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극히주관적인여행 Mar 06. 2019

새로 발굴한 "서촌 주말여행 코스"

주말이면 가족들의 성화에 일단 길을 나서기는 하는데 목적지는 매번 비슷할 것입니다. 아이가 있는 분들은 아울렛이나 동물농장 같은 곳으로, 연인들은 카페로 말이죠.

 

워라벨의 핵심이 주말 힐링이라는데 매번 같은 곳을 찾는 것은 우리뿐만이 아닌지 힐링은커녕 힘만 빼고 오기 일쑤일 때가 많을 것입니다.

 

같은 여행지를 가더라도 남들과는 다른 코스와 장소로, 같은 주말이라도 남들과는 조금 다른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분들은 지금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서촌 여행코스를 담아 보시기 바랍니다.


 

우선 서촌은 젠트리피케이션 없이 잔잔하게 예전 모습에 새로움이 더해 가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성업 중이고 인기가 많은 장소는 오랜만에 찾아도 그대로이며, 주변을 살펴보면 새롭게 오픈한 곳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서촌의 명소들은 기존에 많이 알고 계시고 서촌의 길목이라 지나치지 않을 수 없는 통인시장을 가장 마지막에 찾는 것으로 하여 조금 변화를 주어 보았습니다.

 

가장 처음에 찾으실 장소는 서촌에서 가장 핫한 베이커리 카페 ‘스코프’입니다. 이곳에서 빵과 커피를 마신 후 개관한 지 얼마 안 된 국내 최초 구립 박물관인 ‘박노수미술관’을 거쳐 ‘수성동 계곡’에서 시원한 물소리로 힐링을 하시도록 하겠습니다.

 

계곡을 거쳐 다시 내려올 때는 중간중간 눈에 띄는 재미난 곳들도 한 번씩 들려보시고요. 마지막으로 통인시장을 들려 기름떡볶이를 맛보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멀리 떠난 것이 아니니 여유 있게 11시부터 일정을 시작해도 좋으며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입니다. 시간과 공간의 흐름을 즐기다 보면 오후 3시에서 4시 정도가 될 것입니다.





 

1.스코프 베이크하우스

10:00~19:00 매주 월/화 휴무

[카페]

아메리카노 4,300원, 카페라떼 5,000원

플래화이트 5,500원, 멀드와인 6,500원

바닐라라떼 5,500원, 애플시나몬티 5,000원

레몬에이드 6,500원, 레몬라임티 5,000원


[베이커리]

진저케이크 4,000원, 당근케이크 4,000원

비트루트초코케이크 4,000, 시나몬번 8,000원

스코프버터스콘 3,300원, 얼그레이스콘 3,400원
캐러맬브라우니 6,000원, 그린티블론디 5,000원


서촌에는 한동안 카페들이 수없이 많이 들어서고 나가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촌의 카페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기 시작했고 이제 카페를 찾아 서촌을 찾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은 듯합니다.



그런 와중에 서촌의 끝에 해당하는 마을버스 9번 종착점 인근 골목에 사람들이 몰리는 카페가 있으니 바로 스코프라는 곳입니다. 옥인길에서 오르다 좌측으로 보이는 골목을 끼고 돌아서면 2층으로 된 적벽돌의 멋진 건물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곳이 바로 스코프인데 카페라고는 하지만 베이커리로 더욱 알려져 있습니다. 1층에 들어서면 주변은 온통 빵 냄새로 가득합니다. 한번 둘러보니 빵 종류는 주로 파운드케익과 스콘, 브라우니 계열로 단순하지만 깊이가 있는 빵들이 주류를 이룹니다.



아침에 찾다 보니 허기진 마음에 여러 개의 빵을 주문해 보았습니다. 빵 가격은 조각 케이크가 4,000원, 스콘이 3,300원으로 요즘 빵집들 빵 가격 생각하면 저렴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음료까지 받아 2층으로 올라가니 골목에 위치한 카페 치고는 풍경이 너무 극적이었습니다.


