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0. 아프리카 여행기 Part II-1
케냐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6박 7일간의 사파리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가장 첫 코스로 간 마사이마라 국립공원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꿈에 그리던 아프리카, 그곳을 2017년 추석 황금연휴 기간에 다녀왔습니다.
Part I은 여행 준비에 대한 내용,
Part II는 본격적인 여행기,
Part III는 여행 후기입니다.
이 글 Part II-1은 6박 7일간의 케냐 사파리 투어에 대한 내용입니다.
09/24 Sunday
Main Attraction : 마사이마라 국립공원
하루 전 14:55에 인천에서 출발해서 중간에 중국 광저우 Baiyun International Airport 에서 경유를 했다. 네 시간 반의 연결 시간 동안 밥도 먹고 인터넷도 하고. 공항 안에만 있었으니 그저 그런 시간이었는데, 기억나는 거 세 가지.
- 무료 Wifi를 사용할 수 있는데, 와이파이 비번을 발급해주는 기기에서 여권을 스캔하면 아이디와 비번을 준다. 원래 영수증으로 출력되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안 나오잖아. 벙찌다가 화면이 넘어가버려서 두 번을 발급받았다. 두 번째는 비번이 화면에 뜨는 순간에 카메라로 찍어서!!! 사용했다는.
- 광저우 공항 카트에는 스마트 기기가 달려있다. USB 포트도 있어서 충전도 할 수 있고(느림, 시간제한이 있어서 몇십 분마다 다시 뽑았다 다시 꼈다가를 반복 ^^), 딱 하나 그나마 유용한 건 내 보딩패스를 스캔해서 스케줄을 띄워놓을 수 있다는 것 정도..? 이거 써보고 싶어서 구하러 엄청 돌아다녔다능..
- 중국 남자들은 손톱을 잘 안 깎나 보다. 보이는 남자 직원마다 손톱이 무지 길다... ........
새벽 5시 50분. 인천을 떠나 광저우를 거쳐 16시간이 넘는 긴 긴 비행 끝에 나이로비에 도착했다. 조모 케냐타 공항 Jomo Kenyatta International Airport 입성. 케냐에서 2017년 8월 31일 자로 비닐봉지 사용이 금지됐다고 해서 걱정했지만, 비자 확인 후 입국절차는 무척 간단해서 아무도 내 짐을 따로 체크하지 않았다. (혹시 가방에 미처 생각지 못한 비닐봉지가 있을까 봐 ^^; 그래도 비닐봉지는 최대한 사용하지 맙시다.)
공항에서 나오니 새벽 공기가 상쾌했다. 사파리 에이전시에서 공항 픽업을 해준다고는 했지만.. 수많은 사람들 중 내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든 이는 보이지 않는다. 흠.. 시간이 일러 어쩔 수 없이 은행 ATM기로 케냐 쉴링을 출금했다. 그리고 아까 도착해서 나온 출구 앞에서 심카드를 산 뒤 경찰 같은 유니폼을 입은 공항 직원의 도움으로 겨우 에이전시 직원을 찾았다. 비행기가 일찍 도착할 수도 있어 새벽 세시인가 네시부터 나와 계셨단다. ^^;; 괜스레 지송. 픽업 차량에 올라 공항에서 도심으로 이동했다.
<유심카드>
가기 전에 검색해보니 어느 회사 껄 사도 무리 없겠지 싶었는데. 아니올시다. Safaricom, Airtel 등 다양한 회사가 있는데,
무조건 사파리컴을 사자.
2등 3등 회사에게는 미안하지만 사파리컴의 커버리지가 독보적이다. 암보셀리에서, 나의 에어텔은 터지지도 않는데 사파리컴을 사용하는 옆 사람은 아주 여유롭게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어서 충격적이었다. 사용법이나 요금에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이른 아침이라 길은 막히지 않았는데 공항 근처의 허허벌판을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모습이 기이했다. 인천공항과 서울 사이의 도로변을 사람들이 걸어 다닌다고 상상해보면.. 이상하잖아?? 운전하는 직원분께 물어보니 그냥 차가 없어 걷는 것뿐이며, 오늘은 일요일이라 그렇지 평일에는 걸어 다니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한다. ^^;
시내에 있는 사파리 에이전시 사무실에 도착해서 먼저 투어상품 금액을 지불했다.
바보 아녀.. 신용카드로 지불하면 수수료가 많이 붙으니 꼭 현금으로 내자.. ㅠㅠ 워낙 이른 아침이어서 정신이 없었는지 금액을 넉넉히 뽑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바보였다.. 공항에서 잔뜩 출금해왔어야 하는데.. 케냐 쉴링이 모자라 나중에 몸바사에서도 한번 더 출금을 하게 된다. ^^;
<사파리 상품 종류>
사파리 상품은 제공하는 서비스(차량, 식사 등)와 숙소 등급에 따라 보통 세 가지로 나뉜다. 가격도 이에 따라 천차만별. 국립공원에서 게임 드라이브를 할 때 다양한 종류의 차량을 볼 수 있었는데, 고급 차량은 양옆이 뚫려있기도 하다. (그런데 옛날에 그런 차량에서 한 관광객이 동물에게 공격을 받았던? 사고도 있었다고 한다 ㅋ)
- 저렴이 Budget
- 중간 Mid-Range
- 고급 Luxury
대부분의 상품이 그룹 투어이고, 단체로 간다면 그에 맞게 문의하면 될 듯.
