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수집가입니다.

프롤로그

by 진그림
대학후배, 이젠 인생친구인 지현부부가 온 날/ 진그림

저는 일상의 소중한 순간들을 기억하고 싶어서 그림을 그립니다. 사람과 사람사이를 따뜻하게 만든 순간들을 흘려버리고 싶지 않아서요.


처음부터 책을 쓰려고 했던 건 아니에요. 그저 기억하고 싶었어요. 저의 하루 안에 스쳐가는 작고 보잘것없는 순간들— 하지만 나를 멈춰 세우고, 웃게 하고, 어쩌면 눈물짓게 했던 그 순간들을요. 이웃이 전해준 과일 한 봉지, 모르는 이의 따뜻한 눈짓, 용기를 내도록 해 준 말 한마디...


가끔씩 지나온 기록들을 들여다보면, 그때 그 순간이 어제처럼 선명해지고, 그 감정이 다 되살아나는 경험을 해요. 그래서 이 그림일기는 제 개인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나의 가족과 가까운 이들에게도 남겨두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커다란 사건도, 특별한 날도 아니에요. 그저 다정한 시선과 내 마음을 따뜻하게 때론 뭉클하게 만든 것들을 그리고 기록했어요. 마음이 먼저 알아본 것들을 손으로 그리며 놓치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이 한 장 한 장은 기억의 조각, 감정의 흔적, 저의 진심 하나씩을 수집한 결과예요. 혹시 이 글을 읽으며 당신의 마음도 따뜻해진다면, 당신의 하루중에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이 떠오른다면 — 이 그림일기는 충분히 제 몫을 한 거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