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 너에게로
처음 그 섬에 들어간 건 세상이 너무 시끄러워서였다. 저마다의 소리를 내고, 빛을 뿜으며, 어지럽게 움직이는 세상에서 나는 시들어갔다. 귀를 막아도 들리는 소음, 눈을 감아도 아른거리는 불빛, 길을 걷다가 주저앉게 만드는 멀미 나는 세상. 그 세상을 돌아다니다가, 어떤 섬으로 들어가는 다리를 발견했다. 그 다리는 단단한 나무로 되어있었고, 반질반질 윤기가 흘렀다. 다리를 건너 들어간 그 섬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수풀이 우거지고, 위험하지 않은 동물들이 가득했다. 바람에 풀들이 스치는 소리가 들리고, 동물들이 꼬리를 흔들며 나를 간지럽히는 곳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이 섬을 나의 섬으로 삼기로 결정했다. 아름다운 나의 섬은 너무 크지 않지만, 적당히 작아서 주변을 둘러보기에 적당한 크기의 섬이다. 세상이 날 멀미 나게 할 때면 잠시 이곳으로 와 시간을 보냈다. 나는 주로 그 섬에서 혼자 자연풍경을 보며 생각을 했다. 자연의 아름다움, 인간의 고독함, 나의 모순된 감정 등. 생각할 거리는 아주 다양하니까.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이 섬에 와 시간을 보내다 문득 하늘을 보니, 어두운 밤이 되어 있었다. 난 세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리가 있던 곳으로 갔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다리가 보이지 않았다. 멀쩡하던 다리가 사라지자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아, 나 이제 여기서 못 나가는구나. 내가 여기 온 걸 아무도 모르는데 어떡하지.‘ 바람에 흔들리던 수풀도 잠잠해지고, 날 따르던 동물들도 사라지곤 없었다. 난 어두운 밤에 그 섬에 갇혀버렸다.
심장이 두근거리며 호흡이 가팔라졌다. 침착하자고 마음을 먹은 뒤 생각했다. ’ 시끄럽게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오히려 좋은 거야.‘ 그리고 난 잠을 잘 곳을 찾아 떠났다. 아무도 없는 이곳에서는, 내가 나를 온전히 책임져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