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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nobanker Nov 11. 2022

하고 싶은 대로 되지 않더라도

방향성을 가지고 노력하면 이루어지는 일들

얼마 전에 내가 되고 싶은 모습과 하고 싶은 일들을 그리고 표현하니 정말 이루어지는 신기한 힙합 가수들에 대한 글을 썼었다. 최근에 나한테 찾아온 여러 기회들이 그런 생각을 더 확고히 해 주는 것 같아서 공유해 본다. 요즘 경기도 어렵고 주변에 상의도 못하고 걱정하는 분들도 정말 많을텐데 혹시 이 글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주변에서 그런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이직처를 정하고 그만둬야지. 경기도 어려운데 이직이 안되면 어쩌려고 그래.'

'쉬면 쉴 수록 업무에 대한 감이 떨어지는데 쉬는 기간이 길면 더욱 더 구직이 어렵지 않겠니?'

'쉴 때가 기회니 여행을 멀리 다녀와 보면 어때? 언제 이렇게 쉬어 보겠어.'


절대 직장을 쉽게 때려치라는 메시지를 보내려는 건 아니다. 실질적으로 어떤 노력을 했더니 이런 걱정들이 기회로 다가왔는지 이야기 하려고 한다. 


1. 쉬고 있다는 걸 주변에 알리고 LinkedIn에 공유했더니 잡 오퍼가 들어왔다. 


구직 시장이 회사 우위든 구직자 우위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한 곳은 꼭 있을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결혼하기 전에도 이 세상의 수많은 남자들 중에 딱 한명만 찾으면 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구직도 똑같다는 생각이다. 단, 내가 정말 준비되어 있는 사람인지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는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스스로 평가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가만히 기다리고 있는다고 기회가 저절로 굴러들어오진 않는다. 


(1) 이력서를 눈에 잘 들어오게 업데이트 하고 

(2) 포트폴리오 작성에 관한 여러 레퍼런스를 참고해서 해당 직무에서 중요시하는 부분을 포함시켜 포트폴리오를 업데이트 하고 

(3) 주변의 지인들에게 내가 쉬고 있고 구직중임을 알리고 

(4) 구직 포털에 적극적인 구직 의사를 업데이트 하고 

(5) 커리어 SNS 를 통해 내 생각이 담긴 글들을 꾸준히 올렸다. 


이런 노력들이 모여서 나를 만나보고 싶다는 회사들에서 연락이 왔고, 감사하게도 면접을 정말 많이 보면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인더스트리와 직무에서 나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았고 배울 수가 있었다. 앞으로의 커리어 또한 계획한 대로 흘러가기 보다는 기회를 더 많이 흘러들어오게 하기 위해, 또 들어온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를 채워 나가면 되겠다는 힌트를 얻었다. 


2. 쉬더라도 '잘' 쉬니 이전보다 더 튀어오를 준비가 되었다. 


쉬는 것도 능력이다. 아무 것도 안 하고 먹고 자면서 쉬는 기간이 채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더라. 쉬는 게 익숙하지 못한 나 자신을 알게 된 것 또한 이번 공백기의 큰 수확이었다. '어떻게 하면 쉬는 게 어색한 나를 잘 쉬게 할 수 있을까' 라는 낯선 고민에 빠졌다. 


가장 처음 내가 한 일은 


(1) 동네 헬스장 등록하기

(2) 머리 하기 


였다. 헬스장을 등록하니 운동을 거의 매일 가게 되었고, 스쿼트 중량은 시작할 때 15kg에서 이제는 40kg를 찍고 있다. 근육에서 나오는 힘은 정말 어마어마 하다. 힘을 내기 싫어도 다리와 허리에 힘이 들어가서 꼿꼿한 자세로 다니게 된다. 그래서 잠도 잘 자고 넘치는 활력 때문에 갑자기 돌아다니고 싶고 사람들도 만나고 싶어서 최근 엄청 바쁘게 보내고 있다. 심지어 두뇌 회전도 빨라져서 예전에 잘 모르던 것들도 찬찬히 읽어 보니 이해가 되고 입력이 되더라. 