공항 픽업, 차량, 국립공원 입장료, 3 끼니 식사, 숙소가 포함되어 있다. 물은 포함 안된다고 명시해놓은 곳들이 많은데, 메일 주고받으면서 넣어달라고 하면 대부분 끼워 넣어준다.
6박 7일은 기간도 기니 아무래도 부담스러워서, 나는 Budget 형 상품을 선택했다. 가격은~~ 가격은~~ $750
시간은 아직 8시도 안됐다. 너무 배가 고파 아까 나를 픽업해준 친구(이름 까뭇또)에게 아침을 먹고 싶다고 말하고 같이 길을 나섰다. 주변에 커피숍(JAVA Coffee)도 있고 도넛 집도 있었는데 다 오픈을 안했다. 결국 쪼오금 걸어서 모이 에브뉴 Moi Avenue(?)의 한 스낵 가게에서 밀크티와 사모사 등을 사 먹었다. 맛탱이 없었뜸.. 케냐에는 팁 문화가 있다고 해서 이 친구에게도 팁을 약간 주었다.
조금.. 아니 많이.. 같이 움직일 친구들을 기다렸다. 아침을 먹고 조금 있다가 디에고라는 친구가 사무실에 도착했다. 다른 사람들을 기다리면서 대화를 해보니 콜롬비아에서 왔단다. 오 오 콜롬비아!! 나 나 나르코 Narco 알오!! 이러니까 뭔가 질린다는 듯이 응~~~ 우리 콜롬비아 완전 발전돼서 그 미드랑 완전 달라~~ 라고 한다. 나르코는 미국에서 오나전 힙한 미드다. 마약밀매의 역사를 보여주는 아주 재미진 드라마인데 그런 말을 완전 많이 들어본 듯한 느낌이었다. 외국인이 한국사람 보면 오 아이노 걩남 스타일~~ 이러면 진절머리 나는 그런 뉘앙스..? ㅎㅎㅎ 아무튼 디에고는 말이 좀 많은 느낌이었다.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밖으로 나가 차에 올라타니 같이 여정에 떠날 이들이 도착하고, 아침 아홉 시가 넘어서여 본격적인 사파리 여정길에 올랐다. 함께 할 이들은 아까 그 디에고, 카탈루냐에서 온 리아와 소니아, 인도에서 온 야쉬 이렇게 다섯 명. 야쉬 아저씨를 빼곤 연령대도 나와 비슷하고 무난한 성격인 것 같아서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여행 조사하면서 본 블로그들 보니 진상도 많은 것 같아서 좀 걱정했거든.. ㅎㅎ 다들 3일/4일 여정으로 일찍 떠나지만 디에고는 나처럼 7일 일정이었다. 야쉬 아저씨는 뭔가 posh 한 느낌이 들었는데 알고 보니 직업군인이고 취미는 사진 찍기라고. 그래서 대포 카메라와 괴물 카메라를 가져오셨다. 그리고 우리의 드라이버는 패트릭 A.K.A. 파파. 아주 구수하고 사카스틱한 입담으로 우리의 여행에 맛깔난 양념이 되어주셨다.
첫날의 목적지는 마사이마라 국립공원 Maasai Mara National Reserve. 우리가 아는 그 '마사이족'의 마사이 Maasai 가 맞다. 나로크 현 Narok County 에 있는 이 국립공원은 사실 탄자니아와 케냐 두 나라에 걸쳐있는 하나의 보호구역이다. 대부분이 탄자니아에 걸쳐 있는 세렝게티 국립공원이고, 북쪽 끄트머리가 걸친 케냐 쪽은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이다.
나이로비에서 벗어나 한 시간쯤 달려 대지구대 Great Rift Valley 전망대에서 잠깐 멈춰 서는데, 아프리카 대륙의 동쪽을 따라 5,000km 길이로 발달한 지구대이다. 케냐의 서북쪽에서부터 남쪽으로 길게 걸쳐 있다고 하는데, 높은 절벽에서 바라보는 초원의 풍광이 퍽 멋졌다. 다들 내려 사진도 찍고 구경도 했다.
조금 더 달려 점심식사를 위해 나로크 마을에 정차했다. 나로크현의 인구는 4만 명쯤 된다는데, 마사이족이 대부분이다. 우리의 차량은 어느 한 방갈로우에 정차해서 우리를 떨궈주었고, 우리는 셀프 급식 점심을 먹었다. 여기서 케냐의 사파리 시스템을 엿볼 수 있었는데, 여행상품의 레벨이 같으면 에이전시 상관없이 사용하는 식당이나 시설은 모두 동일하다는.
