의 신념과 방식으로 직장 생활을 해오면서 쉽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가끔 생각해 보면, 지금껏 버티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기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때 나는 막연하지만 환경을 위한 일을 하는 걸 꿈꿨었다. 그 꿈을 이룬 지금, 그리고 그 꿈이 일상이 된 지금, 이제 갓 입사한 인턴 직원들을 보며 과거의 나를 떠올려본다. 당시엔 직접 발로 뛰면서 기후 위기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리는 활동을 많이 했었다. 지금보다 조금 더 열정이 있었으며, 움직이는 힘이 있었고, 도전하는 용기가 있었다.


  그때와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열정만은 첫 마음을 되찾기를, 그래서 내가 글을 쓰는 원동력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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