주변에 높은 건물 없이 기와지붕이 창으로 새어 들어오는 것이 자연풍경을 배경으로 하지 않았지만 더욱 특별한 시선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아침의 따뜻한 햇살과 한옥 처마지붕의 풍경을 감상하며 브런치를 먹고 있자니 혼자 즐기기 너무 아깝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케이크와 스콘, 한옥 지붕의 풍경이라는 단순하지만 확실한 컨셉이 있는 스코프에서 서촌 여행을 시작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2.박노수미술관

10:00~18:00 (17:30 입장마감) 실내촬영안됨

성인 3,000원, 청소년 1,800원, 어린이 1,200원


서촌의 끝자락에는 미술관 한 곳이 있습니다. 작지만 많은 것을 담고 있으며 그곳의 가장 높은 곳에서는 옛 서울의 경치까지 모두 감상할 수 있답니다. 그곳은 바로 박노수미술관입니다.


미술에 관심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박노수화백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전통적인 흥취를 강렬한 색으로 표현한 그림으로 우리나라 근대 미술계에 큰 획을 그은 바로 그분이 일생을 보낸 자택이  지금의 박노수미술관입니다.


박노수미술관에서 눈여겨볼 만한 포인트는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건물의 희귀성이며, 두 번째는 이곳의 정원이며, 마지막은 이곳의 전망입니다.(물론 박노수 화백의 그림은 기본적으로 눈여겨봐야겠죠)



이곳 미술관 건물은 1939년 지어진 것으로 근대 건축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고 박길룡 건축가의 작품입니다. 아치와 차양등 근대 건축의 특징이 그대로 이곳에 드러나 있는데 벽돌과 나무를 함께 사용한 부분이 특히 아름답습니다. 박길룡건축가는 현재의 신세계백화점과 간송미술관의 설계로도 유명합니다.


입구의 차양 뒤 여의륜이라는 편액은 추가 김정희 작품으로 건물 감상과 함께 세밀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이곳의 정원으로 박노수 화백의 호인 남정을 붙여 ‘남정의 뜰”로 불리고 있습니다. 쭉 뻗은 산책로의 좌우로 손을 대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중요시하는 조선시대 정원 방식과 최대한 자연을 정리해 보여주는 일본식 정원을 잘 섞어 놓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경관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정원은 미술관과 전망대를 모두 돌아보신 후 나오시면서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는 이곳의 전망대입니다. 입장료가 비싸지는 않지만 작은 미술관 내부를 돌아보며 살짝 후회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는데 그런 마음은 이곳 전망대에 오르면 확 사라질 것입니다.


종로에서도 확 트인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데 이곳 미술관의 전망대가 바로 그런 장소랍니다. 부암동 카페촌에서나 볼 수 있는 시내 경관이라고 할까요. 꼭 전망대 정상까지 올라가 보시기 바랍니다.
 

 




3.인왕산 수성동계곡

24시간개방, 연중무휴, 관람료 주차료 무료

종목 [서울특별시 기념물 제 31호]

지정일 [2010.10.21]


도보로 서촌여행의 종착점을 박노수미술관쯤으로 알고 계시는데 그곳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저 멀리 보이던 인왕산의 가장 아래 ‘계곡’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곳 동네가 수성동이라고 불리게 된 이유가 바로 이곳 계곡 이름 때문인데 높은 산에서부터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좋아 수성동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인왕산의 풍경이 바로 겸재 정선의 ‘수성동’ 그림 그대로랍니다. 힐링이라는 주제로 주말을 보내고 계실 여러분들이 찾는 워라벨의 정점 같은 장소가 바로 수성동 계곡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멀리 떠나지 않고 시간도 많이 들이지 않으면서 찾는 사람 적은 바로 그런 곳 말이죠. 아 입장료도 없습니다.


이곳 계곡 입구에서 연신 사진만 찍으실 것이 아니라 조금만 걸어 계곡의 흐름을 눈과 귀로 한번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지방으로 산과 바다를 찾아 나선 시간보다 훨씬 고 퀄러티의 힐링타임을 보내실 수 있을 것입니다.


