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상담
수치심에 대하여
부부상담을 시작하며 가장 큰 심리적 장벽은 문제가 있는 부부처럼 보일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나 부부상담을 시작했어"라고 말하기 주저 하거나 상담 중임을 구태여 밝히지 않는 상태. 그런 상태가 상담에 대한 나의 심리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와 연결된 또 하나의 장벽은 수치심이었다. 나의 심리적 취약함을 타인에게 드러내야 하는 상황이 '싫다'는 일차적인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상담에 대한 편견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상담과 같이 외부 전문가에게 나의 멘탈을 진단받고 문제 해결방법을 찾는 것이 낯설지 않음에도 난 상담을 시작하는 걸 주저했다.
그러나 우리 관계는 더 이상 서로의 자력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우리 안의 관계가 쌓아온 역사성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으면서 시도하는 모든 행동들이 관계를 힘들게 했다.
모든 일이든 구체적으로 솔직하게 말로 표현하면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자만.
서로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여유보다는 나만을 받아달라던 오기.
언제까지나 우리에게 싸움과 화해를 이어갈 충분한 시간과 에너지가 남아있을 거라는 착각.
우리 관계를 위기에 봉착해 있었다. 이 모든 두려움과 수치심을 감수하고 상담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