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0. 아프리카 여행기 Part II-1
케냐에서 한 6박 7일간의 사파리 투어, 셋째 날은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에서 시작했습니다. 오후에는 200km 정도 떨어진 나쿠루라는 도시로 이동하여 생기 넘치는 나쿠루 시내까지 구경했습니다.
꿈에 그리던 아프리카, 그곳을 2017년 추석 황금연휴 기간에 다녀왔습니다.
Part I은 여행 준비에 대한 내용,
Part II는 본격적인 여행기,
Part III는 여행 후기입니다.
이 글 Part II-1은 6박 7일간의 케냐 사파리 투어에 대한 내용입니다.
09/26 Tuesday
Main Attraction : 마사이마라 국립공원 & 나쿠루 시내 구경
마사이마라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우리 팀은 역시 서두르지 않았다. 다른 팀이 모두 출발하고 난 뒤 6시 40분쯤 캠프장을 나섰다.
원래 아침에 동물들이 더 활발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나서자마자부터 다양한 동물을 볼 수 있었다.
게임 드라이브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암사자가 작은 언덕에 우아하게 앉은 라이언 킹을 연상시키는 풍경을 보았다. 원래 수사자들이 영역다툼을 하면 암사자들은 싸움을 피해 있는다고 한다. 역시나, 이날 아침도 큰 싸움이 있던 듯하다. 이겼음에도 불구하고 큰 부상을 당한 사자도 보았고 싸움에 진 사자가 영역에서 떠나는 것을 따라가며 지켜보는 모습도 보았다.
다들 마사이마라에서의 마지막 게임 드라이브라 그냥 떠나기가 아쉬웠는지 기린 무리를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파파가 어딘가 수풀 뒤의 외진 곳에 차를 세워주고는 다리도 펴고 볼일(^^;)도 보라고 했다. 다시 말하지만 원래 이러면 안 된다.. ^^; 물론 주변에 동물은 없었다.
두 시간 남짓 마사이마라에서의 마지막 게임 드라이브를 마쳤다. 우리 그룹은 2박 3일 동안 레오파드 빼고는 주요한 동물을 다 보았다. 원래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한두 가지 정도는 빼고 보여주는 게 비즈니스 전략이라는 파파의 넝담~! ( ͡° ͜ʖ ͡°)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에서의 일정 끝. 길을 나서자마자 물건을 한가득이고 지고 도로변을 걷는 이들이 많이 보였다. 과연, 화요일은 장이 서는 날이라고 한다. 곳곳에서 물건이나 가축을 가지고 와서 사고팔고 지인과 담소도 나누고 술 한잔 기울이기도 하는 날이라고 한다. 파파가 주의를 줬다. 특히나 이렇게 도심에서 떨어진 외곽지역 사람들은 백인(이들이 말하는 백인은 꼭 코케이지언 뿐 아니라 아시아인도 포함된다)이 돌아다니는 걸 보면 오로지 돈을 뜯어낼 생각만 하니 조심하라고.
점심을 먹는 장소까지 지루한 이동시간이었다. 더군다나 이 카탈루냐 처자들과 디에고 셋이서 친해져서 스페인어로 어찌나 수다를 떨던지, 짜증이 날 정도였다. 흥에 겨워 블루투스 스피커로 차마 들을 수 없는 방정맞은 스페인 유행가까지 튼다. 꼭지가 돌기 직전이었다. 겨우겨우 참던 중 롱고놋 산 Mt. Longonot 근처의 휴게소 Transit Bangalow 에 도착했다.
