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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뚝이샘 Jan 04. 2023

가르침과 공감으로 본 부모 유형 4가지, 나의 유형은?

아이에게는 능력과 정서의 균형 있는 발달이 중요하다. 아이에게 옳고 그름을 분별하여 올바른 길로 이끄는 가르침과 함께, 아이 마음에 공감하고 이해하는 교감과 교류를 통해 감정을 발달시키는 정서적 공감이 필요한 것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꼭 해야 할 언어적 상호작용은 가르침의 말, 그리고 정서의 말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가로를 정서의 축, 세로를 능력의 축으로 삼아 좌표평면을 그리면 4개로 부모의 유형을 분류할 수 있다. 각각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멘토 : 공감 충분, 훈육에 적극적 

(1) 특징 

아이에게 충분한 정서적 상호작용을 하면서, 인지적 가르침에도 적극적인 유형이다. 옳은 방향으로 아이를 이끌기 위해 노력하지만, 자녀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한다. 억지로 끌고 가려고 하지 않고 설명과 설득, 대안제시를 통해 접점을 찾아가는 대화를 한다. 

(2) 욕구에 대한 반응 

자신의 욕구에도 민감하고 아이의 욕구에도 민감하다. 규칙을 잘 지키고, 성실하고 책임 있는 삶의 자세, 옳고 그름을 적극적으로 가르치지만, 동시에 아이의 정서와 욕구도 인정하고 수용한다. “~하고 싶구나”, “네 마음은 알겠어”, “이해가 가.”라고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준다. 아이의 정서를 존중하고 수용하면서 잘못된 행동을 교정하고 생각의 오류를 바로잡는다. 

(3) 실수를 대하는 태도 

실수에 관대하며 시행착오를 격려한다. 실수 그 자체보다 이면의 의도를 이해하려고 하며, 앞으로가 더 중요함을 가르친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딨어.” (위로), “앞으로 잘하면 돼.” (격려)

(4) 아이의 발달 

아이는 부모의 가르침과 정서적 공감을 통해 수행 능력과 정서 표현이 균형있게 발달한다. 정서적인 안정감 속에서 지적 성장이 일어나는 것이다. 부모로부터 해서는 안되는 일과 해도 되는 행동에 대한 분명하고 따뜻한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에 자율적이다. “우리 가족은 화목해.”라고 가정에 대한 자부심 또한 높다. 아이는 부모를 좋아하고 존경심을 느끼며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상의하는 멘토로 여긴다. 

(5) 아이의 자존감 

자존감은 크게 2가지다. 자기효능감 그리고 자기가치감. 효능감은 “나는 유능해.”, “나는 할 수 있어.”라는 성취 기반이다. 가치감은 “나는 소중해”, “있는 모습 그대로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존재 기반이다. 효능감은 세로축, 부모의 통제와 가르침을 통해 키워지고, 가치감은 가로축, 부모로부터의 공감과 이해로 키워진다.  

멘토 부모는 공감과 수용적, 온정적인 가르침을 주기 때문에 아이는 자존감의 양대 축인 효능감과 가치감을 고르게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멘토가 되어주면 아이는 자존감 높은 아이로 자라난다.      


     

2. 재판관 : 훈육에 적극적이나 공감 부족  

(1) 특징 

훈육에는 적극적이지만 공감에는 소극적이다. 예절, 규칙준수, 성실, 책임을 중시하고 옳고 그름을 강요하지만, 아이의 정서에는 무관심하다. 아이의 말을 경청하지 않고 올바른 길로 이끄는 교육과 교정에 집중한다. 

부모 역시 삶의 즐거움을 누리기보다 의무와 당위, 책임에 따른다. 남들과 평화롭게 지내지만 사실 분노를 억압하고 제대로 다룰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부모의 높은 기준과 정해진 틀, 사회적 요구에 아이를 맞추려고 하고,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이해하고 품어주기 보다 비난과 질책의 부정적 피드백을 준다. 