 




4.통인시장

도시락카페 평일 11:00~15:00

주말,공휴일 11:00~16:00

[엽전판매 15:00, 카페이용 16:00]

셋째 일요일 휴무, 매주 월요일 도시락카페 휴무


한때 나만 알던 서울시내 전통시장이었지만 이제는 서울 시민뿐만 아니라 서촌, 북촌을 찾을 때 누구나 한 번쯤은 찾게 되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하도 여기저기에서 통인시장을 소개하다 보니 매번 똑같은 이야기만 하고 똑같은 장소들만 이야기하는 듯해서 이번에 통인시장 인근에서 생활을 했던 사람으로 서 직접 팁을 몇 가지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팁이라고 하면 딴 것보다는 통인 시장에서 진짜 맛봐야 하는, 현지인들이 잘 찾는 맛집을 몇 곳 소개해 드리는 정도 겠지만 나름대로 쓸모가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우선 통인시장 입구 방면에서는 코끼리 순두부라는 곳이 추천드리는 곳인데 엄청난 양의 순두부와 가격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입니다.



반대편 입구에서는 골목을 살짝 빠져나가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찾는 소머리국밥집과 뼈해장국집이 있습니다. 이 두 곳이 진짜 통인시장 맛집으로 동내분들은 모두 알고 있는 식당입니다.


소먹리국밥집은 ‘인왕식당’이라는 곳이며 뼈해장국집은 ‘통인감자탕’으로 뼈해장국 가격이 8,000원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맛집이랍니다.



주중에 통인 시장을 찾으면 주변에 나뉘어 있는 공용주차장들을 이용하시면 되고 주말에는 노상주차를 편하게 하시면 됩니다. 지하철로 찾으신 분들은 경복궁역 2번 출구로 나와 5분 정도 직진을 하시면 됩니다.


통인 시장하면 엽전 도시락으로 유명한데 엽전으로 음식을 구매하고 카페에서 먹는 재미가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가격을 다져보면 따로 구매하는 것이 유리한 편입니다. 다만 음식을 다양하게 조금씩 맛보시려는 분들은 엽전 도시락 추천드립니다.

 

 



 

5.원조할머니 기름떡볶이[통인시장]

08:00~20:00 셋째 일요일 휴무

기름떡볶이, 간장떡볶이 1인분 3,000원

빈대떡 5,000원, 오뎅 1,000원

전세트 11,000원, 빈대떡세트 11,000원


통인시장을 대표하는 두 가지를 뽑아 보자면 엽전 도시락과 기름떡볶이입니다. 통인시장의 기름 떡볶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떡볶이로 전통 있는 음식이 아니고 좋은 음식이 아니라는 황교익의 이야기가 개인적인 소견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주는 곳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원조할머니 기름떡볶이 집은 ‘서울미래유산’으로도 선정된 곳으로 그 역사가 화려합니다. 1956년 이전부터 맹 씨 성을 가진 할머니께서 운영을 하셨는데 어린 시절부터 단골이던 김인옥 할머니가 이어받아 아들, 며느리까지 3대에 걸쳐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우선 오래된 음식이 아니라고 하지만 근대 이전부터 떡볶이를 종로에서 만들어 먹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쌀떡 밖에 없었기 때문에 다른 재료가 들어가는 국물 떡볶이는 없었으며, 간장에 볶는 떡볶이와 좋은 고추를 씨까지 함께 짜내서 사용하는 기름떡볶이가 오래전부터 정성이 많이 들어간 음식으로 만들어져 왔다고 합니다.



솥뚜껑을 뒤집은 무쇠솥에 기름만 넣고 볶아 내는데 바로 맛보게 되면 떡과 고춧가루와 기름의 뒤섞임이 기가 막힌 답니다. 볶는 시간과 단순하지만 정성이 들어가야 하는 재료 그리고 100년 가까이 되는 역사를 생각하면 떡볶이가 오랜 전통을 지닌 우리의 대표 음식이라고 해도 과하지는 않을 듯합니다.


통인시장 기름떡볶이를 찾으시면 두 곳이 나란히 영업 중인데 두 곳 모두 오래된 곳이 맞으며 맛도 대동소이합니다. 다만 서울시에서 ‘서울 미래유산’으로 지정한 원조 할머니 기름떡볶이가 진짜 원조이니 원조를 찾으시는 분들을 그곳에서 맛보시기 바랍니다.


 완전히 다른 여행 플랫폼, 여행 앱의 새로운 시작 "지금 확인해보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