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이드

생소한 병

by 바쁜 거북이


“목을 통해 검사를 해야 되는데 전신마취 후 수술해야 됩니다” 의사는 말했다. 내가 진단받을 병명을 밝혀내기 위해 검사를 하는데 수술이라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2009년에 직장 건강검진 시 가슴 엑스레이 사진을 찍었는데 폐에 하얀 덩어리가 보였고 이 덩어리의 정체를 알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결국 목을 통해 폐에서 조직을 떼어내어 검사를 했고 결과는 ‘사르코이드증’이었다. 세 가지의 가능성 즉 폐암 또는 결핵 아니면 사르코이드증 중에서 사르코이드로 결정이 되었다. 생전 처음 듣는 생소한 병이었다.


이 병은 변형된 백혈구가 뭉쳐서 형성된 염증세포 덩어리로 전신을 침범할 수 있어서 스테로이드를 복용해야 한다고 했다. 처음에 소량을 복용하고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이후 첫 증상은 근무 중에 찾아왔다. 서류를 보는데 글씨가 안보였다. 갑작스러운 증상에 놀란 나는 안과를 찾아갔는데 또 처음 듣는 ‘포도막염'이라는 말을 들었다.


염증이 몸에 약한 부위를 찾아 공격한다고 했는데 그게 눈이었다. 의사는 내 증상에 스테로이드 양을 많이 늘려주었다.


덕분에 단기간에 살이 6킬로 정도 찌게 되었는데 얼굴을 띵띵 부었고 몸은 둔해졌다. 당시에는 운동을 전혀 안 해서 나는 둔한 몸으로 힘겹게 직장생활을 이어갔다.


그리고 사르코이드란 놈은 내 몸을 여기저기 공격해 대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어디가 아프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곤란했다. 생소한 병명을 얘기하면 어차피 바로 잊어버리고 또 물어온다.


첫 증상인 눈의 포도막염은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다. 염증이 심해서 눈이 뱀파이어처럼 시뻘겋게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병원에 가면 눈의 검은 동자에 주사를 놓아주었다.


이 병은 나와 16년째 동거 중이다. 너무 갑자기 찾아와서 오랫동안 나를 잠식하고 이제는 터를 잡고 살며 나갈 생각이 없는 병에 나는 평생 담당의사와 만나야 할 것 같다.


직장을 그만두고 운동을 시작하고 마음이 좀 편해진 요즈음 병은 기세가 꺾인 듯 하지만 방심할 수 없다.


어느 날 의사가 내 검사결과를 보며 “놀랍네요. 다 나았어요"라는 말을 기다리며 나를 보살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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