점심도 먹고 카탈루냐 처자 둘을 나이로비로 가는 차에 갈아 태워주었다. 이들은 2박 3일로 온 것이기 때문. 잘 가고 다시는 보지 말자.. ㅎㅎㅎㅎ 이제 우리 일행은 나, 디에고, 야쉬 아저씨, 일본 친구 다이스케 이렇게 네 명이 되었다. 와.. 살겠다. 말 졸라 많아!!! 나중에 디에고하고 대화를 많이 했는데, 그도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상당히 수다스러운 것 같다고 인정했다. 정말.. 진절머리가 날 정도였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이 떠나서 그런지 디에고는 사뭇 서운한 분위기였다. (ㅋㅋㅋㅋ난 너무 좋았는데)
아무튼 우리는 다음 행선지인 나쿠루 Nakuru 로 향했다. 초입부는 차가 많았는데, 이 쪽에 우간다로 가는 도로가 연결되어 있다고 했다. 오토바이가 많이 보였는데 이걸 "보다 보다 Boda Boda"라고 부른다고 한다. 국경을 오고 간다는 의미로 Border 라 부르는데, 이를 쉽게 발음한 듯하다.
<나쿠루>
나쿠루 현의 수도이며 인구는 약 300,000명이다. 나이로비, 몸바사, 키수무에 이어 케냐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이며 나쿠루 호와 접한다. 해발 1850m로 나이로비(1795m)보다 아주 조금 춥지만, 뭐 비슷하다. 나쿠루에는 나이로비 등 다른 도시로 갈 수 있는 공항과 기차역도 있다.
오후 4-5시쯤 나쿠루에 있는 숙소에 도착했다. '호텔 시티맥스 Hotel City Max'. 규모는 크지 않은데 방이 너무 깨끗해서 쏙 마음에 들었다. 이번에 아프리카 여행 숙소 중 두 번째로 마음에 들었던 곳. 게다가 1인 1방 ^^ 하긴.. 이틀 동안 캠프 사이트에서 잤으니 어딜 가도 문명의 세계로 돌아온 느낌이라 좋았긴 했을 거다만.., 우리 사파리 상품이 Budget 레벨인데도 몹시 깔끔했다.
저녁식사까지 시간이 남아서 나와 콜롬비아 청년 디에고, 일본 청년 다이스케는 맥주도 살 겸 나쿠루 시내를 구경하기로 한다. 호텔에서 맥주를 판매하지 않았기 때문. 사실 나쿠루 시내로 들어설 때 공회전하는 곳에 멋진 구조물이 하나 있었는데, 디에고가 그걸 꼭 보고 싶다고 해서 건 것도 있었지. 아직 해가 떠 있기도 하고, 청년이 둘이라 든든했다. 그나저나 야쉬 아저씨는 엄청난 크기의 캐리어에 엄청난 양의 짐을 가져왔는데, 대포 카메라 포함 일반 DSLR과 노트북까지 있어서 전자기기 충전도 하고 사진 정리도 해야 한다며 숙소에 남으셨다. 방에서 줄담배도 피우시느라 ^^ 바쁘심.. 매너 빵점.
케냐에 도착하자마자 사파리를 시작하는 바람에 아직 ‘진짜 케냐’는 보지 못한 터였다. 호텔에서 나서자 한동안은 한적한 시골길이었지만, 대로로 나서자 하교하는 초딩/중딩 학생들의 모습과 시장 풍경을 보니 아, 정말 케냐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낯선 우리를 보고 꼬맹이들이 신기해했고, 우리도 덩달아 즐거웠다. 많은 여행자들이 이곳을 거쳐 가지만, 이렇게 도심까지 나와 구경을 하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우리도 이 두어 시간의 나들이 동안 외국인은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
마사이마라 숙소 캠프 사이트에서 파는 맥주는 250쉴링이었다. 디에고는 알코올 판매점 Liquer Shop 에 들어가 가격을 알아보자고 제안했고, 처음으로 발견한 가게에서 맥주캔 6개들이 Six Pack 의 가격을 물어봐 계산해보니 한 캔당 180쉴링. 와 싸다~~ 우리 돌아오면서 사자!! 그러고 한참을 더 걷자 또 다른 가게가 나와 가격을 물으니 6팩 캔당 160쉴링. 와 안사길 잘했네~~ 하며 더 걷자 또 다른 샵이 나와 가격을 물으니 6팩 캔당 150쉴링. 그렇다. 발품을 팔아야 하는 것이다.
