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2천만 명이 쓰는데 왜 결제로는 돈을 못 벌까?

2천만 당근, 결제는 왜 적자일까?

by blan

당근은 대단합니다. 한 달에 무려 2,107만 명이 들어오고, 동네 가게 사장님들의 비즈프로필만 200만 개가 넘습니다. 중고차 직거래 점유율은 70%에 달하죠.


그런데 재무제표를 열어보면 고개가 갸웃해집니다. 사람들이 당근페이에 충전해 둔 돈(선불충전금)은 625억 원으로 3년 새 8배나 폭풍 성장했는데, 정작 2024년 당근페이 매출은 37억 원에 불과합니다. 누적 영업적자는 251억 원이죠.


시장은 미어터지는데, 정작 계산대에는 파리가 날리는 셈입니다. 왜 그럴까요? 결제 인프라, 즉 파트너십의 기반이 너무 얇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카카오, 토스가 꽉 잡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당근이 싸울 무대는 명확합니다. 바로 '동네'입니다. 만약 제가 당근의 내부 전략가라면, 이 거대한 트래픽을 돈으로 바꾸기 위해 다음 3가지 축을 당장 실행할 것입니다.


축 1. 금융 파트너 다변화: "하나만 바라보지 않겠습니다"

현재 당근페이는 하나은행, 하나카드와 단독으로 손을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협상력을 떨어뜨리고 타사 고객의 진입을 막는 허들이 됩니다.

KB국민카드와 손잡기: 2030 세대 점유율 1위인 KB국민카드와 제휴(PLCC)를 맺어야 합니다. "2천만 명의 앱 화면에 카드 발급 창을 띄워줄 테니, 동네 결제 혜택을 제공해달라"는 논리입니다.

인터넷은행 연결: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통장을 당근머니와 연동해 충전과 출금을 숨 쉬듯 편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접근성이 좋아지면 충전금 잔액은 더 빠르게 쌓입니다.

사고팔 때의 불안을 수익으로: 사기당할까 봐 불안한 마음을 상품으로 바꿔야 합니다. 건당 500~2,000원짜리 중고 안심 보험, 혹은 수억 원이 오가는 부동산/중고차 직거래 보증 보험을 삼성화재 등과 엮어서 파는 겁니다. 신뢰도 얻고 수수료도 버는 구조입니다.


축 2. 오프라인 결제망 뻥튀기: "8만 개를 80만 개로"

지금 당근페이로 현장 결제가 가능한 곳은 8만 곳(페이히어 연동)뿐입니다. 반면 토스는 이미 20만 매장에 자체 단말기를 깔았죠.


적의 무기 활용하기: 토스 단말기나 동네 무인매장 키오스크에 당근페이 결제를 얹어야 합니다. 배달 POS가 아닌 '동네 픽업/방문' 결제로 승부를 봐야 합니다.

광고+결제 묶어 팔기: 비즈프로필을 쓰는 200만 사장님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는 겁니다. "당근 광고 3개월 하시면, 당근페이 결제 수수료 6개월 공짜로 해드릴게요." 사장님은 손님을 모아서 좋고, 당근은 이미 돈이 되는 광고 매출로 결제망 확산 비용을 상쇄하는 똑똑한 전략입니다.

동네 단골 적립: 동네 카페에서 당근페이로 결제하면 100원씩 당근머니로 적립해 줍니다. 푼돈 같지만, 동네 상권의 핵심인 '재방문율'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축 3. 큰물에서 놀기: 중고차와 부동산의 레버리지

중고 물품 몇 만 원짜리 팔아서 2% 떼어봤자 큰돈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고차는 수천만 원, 부동산은 수억 원입니다. 동일한 수수료율이라도 거래당 떨어지는 수익이 100배 넘게 차이 납니다.

에스크로 한도 풀기: 지금 안심결제 한도는 건당 195만 원입니다. 이걸로는 차도 집도 못 삽니다. 신한은행 등과 제휴해 이 한도를 5,000만 원 이상으로 뚫어야 합니다.

자동차 할부 장사: 중고차 직거래 점유율 70%라는 압도적 지위를 금융 수익으로 치환해야 합니다. 당근 앱에서 "할부 신청" 버튼을 누르면 캐피탈사로 연결해 주고, 건당 수십만 원의 리드(Lead) 중개 수수료를 챙기는 겁니다.

부동산 안전 패키지: "에스크로+보증보험+법무사"를 한 번에 묶어줍니다. 중개 수수료(복비)를 아끼려고 직거래하는 사람들에게 수십만 원짜리 안전 수수료는 아주 합리적인 보험료로 인식됩니다.


결론: 결제 수수료의 환상에서 벗어나라

단순 결제 수수료만으로는 절대 흑자(BEP)를 낼 수 없습니다. 거대한 트래픽을 바탕으로 금융 상품 중개, 광고+결제 결합, 고가 거래 안전 패키지라는 '복합 수익 모델'을 빠르게 구축해야 합니다.

Phase 1 (6개월 내): 국민카드 제휴, 토스 단말기 연동, 안심보험 출시로 결제와 수익의 판을 깝니다.

Phase 2 (1년 내): 사장님들을 위한 '광고+결제 패키지'로 동네 가맹점 전환을 가속하고, 중고차 할부 수수료를 챙기기 시작합니다.

Phase 3 (2년 내): 결제 가능 매장 50만 개 돌파, 금융 중개 수수료 비중 30% 달성. 마침내 연매출 100억 원과 흑자 전환의 청사진을 완성합니다.

당근의 다음 무기는 친근함이 아니라, 지독하게 치밀한 재무적 파트너십과 인프라 설계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오늘도 안쓰는 가방을 당근했습니다. 우리 당근이 할배가 되도 쓰게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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