머리를 하는 것도 자신감에 큰 영향이 있다. '내가 되고 싶은 이미지'를 그리고 그런 머리스타일로 해 달라고 했다. 머리만 바꿨을 뿐인데 머리에 맞춰서 표정도 제스춰도 바뀌고 피부관리도 한다. 그 이미지에 어느새 가까워지는 걸 느낀다. 바꾸기 전과 비교해서 어려보인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집에 있는 날도 머리를 깔끔하게 하고 동네 카페에서 동네 친구도 만나고 즐거운 수다 타임을 즐겼다. 그러다가 화상 면접이 잡히면 내가 추구하는 깔끔한 이미지에 부합하는 그런 머리를 하고서 잠깐 메이크업을 하고 즐겁게 면접관 분들과 대화를 나눴다. 동창 모임도 가고 결혼식도 가고 못 만나던 친구도 만났다. 


이런 거다. 항상 준비된 상태로 있는 것. 혼자 오래 있더라도 고요함을 즐기고, 나를 가꾸고, 사람들이 정말 만나고 싶을 때 언제든 나갈 수 있게 몸과 마음을 준비하는 것. 언제든 일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통통 튀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이전에 비해 훨씬 더 자신감 있게 말을 하고 빠릿해짐을 느낀다. 살도 별로 찌지 않고 비슷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결국 다시 일을 시작할 때 이 시간들이 원동력이 될 게 분명하다. 


3. 여행을 가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니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 


언제부턴가 '휴가 = 여행' 이라는 공식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이번에 충분히 여행을 갈 수 있는 시간이 생겨도 여행이 휴식이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행동 반경을 크게 바꾸지 않았다. 그랬더니 더욱 더 안정감이 들고, 아이러니 하게도 언제든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여행을 가는 것도 리프레쉬를 위해 너무 좋은 활동이다. 다만 가기 전에 내 방이, 침대가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지 부터 체크하는 거다. 옷장 속은 쓰레기통인데 여행을 가서 옷을 더 사온다. 계속 쓰레기가 늘어나고 마음에 부채가 생긴다. 일 주일치 빨래가 밀려 있는데 여행을 다녀 오면 또 빨래는 쌓이기만 한다. 병원에 가서평소 걱정하던 질환에 대해 체크해야 하는데 못 하고 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 최악의 조건이다. 


버릴 게 없을 때까지 버리고 또 버렸다. 신발을 버리고 입지 않는 옷가지를 버렸다. 그리고 나서 사진첩을 정리하고 안 쓰는 구독 서비스도 정리했다. 걱정하던 건강검진 결과를 갖고 병원에 가서 진단도 받고 음식이나 생활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조언을 들었다. 그러고 나니 마음에 공간이 생겼다. 그래서 그 공간을 들여다 보고 글도 쓰고 공부도 하고 있다. 아직도 버릴 게 산더미다. 클라우드에 있는 저장 공간도 비워야 하고 지난 커리어도 더 정리해야 한다. 어느정도 정리하고 나서야 새로운 시작이 가벼워지지 않을까? 


그리고 나서 일에 초 집중하다 보면 여행을 갈 시기는 내가 정할 수 있을 정도가 될 거다. 그 때쯤 기쁘게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 




이렇게 세 가지 정도의 행동의 방향성을 잡고 노력을 했고 손에 잡히는 기회들이 정말 많이 생겼다. 아직도 난 무궁무진한 기회가 저 너머에서 날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불리한 것과 못 하는 것에 집중을 하다 보면 기회가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되고 싶은지 생각하고 그 방향에 맞는 노력을 하면 꼭 그대로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분명 얻는 게 있다. 공유하고, 잘 쉬고, 비워내면 새로운 걸 시작할 힘이 생긴다. 


내 자신을 잘 알고, 주변을 정리하고, 천천히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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