최저가 맥주를 발견한 우리는 기뻐하며 목적지인 공회전하는 곳에 도착해서, 문제의 부서진 차 조형물을 보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조금 노닥거리다가 돌아오는 길에 마지막으로 가격을 알아봤던 가게에 들러 6팩짜리 두 개를 샀다. 내가 위스키를 좋아하는데, 갑자기 궁금해져서 점원에게 혹시 케냐산 위스키도 있느냐고 물었다. 직원이 Top Secret!! 이란다. 에에~~ 무슨~~ 우리는 위스키 좀 알려주는 게 그리 비밀이냐며 웃었다. 그러자 직원이 아무 말 없이 술병을 하나 들고 온다. 라벨에 Top Secret이라고 적혀있다. 위스키 이름이 Top Secret ^^ 이걸 또 기념사진으로 박고 호텔로 향했다.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려서 주스, 껌 겉은 잡다한 것도 사고, 운동 경기장에 들어가서 축구 연습하는 것도 보았다. 너무너무 재미있는 시내 탐방이었다. 맨정신이었지만 술에 취한 듯 즐거웠다.
숙소로 돌아와 디에고와 파파와 담소를 나누며 저녁식사를 했다. 파파는 정말 재미있는 사람이다. 어찌나 입담이 구수한지, 제발 이야기보따리를 더 풀어달라고 부탁하고 싶을 정도. 아프리카의 야생을 보고 싶은 사람은 옛날부터 많았기 때문에 이런 사파리 상품은 예전부터 있었다고. 단, 예전의 사파리는 상황이 많이 달랐는데, 캠프장 같은 시설이 생기기 전에는 텐트를 가져가 초원 한가운데 텐트를 세우고 잠을 잤다고. 한 번은 관광객이 이상한 소리가 들려 깨 보니 텐트 바로 앞에 코끼리가 있었다고 한다. 와. 말 그대로 밤하늘을 수놓은 별 아래에서 동물과 함께 잠을 자는 그런 환상의 시간이었던 게다. 물론 크고 작은 사고도 많았다고 한다..
저녁을 먹고 나서 디에고, 다이스케와 함께 호텔 옥상으로 올라가 발품 팔아 저렴하게 산 맥주를 홀짝거렸다. 와, 이거 낭만적인데. 시티맥스 호텔 네온사인이 빛나는 옥상에서, 달빛 아래에서 맥주. 수다를 까다가 아늑한 방으로 돌아가 하루를 마감했다. 그나저나... 이날부터 뱃병이 났다. 어제부터 심상치 않더라니, 물갈이하나부다. 너무 방심했던 게야. 진통제 감기약 반창고 연고는 챙겨 왔으면서 이런 상황은 상상도 못 하였다.
시티맥스 호텔 Hotel City Max, 1층에 식당이 있고 술은 따로 판매하지 않는다. 크진 않지만 제법 정리가 잘 되어있고, 무엇보다 방이 정말 아늑하고 깨끗한 호텔. 화장실도 무척 깔끔했다. 버짓 투어인데 이렇게 좋은 숙소라니 ^^
Part II. 여행기
Part II-1. 사파리
Day3. 케냐에 가보았습니다.
Day6. 케냐에 가보았습니다.
Day7-1. 케냐에 가보았습니다.
Part II-2. 해안도시
Day7-2. 케냐에 가보았습니다.
Day8. 케냐에 가보았습니다.
Day9-1. 케냐에 가보았습니다.
Day9-2. 탄자니아에 가보았습니다.
Day10. 탄자니아에 가보았습니다.
Day11. 탄자니아에 가보았습니다.
Day12. 탄자니아에 가보았습니다.
Part III. 여행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