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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vs 젤렌스키 파국으로 끝난 미국 우크라 협상

[경린이의 경제공부] 트럼프 | 젤렌스키 | 러우전쟁

by 경린이의 경제공부



[미국-우크라이나 회담, 결국 파국으로…?]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경린입니다.

브런치 꽤 오래 비워두었는데요! 앞으로는 열심히 글 올려보겠습니다 :)

오늘은 조금 늦었지만, 중요한 뉴스를 들고 왔습니다. 바로 2025년 2월 28일 미국-우크라이나 회담 이야기입니다!

지난달,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전후 재건을 위한 회담이 열렸습니다. 이번 회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직접 만나 종전 협상을 진행했는데요! 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회담 초반부터 강한 기싸움이 이어지더니, 결국 협상은 파국으로 치닫고 말았습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무려 5,000억 달러(한화 약 665조 원)를 요구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다소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고 하는데요. 도대체 미국은 왜 이런 조건을 내걸었을까요? 그리고 회담이 실패로 끝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 평행선 달린 양국의 입장]


2025년 2월 28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회담이 열렸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입장은 극명하게 엇갈렸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광물 협정” 서류를 내밀며, “전쟁은 이제 끝낼 때가 됐다. 그동안 미국이 빌려준 돈도 갚아야 한다” 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세계의 경찰”인 미국이 끝까지 우크라이나를 지켜줄 것을 기대하며, 확실한 안전 보장을 요구했습니다. ​


양국의 뚜렷한 입장 차이 속에서, 과연 협상은 어떻게 흘러갔을까요?





[담보 없이 무기를 지원한 미국]

2022년부터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어느덧 3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로부터 완전한 정치적 독립을 이루고자 EU 가입을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EU에 편입될 경우, EU의 영향력이 러시아 국경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고, 이를 위협으로 느낀 러시아는 결국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명분 아래, 미국과 EU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며 전쟁을 적극적으로 개입했습니다.

EU: 러시아 자산을 담보로 1,000억 달러 지원

EU는 전쟁이 발발하기 전, 유럽 중앙은행에 예치된 러시아의 자산을 동결했고,

이를 담보로 우크라이나에 1,000억 달러를 지원했습니다.

즉, 전쟁이 끝난 후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1,000억 달러를 회수하겠다는 전략이었죠.

미국: 담보 없이 3,500억 달러 지원

하지만 미국 바이든 정부는 러시아 자산을 담보로 잡지 않고,

그대로 우크라이나에 3,500억 달러(약 460조 원)를 지원했습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통해 러우 전쟁에서 민주주의와 서방 질서를 수호하는 리더로 자리 잡고, “자유를 지키기 위해 돈을 내고 있다”는 이미지를 강조하며, 유럽과 NATO 동맹국들에게 미국의 리더십을 더욱 확고히 하려 했습니다. 또한, 세계 최강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굳이 담보를 잡지 않아도 된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달러 패권을 가진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일단 무기를 제공하고, 전쟁 후 다양한 방식으로 돈을 회수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든 정부는 우크라이나를 단순히 돕는 것이 아니라, 전후 질서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만들려 했습니다. 단기적인 돈 회수보다, 전쟁 후 우크라이나 경제를 장악하고, 군사·외교적으로도 종속적인 관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이었죠. 하지만 이러한 바이든의 결정은 트럼프에게는 매우 못마땅한 일이었습니다.





[트럼프가 제시한 휴전 조건]

트럼프는 그동안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약 3,500억 달러를 지원했다고 주장하며, “이제 전쟁을 멈추고, 돈을 갚아야 한다” 라고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트럼프는 단순히 원금만 돌려받겠다는 것이 아니라, 3,500억 달러에 이자를 붙여 총 5,000억 달러를 갚으라고 압박했는데요!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인해 이를 갚을 능력이 없다는 점을 알고 있던 트럼프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땅에서 직접 5,000억 달러어치의 희토류와 광물을 채굴하는 “광물 협정”을 제안했습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땅을 마음대로 파헤쳐 광물을 채굴해 가더라도, 우크라이나는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죠.



[미국-우크라이나 광물 협정]

그렇다면, 트럼프가 제안한 “광물 협정”의 주요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미국은 우크라이나에서 채굴한 광물 자원의 수익을 50:50으로 배분한다고 밝혔습니다. 즉, 절반은 미국이 가져가고, 나머지 절반은 우크라이나 재건 투자 기금으로 사용한다는 것인데요. ​미국 측은 이 기금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장기적인 경제 안정을 도모하며, 미국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5,000억 달러 목표 수익을 달성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광물을 채굴할 계획이라고 밝혔죠. 뿐만 아니라 미국이 직접 우크라이나에 진출해 광물 자원을 채굴하게 되면, 러시아가 쉽게 개입하지 못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의 평화도 지켜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겉으로는 우크라이나 재건을 돕는 것처럼 보이는 이 협정은 실제로는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무시하고, 경제적 종속을 초래할 위험이 큽니다. 사실상 돈을 다 받아낼 때까지 우크라이나를 미국의 경제적 식민지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죠.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 요구]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요구에 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광물 협정을 맺을 의사가 있다며, 대신 미국의 지속적인 우크라이나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특히 협정안에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 조항을 포함해 달라고 요구했는데요.

젤렌스키는 이번 전쟁이 단순한 영토 분쟁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와 권위주의 간의 체제 전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민주주의의 수호자”인 미국이 국제 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논리로,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계속해서 지원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운 것이죠. 그가 요구한 ‘안전 보장’의 핵심은, 만약 러시아가 다시 우크라이나를 침략할 경우, 미국이 직접 군사적으로 개입해 보호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트럼프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는 미국은 더 이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할 생각이 없으며, 미국이 돈을 내지 않는 우크라이나를 보호할 의무도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또한,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할 경우, 러시아와의 갈등이 격화되어 제3차 세계대전이 촉발될 위험이 크다는 점도 명확히 했죠.