“너 틀렸어.” (부정) “~해야 돼.” (의무, 당위)

(2) 욕구에 대한 반응 

옳고 그름의 사리 분별에 집중하며 욕구에는 무관심하다. 공감에도 무심하다. 욕구를 인정하고 이해하기보다 옳은 것을 강요하고 욕구를 억압한다. “안돼”, “~는 해로워. 참아.”

아이의 욕구만이 아니라 부모 자신의 욕구도 억압한다.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욕구를 인정하기보다, 부모의 기준에 맞게 행동할 때, 능력과 결과로 인정하고 칭찬한다. 아이는 부모의 인정과 사랑을 받기 위해 자신의 욕구보다 부모의 요구에 순응하려고 한다. 

(3) 실수를 대하는 태도  

실수에 엄격하고 호되게 질책한다.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비난)

“하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 (심문)

“이래서 너를 믿겠니? 커서 뭐가 되려고 이래?” (면박)

부모의 기준에 맞게 행동할 때는 인정하고 칭찬하지만 기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실수할 때 무시하고 비난하고 쓴 소리를 한다. 사랑과 인정을 더 나은 행동과 성과를 낸 것에 대한 보상으로 준다. 아이로서는 조건적인 사랑을 느낀다. 

(4) 아이의 발달 

부모로부터 해서는 안되는 일과 해도 되는 일에 대한 분명한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에 수행능력 발달한다. 그러나 공감과 이해, 수용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심리적 성숙, 감정의 발달이 어렵다. 감정을 이해받고 표현하는 걸 장려받지 못했기 때문에 감정 표현에 미숙하다. 말 잘듣지만 수동적인 아이, 눈치 보는 아이로 자랄 수 있다. 모범생, 애어른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부모를 어렵고 불편해 한다. 부모는 재판관, 집은 법정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부모 앞에서 긴장을 하고 마음 편히 쉴 수 없다. 

가로축이 심하게 짧고(거의 0에 수렴), 세로축만 길어지는 게 심하면 아이를 향한 정서적 심리적 학대가 될 수 있다.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소리야.”

“네 뒷바라지 하느라 엄마는 하고 싶은 거 못하고 희생하고 살아. 그러니까 열심히 공부해.” 

사랑으로 포장하고 아이를 위한다는 의도지만 아이 마음에는 죄책감을 준다. 자신 때문에 엄마가 희생하는 삶을 산다고 생각하면 아이는 부모의 행복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다. 자신의 삶을 살기 어렵고 부모를 위한 삶이 된다. 

(5) 아이의 자존감 

부모가 재판관이 되면 아이는 자기효능감을 키워가지만 가치감을 느끼기 어렵다. 무언가 잘 해냈을 때는 자신을 괜찮은 사람으로 여기지만, 그렇지 못했을 때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존재로 인정받은 경험이 적어서 그렇다. 효능감은 높지만 가치감은 낮기 때문에 자존감은 성취에 의해 좌우된다. 성취과 성과를 냈을 때는 자존감이 높아지지만, 실패했을 때는 낮아진다. 


          

3. 친구 : 충분한 정서적 공감을 하나 훈육에는 소극적

(1) 특징 

아이에게 충분한 정서적 상호작용을 하지만, 훈육에는 소극적인 유형이다. 자녀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게 몸에 배어있다. 심지어 옳지 않은 행동을 했을 때에도 아이를 가르치기보다 아이 입장을 이해하려고 한다. 정서적 과잉보호다. 아이에게 요구나 기대를 표현하지 않고 성취압력도 거의 주지 않는다. 

(2) 욕구에 대한 반응 

아이의 욕구를 중시하고,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고 싶구나”라고 공감해주며 왠만하면 다 들어준다. 애처롭고 안쓰러움을 느끼니 지나치게 허용적이 된다. 