<케냐의 부족 Tribes of Kenya>
케냐는 40개가 넘는 부족으로 이루어진 나라다. 이 중 가장 큰 부족은 전체 인구의 22%를 차지하는 키쿠유 Kikuyu 족으로, 케냐의 1대 대통령인 조모 케냐타 Jomo Kenyatta(나이로비 공항 이름 주인공 맞다)와 그의 아들이자 2017년 대선으로 대통령 재임에 성공한(그러나 논란이 여전한) 우후루 케냐타 Uhuru Kenyatta 도 이 부족 출신.
두 번째로 많은 부족은 전 인구의 14%인 루야 Luhya 족, 세 번째는 루오 Luo 족. 이번 2017 대선을 다시 치르게 한 주인공 라일라 오딩가 Raila Odinga 역시 루오 족이다.(이 순서는 출처마다 다르게 나옴) 우리가 잘 아는 마사이족 Maasai 은 인구의 2%도 안 된다. 그럼에도 케냐 국기의 가운데에서 마사이족의 창과 방패를 볼 수 있다.
해안도시로 내려오면 이슬람 종교를 가진 부족이 많아 음식, 건물, 복장 등 문화가 달라 분위기도 사뭇 달라진다.
케냐 사람들은 자신의 부족에 기반해서 투표를 한다고 한다. 정치부패도 심하고 사회 청렴도도 낮은데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앞으로 나아갈 길이 험난해 보인다.
나이로비에서 출발한 지 여섯 시간 정도 지나 캠프 사이트에 도착해 짐을 풀고 한 시간 정도 쉬었다. 출발하기 전 다이스케라는 일본 청년을 추가로 우리 차에 태우고 게임 드라이브를 하러 출발했다. 이미 마사이마라에 가까워질 무렵부터 비포장도로 양옆 초원에서 간간히 기린, 얼룩말을 보고는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기대했는데, 마사이마라 국립공원 입구를 지나자 마자 다큐멘터리에서만 봤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얼룩말!! 얼룩말이네요!! 이러면서 멈춰서 찰칵찰칵, 가젤!! 가젤이네요!!! 잠깐만, 멈춰 서세요!! 찰칵찰칵, 초심을 뚝뚝 흘리며 기뻐했다. 나중에는 이런 동물들에 기뻐하는 다른 차량들을 보면 훗, 초짜들.. 이라며 다같이 비웃었더랬지. 여기부터는 이번 여행을 위해 장만한 똑딱이 줌 카메라 SX720HS로 찍은 사진이 많다.
가젤류와 얼룩말, 누는 사파리의 기본템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자주 볼 수 있다. 반면 코끼리, 사자, 표범, 버팔로, 코뿔소는 하이라이트라는 의미로 빅 5라고 불리는데, 코끼리는 생각보다 많이 볼 수 있고(특히 암보셀리에는 더 많다) 버팔로도 흔해서 표범, 사자, 코뿔소 정도는 되어야 레어템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아이템으로 비유하는 건 그냥 장난입니다 ^^;)
해가 질 때까지 한 2시간 남짓의 첫 게임 드라이브 동안 운 좋게도 사자 가족 무리도 볼 수 있었다. 너무 귀엽게 뛰노는 아기사자들과 편안하게 쉬다가 갑자기 짝짓기를 두 차례나 하는 엄빠 사자까지 포착 ^^;; 노을이 지자마자 빠르게 어두워지는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을 빠져나오면서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모든 게.
숙소로 돌아와 저녁에는 화기애애하게 맥주를 곁들여(맥주 판매함, 한 병에 250KES) 식사를 한 뒤 여럿이 모여 잡담을 곁들인 카드게임을 하며 꿈만 같은 첫날밤을 보냈다. 디에고 덕분에 다들 얼마나 즐거웠던지.
마사이마라에 머무는 이틀 동안 미티 밍기 에코캠프 Miti Mingi Eco Camp 라는 곳에서 묵었다. 국립공원에서는 차로 약 10분 거리, 공용 식당이 있고 대형 텐트가 여러 개 있는 형태의 캠핑장이다. 나는 같은 그룹의 카탈루냐 처자 둘과 함께 4인 텐트를 사용했다. 텐트 안에 밝지 않은 전등과 화장실 겸 샤워실이 있다. 캠프 사이트의 시설이 열악하다 보니 전기는 오전 6시~오후 10시까지만 들어오고, 유독 우리 텐트만 따뜻한 물이 안 나왔지만 그런대로 지낼 만했다. 여행 가기 전에 모기를 조심하라고 들어서 잘 때 롱삭스까지 장착해서 맨 살을 허용하지 않아서 그랬는지, 이 곳에서 모기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Part II. 여행기
Part II-1. 사파리
Day1. 케냐에 가보았습니다.
Day6. 케냐에 가보았습니다.
Day7-1. 케냐에 가보았습니다.
Part II-2. 해안도시
Day7-2. 케냐에 가보았습니다.
Day8. 케냐에 가보았습니다.
Day9-1. 케냐에 가보았습니다.
Day9-2. 탄자니아에 가보았습니다.
Day10. 탄자니아에 가보았습니다.
Day11. 탄자니아에 가보았습니다.
Day12. 탄자니아에 가보았습니다.
Part III. 여행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