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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연 Feb 12. 2023

리테일샵의 진화에 따라 고객응대도 달라져야 한다


나의 사무실이 있는 성수동에는 이색 공간들이 참 많다.  홍보를 위한 팝업 스토어도 많고, 플래그십 스토어도 곳곳에 있다. 그중에서 가장 이색적인 공간 중에 하나를 꼽자면 ‘성수 아모레퍼시픽’이라 할 수 있겠다. 

‘성수 아모레퍼시픽’은  메인 거리 뒤쪽에 있어서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위치에 있다. 우리나라 넘버 1 화장품 브랜드의 체험 공간이라고 하기에는 자동차 수리 공장들이 즐비한 뒷골목 그리고 바로 옆에는 직장인들이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백반집이 늘어선 골목에 있다. 

도로 한복판이 아니지만 들어서면 그 공간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된다. 화장품은 자기 피부에 맞는 것을 찾아야 하니 이것저것 나만의 제품을 찍어 바르며 변신하고자 하는 고객의 욕망을 참으로 잘 집어냈다고 밖에는 표현이 안된다.


                                      © gabriellefaithhenderson, 출처 Unsplash


성수 아모레퍼시픽 공간 체험을 하기 위해서는 온라인으로 예약을 해야 하는 구조이다. 또한 공간을 처음 이용할 때 고객에게 입장이라는 표현이 아닌 체크인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공간을 충분히 누리고 경험하라는 의미가 아닐까? 


다양한 아모레퍼시픽의 제품을 경험할 수 있고 여기에 AI를 통해 피부색과 어울리는 립스틱 컬러도 제안해 주고 맞춤형 제조까지 해주니 코스메틱에 관심 있는 취향 저격의 장소라 할 수 있겠다.


리테일샵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 매장은 고객이 방문하면 그 자리에서 제품을 셀링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세일즈 교육 시에 ‘바로 지금 사시면….’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제 고객은 셀 수 없이 많아진 제품을 직접 비교해 보고 스스로 학습도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최적화된 제품을 사고 싶어 하며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구매를 원한다. 

리테일샵은 고객에게 놀이터이고, 인터넷으로 보았던 제품이 자신에게 맞는지 확인하는 장소일 것이다. 그렇다면 변화하는 리테일샵에 있는 직원들의 고객 응대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 freegraphictoday, 출처 Unsplash

얼마 전 나는 엘레미스 브랜드 매장에 방문한 적이 있다. 쇼핑몰에 위치한 그 매장에서는 직원이 직접 고객의 팔에 마사지해 주는 것으로 제품을 체험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매우 신선한 체험이었다. 직원들은 나의 팔에 제품을 발라주고 최선을 다해서 마사지를 해 주었다. 

그리고 제품의 성능 특히 이 제품을 언제 사용해야 하는지를 말해 주었다. 직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웬만한 에스테틱에서 제공하는 마사지에 버금갈 정도로 정성스러웠다. 체험이 다 끝난 후에는 카카오톡에 친구 추천을 해 주면 샘플을 준다 하였고, 간편하게 친구 신청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바로 샘플을 주었다. 그것이 다였다.

제품을 지금 사도록 유도하지도 않았고, ‘세일 기간이니 지금 사면 혜택이 더  좋아요’라는 멘트도 없었다. 한동안 고객 설득 시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던 ‘희소성의 법칙’ 즉, ‘지금 사야 할인이 됩니다’라는 것이 세일즈에서 가장 중요한 설득의 방법이었다면 지금의 체험 마케팅에서의 방법은 먼저 제공해 주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조건이 있다. 절대로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다.



                                          © introspectivedsgn, 출처 Unsplash


고객이 원한다면 언제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경험을 고객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바로  제품을 사지 않을지라도 고객은 집에 돌아와서 아니 어쩌면 매장을 나오는 순간 검색할 것이다. 지금 가장 효율적인 금액으로 살 수 있는 사이트가 어디인지 말이다.

체험 마케팅을 실시하는 리테일샵에서 직원은 절대 고객을 부담을 주면 안 된다. 그저 다양한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고객에게 ‘우리의 제품에는 이런 기능이 있어요. 이런 기능은 당신에게 이런 도움이 될 겁니다.’라는 응대를 해 주어야 한다. 

마치 미술 전시장에 갔을 때 도슨트와 같은 역할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작품은 작가의 이런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와 같은 ‘지금 보여 드리는 제품은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 이런 고민을 하고 만들었어요. 이 기능은 고객님께 어떤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얼마든지 편하게 제품을 경험하세요’라고 고객에게 강압적으로 설득하기보다는 부드럽고 상냥하게 알려주는 응대법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고객은 수시로 그 제품을 경험하기 위해 리테일샵을 찾을 것이다. 물론, 제품만 경험하고 경쟁사의 제품을 살 수는 있다.


                                                    © yessijes, 출처 Unsplash


체험 마케팅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세대가 있다. 바로 MZ 세대이다. 자신들이 일상에서 겪는 모든 것을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그 경험을 SNS 올리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세대다.

최근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소비자행동은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구매 방식이 일상화가 되었고 이제는 선택적으로 비대면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기업은 이제 새로운 소비자로 등장하고 있는 MZ에 세대의 구매행동이 어떠한지를 그들의 니즈가 무엇인지를 충분히 연구해야 할 것이다. 

MZ 세대 고객들은 자신이 체험한 것을 SNS를 통해서 인증숏, 그리고 리뷰를 통해서 입소문을 낼 것이다. 그것을 본 다른 잠재 고객들은 체험을 한 고객의 찐 후기 만으로도 해당 제품을 살 확률이 높아지는데. 그것은 홍보와 마케팅 때문에 경험한 찐 후기가 아닌 직접 자신의 발로 찾아가서 경험한 후기이기에 그 리뷰를 신뢰하고 판매가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높다.


리테일샵은 앞으로 경험의 공간으로 진화할 것이다. 체험을 제공할 직원들의 태도는 세련되고, 다정하며 친절해야 한다. 고객에게 기분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리테일샵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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