아이가 상처를 받을까봐 잘못을 단호히 교정하지 못한다. 아이의 감정을 무조건적으로 보호하려고 든다. 아이의 잘못 앞에 사과하는 일도 잦다. “엄마가 미쳐 몰랐어. 얘길 안해줬네. 미안해.” (사과)

아이가 욕구의 좌절을 경험하거나 상처받는 걸 부모가 견디지 못한다. 뭐든 다 들어주는 게 아이를 위함인 것 같지만 사실 부모 자신을 위함이기도 한 셈이다.

(3) 실수를 대하는 태도 

어려움에 공감, 실수 이면의 의도를 이해하려고 애쓴다. 정서적으로 과잉보호적이기 때문에 앞으로 잘할 것을 부탁하고 사정하기도 한다. “제발 앞으로는 ~해줘.” (사정)

실수에 대해 관대하기 때문에 아이로서는 마음이 편할 수 있지만, 실수를 개선하고 교정해나가기 위한 노력에 소홀하다. 

(4) 아이의 발달 

아이의 능력 발달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부모의 사랑은 분명히 느끼지만 좋아하는 걸 자제하고 싫어도 해야 한는 걸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고통에 취약하다. 옳고 그름에 대한 적절한 가르침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확신을 갖지 못하고 불안해 한다. 온정적인 가정이나 훈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는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다. 부모가 친구 같을 때도 있어야 하지만, 늘 항상 친구같기 때문에 아이가 부모에게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 

(5) 아이의 자존감 

친구 부모로부터 아이는 충분한 이해와 공감을 받았기 때문에 존재로 인정받는 가치감을 키워나갈 수 있다. 그러나 유능감을 키우지 못했기 때문에 효능감이 낮다. 타인으로부터 인정과 평가에 따라 자존감이 좌우된다. 누군가 사랑해주고 인정해주면 자존감이 높아지지만, 그렇지 않을 때 낮은 자존감을 느끼며 흔들린다.           


4. 방관자 : 훈육에 소극적이고 공감에도 소홀함.

(1) 특징 

아이를 올바른 길로 가르치는 훈육과 정서적 상호작용 모두 소극적이다. 

(2) 욕구에 대한 반응 

아이의 욕구를 무시한다. 공감에도 무심하며, 사리 분별도 해주지 않는다. 아이의 행동에 무관심해서 뭘 잘못하고 다니는지조차 모른다.

“몰라”, “네가 알아서 해.” 

(3) 실수를 대하는 태도 

가르쳐주지 않아놓고 실수하면 질책과 면박을 준다. 

(4) 아이의 발달 

수행능력이 미숙하다. 부모의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적절한 가르침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에 대한 확신이 없고 불안해한다. 집을 불편하고 불안해하며, 가정으로서 기능을 하지 못한다. 방관자로 아이에게 생판 모르는 남이나 다름없는 모습이다. 

(5) 아이의 자존감 

남같은 부모 밑에서 아이는 능력과 공감, 둘다 받지 못했기 때문에 효능감도 가치감도 모두 낮다. 자존감의 2가지 요소 모두 낮기 때문에 아이의 자존감은 낮을 수 밖에 없다.                     



자신이 부모에게 받은 정서지원과 통제의 수준이 내 자녀를 양육하는 표준이 된다. 나에게 공감과 가르침 중 어느 축이 짧은지를 파악하고, 그것을 확장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육아서를 읽고 자녀양육 관련 콘텐츠를 구독하는 독자라면 공부하고, 노력하며 최선을 다하는 삶의 자세와 태도인 세로축이 높을 것이다. 

우리가 확장시켜야 할 축은 공감이다. 아아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아이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말을 건네는 게 필요하다. 부모가 아이에게 공감적 관계를 제공하면 아이는 공감적 관계를 경험하면서 공감의 축이 자란다. 아이의 정서가 자란 걸 보면 부모에게도 커다란 기쁨이고 보람이기 때문에 부모의 정서도 자란다. 

충분한 정서적 상호작용을 경험하지 못한 부모라도 아이를 키우며 후천적으로 재경험, 재사회화 하여 아이와 함께 정서나이를 키워가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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