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문대학원 국제학석사(국제지역·협력전공)
나는 학부 때 전공했던 분야와 전혀 다른 전공인 국제학석사를 지원했다. 제삼자가 볼 때 늦은 나이에 그것도 비동일계로 석사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무모해 보인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공부를 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기에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었다. 국제전문대학원 국제학석사, 세부전공은 국제지역·협력으로 대학원을 지원하게 된 동기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에티오피아(Ethiopia)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
2012년 7월 9박 10일의 일정으로 에티오피아 땅을 처음 밟았다. 짧은 일정 가운데 현지인과 소통하며 마주했던 에티오피아에 대해 감히 정의를 내릴 수는 없으나 내가 느낀 에티오피아의 첫 만남은 '모순' 그 자체였다. 사람들을 만나는 동안 가난한데 어떻게 밝을 수 있을까? 먹은 것이 없어 일어날 힘조차 없는데 어떻게 타인을 먼저 생각할 수 있을까? 배고픔에 굶주려있는데 어떻게 즐거워 할 수 있을까? 에 대한 의문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내가 만난 그들은 순수했고 따뜻했다. 에티오피아의 첫 만남은 삶의 목적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에 돌아온 후 일주일 동안 날마다 에티오피아가 꿈에 등장했다. 이 꿈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단순히 다시 가는 것이라 생각했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2013년 1월~9월까지 9개월간 에티오피아 남부지역 딜라(Dilla)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현지 학교에서 staff로 근무했다. 이후 한국에 오자마자 에티오피아를 더 깊이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NGO 봉사자로 지원했다. 2014년 2월~2015년 2월까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AddisAbaba)에서 W단체 NGO 코디네이터로 근무했다. 그리고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한해도 빠짐없이 에티오피아를 다녀올 정도로 에티오피아를 좋아하게 되었다.
2020년 1월 에티오피아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문득 들었던 생각이다. '이제는 그냥 좋아서 에티오피아를 가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을 가지고 에티오피아 땅을 밟으면 좋을 것 같다.'
2020년 4월 에티오피아 지역연구를 위해 대학원을 지원하게 되었고 2020년 후기 신입생으로 입학하여 국제학석사를 공부하게 되었다. 공부와 일을 병행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멈추고 싶을 때마다 대학원에 지원한 동기를 떠올렸고 그것은 나를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에티오피아를 주제로 석사학위논문을 마무리하며 느꼈던 것 중 하나는 공부를 하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면 의미 있는 완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완주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완주할 때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값진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누구나 느낄 수 없을 것이다.
나는 2023년 2월 석사 학위를 받았다. 석사로 재학하던 그때를 떠올리며 국제학을 준비하는 누군가에게 그리고 에티오피아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내 글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또한 직장생활과 병행하며 공부했던 시간이 소중한 시간으로 기억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