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셋째 주 남도여행
여행지를 고를 때 축제는 선택의 고민을 줄여준다. 일단 볼거리가 있고 특별한 체험거리들이 많아서 지루할 틈이 없기 때문이다. 8월 중순, 여름을 대표하는 축제가 무안에서 열린다. 축제의 주인공은 연꽃이다. 무안군이 주최하는 <무안연꽃축제>는 남도의 대표적인 여름축제로서 단일 연꽃축제로는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1997년에 시작된 <무안연꽃축제>는 해마다 8월 중순 무렵에 회산백련지 일원에서 화려한 막을 연다. 동양 최대라는 타이틀답게 10만여 평의 연못을 가득 채운 초록빛 연잎 사이로 새하얀 백련이 꽃망울을 틔우는데, 우아하고 향기롭게 여름의 색다른 낭만을 즐길 수 있다.
서양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꽃이 장미라면 동양의 꽃은 연꽃이다. 진흙땅에서 피어난 고고한 연꽃은 꾸미지 않아도 은은한 향기와 고운 자태를 뽐낸다. 종류만 해도 홍련·자련·수련·백련까지 다양한데 무안 회산백련지는 이름처럼 새하얀 백련이 주인공이다.
아시아 최대 백련 자생지로 유명한 무안 회산백련지는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저수지다. 회산마을의 한 주민이 저수지 위에 학 12마리가 내려와 앉는 꿈을 꾼 후 연을 심고 가꾸기 시작해서 오늘날 10만평의 거대한 백련지가 됐다고 한다.
회산백련지 백련은 꽃이 일시에 피어나는 홍련과 달리 한두 송이씩 꽃대가 올라오는데 7월부터 9월까지 세 달 동안 피고 진다. ‘꽃의 군자’라는 별명답게 수선스럽지 않게 꽃을 피우는 백련은 특히 향이 진해서 한 송이만 피어도 알 수 있을 정도다. 대부분의 꽃송이가 주먹만큼 크고 연잎의 지름은 1m에 달할 정도로 존재감이 특별하다.
회산백련지에는 백련 이외에도 수련·가시시연꽃·왜개연꽃·개연꽃·홍련·애기수련·노랑어리연꽃 등 30여 종의 연꽃과 50여 종의 수변식물들이 함께 자라고 있는데 최근 충청남도 이남 지방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가시연꽃 군락이 발견되면서 전국적인 이목을 끌고 있다.
<무안연꽃축제> 기간에는 무동력 보트를 타고 연방죽을 직접 돌아볼 수 있는 보트투어가 가능하다. 연방죽 위로는 280m길이의 백련교가 놓여있는데 회산백련지 곳곳을 산책하듯이 느긋하게 구경할 수 있다. 짙은 초록빛의 연잎들이 가득한 백련지는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느낌이 드는데 실제로 숲 속 삼림욕장처럼 피톤치드와 음이온 등이 풍부해서 연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질 수 있다.
회산백련지 옆으로 야외 물놀이장과 오토캠핑장도 마련돼 있다. 910㎡규모의 야외 물놀이장은 최대 1.2m까지 파도가 춤추는 파도풀과, 유아풀, 어린이풀, 성인풀 등 총 5개의 풀장이 있다. 워터터널 같은 물놀이 기구부터 간이매점, 탈의실, 샤워시설, 그늘막 등 여행객들을 위한 최적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서 해마다 이용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오토캠핑장은 카라반 20동, 텐트 사이트 23개와 함께 화장실, 샤워장, 취사장, 바비큐장, 음수대, 정자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서 여름밤 캠핑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워낙 먹을거리가 풍부한 무안이다 보니 회산백련지 근처에 유명 식당들이 많은데 백련이 필 무렵에는 연잎쌈밥 정식이 그만이다. 향긋한 연잎향이 어우러진 찰밥에 단호박 오리구이가 곁들여지는 연입쌈밥 정식은 맛과 영양이 뛰어나서 늦여름 보양식으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