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빌딩 숲이 아니라 친근한 옛날 골목, 소소한 지역 상권들이 주목받기 시작하며 가로수길, 경리단길을 시작으로 이제는 샤로수길, 망리단길, 연트럴파크등 다양한 동네 골목들이 서울의 주요 상권이 된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듯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겨난 상권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소확행을 원하는 사람들의 외면을 받으며, 이제는 마음 편히 옛 감성을 누릴 만한 만 한 동네도 찾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그럴 때 다시한번 찾게 된 동네가 바로 1세대 동내상권이라 할 수 있는 ‘서래마을’입니다. 나만 아는 동네로 데이트할 때, 가족과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자 할 때 찾았던 서래마을도 이제는 다소 소외된 상권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부침이 많은 골목상권에서 그래도 우리 마음 만큼이나 변함없음을 누리게 해주는 동네가 서래마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가는 방법
지하철 3,7,9호선 고속터미널역 하차
6번출구_마을버스 13번 승차 (서래마을 입구 하차 2정류장)
*돌아가는 방법
서래마을 입구에서 대로변으로 이동
마을버스 14번 탑승 고속터미널역 하차
오랜만에 찾은 서래마을은 예전 북적거리던 분위기는 아니지만 오히려 쉬엄쉬엄 마음의 공백을 채워주는 감성은 여전 했습니다.
고속터미널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서래마을 입구에 내리니 살짝 오르막길의 좌우로 이어진 감성적인 파사드가 심장 템포에 리듬감을 주는 듯 합니다.
우선 대로변과 프랑스학교 골목 그리고 후면의 골목으로 자연스럽게 발길을 옮기게 됩니다.
새로 생긴 건물들의 신선함은 과격하지 않으며 프랑스학교의 램프에서 수업을 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잠시나마 그동안의 노고를 칭찬해 주는듯 했습니다.
서래마을은 지금이 모습이 원래의 생김새인 듯 합니다. 바쁠 때나 아닐 때나 그것이 중요한 점이 아니란 듯이 말이죠. 여러 좋은 동네를 다녀봤지만 역시 살고 싶은 동네는 다시 봐도 서래마을인 듯 합니다.
매일 10:30~19:00
02-6408-6700
플리츠 한센 쇼룸
서래마을의 골목을 누비다 보니 방배중학교까지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길을 건너 반대편으로 내려가다 보니 디자인이 특별한 건물에 좋아하는 가구 브랜드 “프릿츠 한센”의 로고가 눈에 띄었습니다.
건물에는 루밍이라는 북유럽 스타일의 인테리어 멀티샵이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잠시만 보고 나가야지 하고 들어갔지만 역시 1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지하와 1,2층까지 샅샅이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1층에는 다양한 소품들이 자리를 하고 있었는데 예전부터 관심있던 ‘프라이탁’이란 가방 때문에 한참을 망설이게 되었습니다.
스위스에서 만들어진 업사이클링의 대표 브랜드로 트럭 방수천을 사용하여 가방을 만드는데 재활용 치고는 가격대가 넘사벽이라 고민은 고민에서 끝나고 말았습니다.
매장 컨셉이 워낙 북유럽스타일이라 잠시의 시간이지만 먼 곳으로 떠난 듯 한 기분을 충분히 느끼게 됩니다.
다음으로 2층에 올라 오랜 시간 보아왔던 ‘플리츠 한센’의 가구를 보며 다시한번 감동의 물결을 탐닉해 봅니다.
워낙 카피가 많아 동네 분식집에서도 플리츠 한센의 시그니처 의자를 볼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인지 우려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꼭 한센의 가구를 구입해 보고자 하는 열망을 되세기며 마지막으로 지하 멀티샵 매장으로 발길을 옮겨 봅니다. 참고로 2층 외부 계단에서 서래마을 전체 조망이 가능한데 포토존으로 추천드립니다.
지하에는 에코버디, 부홀렉, 브루노 무나리등 역대급 인테리어 작가들의 작품과 이야기들 그리고 조명들과 디자인 의자들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이곳이 집이라면… 상상을 하며, 출출한 배를 이끌고 식사를 하러 자리를 옮기게 됩니다.
연중무휴 10:00~21:00
롱브레드 파니니 11,000원
새우아보카도 바나나 오픈샌드위치 16,500원
리코타치즈 샐러드 12,500원
새우 통로메인 샐러드 16,800원
에크베네딕트 16,500원
프랜치토스트 18,000원
초코퐁당 7,500원, 치즈케익 7,500원
밀크아이스크림 8,000원, 당근케익 7,500원
청포도쥬스, 토마토쥬스 7,000원
자몽에이드, 오렌지에이드 7,000원
오늘의 식사장소는 바로 가성비 높은 브런치 명소 ‘롱브레드 서래마을점’입니다. 예전에 브런치라면 식사라기 보다는 주말에 늦은 아침을 먹는 정도로만 생각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브런치는 평일, 주말에 상관없이 아침과 점심을 겸하여 느긋하게 먹는 하루의 메인 식사가 된지 오래 인 듯 합니다.
‘롱브레드 서래마을점’은 마을버스에서 내리는 첫번째 골목, 그러니까 서래마을에서 맛집들이 몰려 있는 그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예전에 있던 맛집들이 많이 사라지기도 했지만 롱브레드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물론 내외부에 살짝 변화는 있었습니다. 좀더 디자이너블하게 말이죠.
외부 대형 메뉴판의 음식들을 보니 급격히 배가 고파옵니다. 얼른 실내로 들어가 자리를 잡으려니 모든 자리가 포토존인듯 욕심이 생겨 우와좌왕하게 됩니다. 다행히 너무나 친철하신 매장 직원께서 코너 넓은 자리를 안내해 줍니다.
역시 추천이 중요합니다. 그 자리에 앉으니 전체 매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기분까지 상쾌해 집니다. 메뉴는 우선 예전에 먹었던 시그니처인 ‘롱브레드 파니니’를 골라 놓고 다른 메뉴는 모험을 하기로 했습니다.
비주얼이 뛰어난 ‘에그 베네틱트’로 말이죠. 주문을 하고 화장실을 가며 매장 곳곳으로 눈을 돌려 봅니다.
다른 손님들의 여유 넘치고 활기찬 모습에 “나만 너무 각박하게 살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차분한 나무 가구와 우리집 같은 포근함은 여전했는데 화장실 앞의 세면대와 입구의 굿즈 코너가 새로워진 모습이 작지만 인상 깊었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나온 음식에 놀라며 급한대로 인증샷을 몇 장만 찍고 바로 먹방에 돌입했습니다.
롱브레드 매장을 여러 군데 가보았지만 서래마을점은 유독 재료를 아낌없이 사용중 인듯 했습니다. 그래서 서래마을에서 가성비 높은 브런치카페로 알려진 것이겠죠.
바삭바삭한 식감의 파니니는 워낙 유명한데 거기다 에그 베네딕트는 감동이었습니다. 우선 비주얼만 보고 주문했지만 계란의 고소함과 스모크 햄의 단단함에 바게트빵을 함께 먹으니 오감을 입안에서 모두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보기보다 많은 양에 굶주린 배는 금세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완충을 할 수 있었답니다.
참고로 주차는 롱브레드 좌측 코너 서래쭈꾸미 발렛부스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세트메뉴가 효용성이 높아 보이는데 평일에만 주문이 되구요.
그럼 가을 주말 가족들과 가벼운 나들이 또는 연인과 산책을 하며 이야기 나눌 동네를 찾으신다면 트렌드 따라 유명한 동네 보다는 스테디셀러 서래마을을 신신당부 추천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