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지하철에 탄 사람중 대부분이 두려워만 하니까요.
최근 클로드 코드(Claude Code)를 계속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용한 지는 한두 달쯤 되었습니다. 원래 작년쯤 커서(Cursor)를 통해 AI로 얼마나 자동화가 되는지, 그리고 제가 만들고 싶은 내용을 개발자의 도움 없이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 시도를 해봤습니다. 다 된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사실 너무 어려웠습니다. 목업까지는 가능한데, 실제 기능을 구현하려다 보니 버그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잦은 버그로 인해 포기했었고, 이후 다른 회사에 취업하면서 업무량도 많았습니다. 보통 아침 6시 반에 출근해 새벽 1시까지 일하는 일상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제가 사용하던 AI는 제미나이나 ChatGPT였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받고, 리서치, 아이디어 구상, 그리고 이메일 작성 시 톤앤매너를 맞추는 등 생산성을 높이는 용도가 거의 전부였습니다.
비전공자가 클로드 코드와 커서를 통해 개발하고, SaaS화하고, 대시보드를 만드는 방법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상 업무를 병행하며 이를 계속 공부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코딩 인강 플랫폼에서 강의를 들었습니다. 절반 정도 듣다가 깨달았습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외워서 될 일이 아니다. 일단 직접 만들어보자.' 직접 만들어보고 부딪히는 문제에 대해 강의를 찾는 식으로 접근 방식을 바꿨습니다.
처음엔 엉망이었습니다. 초반에 BALN 어플과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했는데, 홈페이지는 디자인이 별로였고, BALN 어플 자체도 제대로 만들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무척 어려웠습니다. 초기에는 익숙한 제미나이에게 계속 물어봤습니다. '클로드 코드에게 어떤 식으로 프롬프트를 작성해서 개발을 시키면 될까?'라는 형태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다 보니 계속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제미나이의 문법과 클로드 코드의 방식이 어긋나는 부분이 있어 초반 3주 정도는 계속 이슈가 발생했습니다. 그러다 클로드 코드를 잘 활용하는 개발자 친구와 줌 미팅을 하면서, '제미나이에서 프롬프트를 작성하지 말고 클로드 코드 내에서 한 번에 해결하라'는 팁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클로드 코드에 온전히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시기적으로도 완벽했습니다. 2026년 2월 5일 오퍼스(Opus) 4.6 모델이 새롭게 출시되었고, 이어서 2월 17일에 소넷(Sonnet) 4.6 모델이 발표되었습니다. 오퍼스 4.6 모델은 복잡한 리서치나 구조화, 장기 프로젝트 지시를 내릴 때 제미나이나 ChatGPT보다 훨씬 우수했습니다. 심지어 기존 모델들의 딥리서치 기능보다도 저에게는 압도적으로 훌륭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과정을 진행하며 올해 1월경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된 '팀 에이전트(Team Agent)'와 '서브 에이전트(Sub-agent)' 기능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지능이 가장 뛰어난 오퍼스 모델을 기반으로 에이전트를 40개씩 돌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월 220달러짜리 최고가 요금제를 사용 중임에도 토큰이 너무 빨리 소진되었습니다. 퀄리티가 가장 중요했기에 별도로 추가 결제를 하며 오퍼스 모델에만 70만 원가량 비용을 지불했습니다.
그러다 비용과 속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 구조를 본격적으로 도입했습니다. 오퍼스 4.6은 지능이 높지만 토큰 비용이 비싸고, 소넷 4.6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코딩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그래서 클로드 코드에게 이렇게 물어봤습니다.
"오퍼스, 네가 기획, 질문, 의사결정, 품질 검수 등 전체적인 팀장(CTO) 역할을 맡고, 실제 파일 작성이나 디버깅 같은 병렬 모듈 개발 실무는 소넷을 서브 에이전트로 시켜서 오케스트레이션 할 수 있니?"
대답은 "가능하다"였습니다. 저는 이전까지 이 방법을 몰랐습니다. 제가 첨부한 터미널 스크린샷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오퍼스가 셰프가 되어 저와 대화하며 방향을 조정하고, 나머지 소넷 에이전트들이 주방 보조가 되어 인프라 구축이나 데이터 수집 파이프라인 같은 코어 모듈들을 병렬로 구축합니다. 완벽한 효율의 AI 개발팀이 제 컴퓨터 안에 꾸려진 셈입니다.
이러한 개발을 진행하며 Supabase나 기타 백엔드 서버 구축에 대해 알게 되었고, 카카오 API나 구글 API 작동 방식도 자세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레 관심이 생겨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고, 바이브 코딩(Vibe Coding) 관련 논문도 읽으며 언어 모델 간의 차이점을 나름대로 학습했습니다. 파이썬도 'Hello World'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원하는 기능 위주로 부딪히며 공부했습니다. 코드가 결국 영어로 작성되어 있어, 구조를 파악하면 파이썬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현재 BALN 어플을 앱스토어 심사에 올리는 과정에 있습니다. 더불어 이를 활용해 보고서 작성 업무도 시작했습니다. 특정 회사의 현황과 기본 전략 구조를 바탕으로 향후 목표치와 KPI를 설정합니다. 오퍼스가 도출한 벤치마크 대상을 통해, 제가 회사의 내부자라면 어떻게 전략을 짤 것인지에 대한 게스티메이션(Gestimation) 및 구조화 작업을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과거 CFO나 경영본부장으로 일할 때는 이 모든 경영 전 과정을 위해 재무, 인사, 기획, 전략팀 등 약 10명의 인력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저 혼자서 AI 오케스트레이션을 활용해 훨씬 더 정확하고 빠르게, 오차 없이 이 과정들을 수행하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기존 API와 MySQL의 로우 데이터를 활용해 현주소를 파악하는 정적 작업만 했기에 매우 쉬웠습니다. 반면, 현재처럼 AI를 팀으로 구성하여 새로운 프로덕트를 빌딩하는 과정은 초반엔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막상 계속 부딪혀보니 생각보다 할 만하다고 느낍니다.
AI를 잘 활용하는 핵심은 질문에 있습니다. "이렇게도 가능할까?", "이 방법이 더 낫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버그로 인한 고생을 줄일 수 있을까?" 같은 질문들을 던질 때 비로소 일하는 방식에 대한 솔루션이 도출됩니다.
결론적으로, 올해 본격적으로 AI에 푹 빠져 살다 보니 작년의 저와 지금의 저는 생산성 면에서 2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이 경험이 누적되면 훨씬 더 큰 복리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AI 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호기심을 갖고, 직접 부딪혀보며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현재 저는 조직 내 일반적인 개발자보다 AI 도구를 더 잘 활용한다고 자부합니다. 기본적인 기술 스택 이해도 또한 5~6년 차 개발자 수준으로 올라온 것 같습니다. 헬스 PT를 일주일에 한 번 받는 것보다 매일 하는 것이 좋고, 스노보드 역시 10년 동안 매주 한 번 타는 것보다 두 달간 매일 타는 것이 실력 향상에 압도적으로 좋습니다. 시간을 밀도 있게 써서 인텐시브하게 해당 스킬셋을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밀어붙이는 투입량이 가장 중요합니다.
앞으로 새로운 회사에 합류하게 되더라도, 현재 체득한 AI 도구 활용 스킬셋과 오케스트레이션 경험을 기반으로 업무를 수행할 계획입니다.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 방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