결국 이번 회담은 미국이 더 이상 “평화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세계 경찰”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신호이자, 앞으로는 힘이 곧 질서를 결정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억울함 | 부다페스트 양해각서]

하지만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원래 소련(현 러시아)의 일부였지만, 1991년 소련이 붕괴하면서 독립국이 되었습니다. 당시 우크라이나에는 소련이 배치한 핵무기가 다수 존재했는데요, 1994년, 미국과 영국은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안전 보장을 약속했습니다. 이 약속이 바로 ‘안전보장에 대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Budapest Memorandum on Security Assurances”)’입니다. 이 협정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보유하고 있던 모든 핵무기를 폐기했죠. 우크라이나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근거로 “미국과 영국이 우리를 지켜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이 우크라이나의 핵을 포기시킨 이유>


1994년 당시, 미국과 영국은 핵확산방지조약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었습니다. 소련이 해체되면서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벨라루스가 갑작스럽게 핵 보유국이 되었고, 이는 국제 사회에서 핵무기 통제의 중요한 변수이자 위협 요소로 떠올랐죠. ​미국과 영국은 “핵 보유국이 추가로 늘어나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의 핵무기를 제거하는 것이 국제 안보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안보 논리를 넘어, 패권국들이 자신들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기도 했죠. 핵 보유국이 늘어날수록 기존 강대국들의 지배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결국, 미국과 영국은 자신들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신생 독립국들이 핵을 포기하도록 강하게 압박했죠.

또한 우크라이나는 갑작스럽게 독립한 국가였고, 핵무기를 안전하게 관리할 기술적·경제적 능력이 부족했습니다. 미국과 영국은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죠. 당시 우크라이나는 경제가 불안정했고, 핵 관리 체계도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핵무기 유출 위험도 존재했기 때문에, 이를 조속히 폐기하는 것이 국제 사회에 더 안전한 선택이라고 봤습니다.





[아쉬울 거 없는 트럼프]

그러나 문제는 이 양해각서가 법적으로 구속력이 없다는 점입니다. 즉, 우크라이나를 보호해야 한다는 강제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죠.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는 일반적인 조약이 아니라, 각서 형태로 체결된 문서입니다. 국제법상 강제력을 가지는 정식 조약이 아니라, 정치적 약속에 가까운 협정이었죠. 이 협정에는 “위반 시 자동으로 군사적 개입을 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 영국은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보호할 법적 의무가 없고, 이행하지 않아도 제재를 받을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영국이 우리의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으면서도 지키지 않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서방 국가들은 법적 강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직접적인 개입을 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는 실질적인 보호를 보장하지 않는 “무력한 약속”이 되고 말았죠.

트럼프는 반발하는 젤렌스키에게 “우크라이나는 협상에서 내밀 카드가 없다”며 단호하게 반박했습니다.

트럼프는 꼭 젤렌스키에게서 5,000억 달러를 받아내지 않아도, 5000억$를 무조건 받아낼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바로, 러시아가 젤렌스키 정권을 무너뜨리고 세울 ‘친러 정권’을 통해서 말이죠.





[웃음 짓는 러시아]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회담이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며, 가장 흐뭇하게 웃고 있을 사람은 다름 아닌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입니다. 바이든 정부가 러시아를 강하게 배척했던 것과 달리, 트럼프는 러시아를 EU를 견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는 만큼, 미국에 이득이 된다면 러시아와 협정을 맺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가능성이 큽니다.

러시아의 목표는 우크라이나에 친러 정권을 세워 EU를 견제하는 것,

트럼프의 목표는 민주주의 수호가 아닌, 오직 5,000억 달러를 회수하는 것이죠.

푸틴 입장에서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게 해준다면, 그 후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의 허수아비 정권을 세워 트럼프와 ‘광물 협정’을 맺으면 됩니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와 미국, 서로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셈이죠.


트럼프 입장에서도, 계속해서 지원을 요구하는 젤렌스키보다, 새롭게 들어설 친러 정권과 협정을 맺는 것이 훨씬 유리할 수 있습니다. 결국, 트럼프에게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돈을 받아낼 수 있는 방법일 뿐이니까요.





[러시아를 이용하는 트럼프]

트럼프는 방위비를 올리지 않고 미국의 안보에 의존하는 NATO를 달가워하지 않았습니다. NATO 조약에 따르면, 전쟁이 발생하면 무조건 군사 개입을 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이 덕분에 EU는 전쟁이 나면 바로 미국이 전쟁에 개입해줄 것이기 때문에 자체 방위비를 늘릴 필요가 없었고, 미국산 무기도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트럼프는 유럽 전체에 긴장감을 조성해 각국의 방위비를 올리고, 미국 무기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려 하고 있고, 그 수단으로 러시아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죠!

트럼프가 러시아와 손을 잡으면,

우크라이나의 친러 정권으로부터 5,000억 달러를 받을 수 있고,

유럽을 견제하며 NATO 국가들의 방위비를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반면,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에 친러 정권을 세우는 것만으로 충분한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트럼프의 제안은 서로에게 나쁘지 않은 거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트럼프는 어떻게든 5,000억 달러를 받아낼 수 있다는 계산이 섰고,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강경한 태도를 유지한 것입니다.


이번 회담을 통해 트럼프는 더 이상 민주주의와 평화를 내세우는 바이든 시대가 아닌, 힘이 지배하는 ‘뉴노멀(New Normal) 시대’가 도래했음을 전 세계에 공표했습니다. 이제는 동맹과 정의가 통하지 않는 무서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한국 역시 긴장해야 할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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