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는 음악의 아버지가 아니다?

J.S. Bach is not Father of Music

by 염진용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S Bach)는 음악의 아버지가 아니다.


조심스러운 글이다. 모두가 다 그렇게 알고 있는 사실을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바흐를 싫어하는 음악가는 있어도 바흐를 공부하지 않은 음악가는 없다. 베토벤은 "바흐의 음악은 바다와 같다."라고 했다. 모차르트는 "바흐는 아버지고, 우리는 모두 그의 아이들이다."라고도 했다. 멘델스존은 "바흐는 시냇물(Bach는 독일어로 시냇물이다)이 아니라 바다와 같다"라 하며 마태수난곡을 초연함으로써 바흐를음악의 넓디넓음을 세상으로 끌어내어 역주행의 아이콘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했다. 현대로 와서는 독일을 빛낸 위대한 역사적 인물 꼽을 때 베토벤과 모차르트를 제치고 바흐는 6위에 꼽힌다. 2019년에 현대 작곡가들이 뽑은 가장 위대한 작곡가로 1위로 바흐가 꼽히기도 했다.


그런데.


가장 위대한 고전 작곡가 바흐(J.S Bach,1685~1750)가 음악의 아버지가 아니라고 생뚱맞은 소리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그릇된 지식의 전파가 모두에게 그대로 굳어졌다 할 수 있다.


"다 그렇게 얘기 하자나!"


"그러니 맞겠지!"


하지만.


"틀렸다.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 빼고는 다 틀리게 알고 있다."


상식이 틀리면 지식이 되기 전에 바로 잡아야 한다. 그래서 펜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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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常識)을 Common Sense로 번역을 하고 Common Knowledge로 이야기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감각(Sense)'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Knowledge'로 번역하는 경우가 드문 것은 감각이 객관적으로 보편타당한 지식이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식을 접할 때 모두가 알고 있는 상식을 거스르면 뭔가 크게 잘 못된 것처럼 죄의식 마저 느낀다.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면 튀려나 보다 하며 따돌림까지 감수해야 하는 세상 속에 산다. 그래서 더 이야기할 필요를 느꼈다. 누군가 잘못된 정보와 지식을 퍼뜨리고 고치려 하지 않는 웃픈 세상에 다시 한번 "음악의 아버지 바흐(J.S. Bach)는 음악의 아버지가 아니다!"라고.


우리는 최신 정보를 옳다고 받아들이고 이전 정보가 틀렸다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Sense(감각)는 Data(자료)를 만들고 Data는 Information(정보)을 낳고 이는 또 Knowledge(지식)를 만든다. 그러니 감각과 지식은 한참이나 그 간격을 달리한다.


강조하건대 잘못된 Sense가 보편적 지식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펜을 들었다. 이에 대하여 네트워크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길도 있다. 음악평론가인 김태훈 님, 한양대 음대 정경영 교수님도 이를 바로 잡으려 강의와 책으로 노력하고 있는 분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바흐(J.S. Bach)가 음악의 아버지가 아니라도 위대한 고전 작곡가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이는 없으니까 말이다.


감각과 지식

Sense
1. (오감 중의 하나인) 감각 2. (중요한 것에 대한) -감[의식/느낌]

1. one of the five natural powers (touch, taste, smell, sight, and hearing) through which you receive information about the world around you
2 a physical feeling, something that your body experiences

Knowledge
1. 지식 2. (특정 사실·상황에 대해) 알고 있음

1. information, understanding, or skill that you get from experience or education
2. awareness of something, the state of being aware of some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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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흐가 '아버지'가 아닌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잘못된 표현의 전파


잘못의 시작은 일본 서적에 표기된 표현을 참조해 쓴 우리 음악 교과서가 일본의 호사가(好事家)가 만들어낸 '음악의 아버지'라는 표현을 그대로 가져온 데서 비롯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니 새롭게 만들어진 이 표현을 서양에서는 알리 만무한 것이다. 더군다나 그가 태어난 독일에서 조차 모르는 이야기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서양 고전음악이라 하면 당연히 바흐와 헨델이 활동하던 바로크 시대를 그 시작으로 여기며 음악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외친다. 교과서에서 그렇게 가르쳤고 수많은 (어릴 때부터 읽던) 교양서적에서도 의심 없이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아마도 서양 사람들은 일본과 한국에서는 "바흐를 음악의 아버지라고 한다고 하더라"라고 말하고 있을 것이다.


일본 사람들은 외국어 발음이 서툴러 독일어 Bach를 바하(バハ)라고 부른다.
이 또한 무 비판적으로 받아들여 아직도 '바하'라고 부르는 이가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역사 속 바흐(J.S Bach, 1685~1750)가 음악의 아버지가 아닌 이유


역사 속 바흐는 당시에 위대한 작곡가가 아니었고 유명한 오르가니스트였다. 무명의 독일인인 한 오르간 연주자는 1717년 프랑스 출신 오르간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마르샹과 폴란드 국왕인 아우구스트 2세 앞에서 오르간 대결을 펼치기로 한다. 이 독일인 연주자는 매일 같이 연습을 하고 있었고 자신이 없어서 그런 줄 알고 무시하고 있었던 마르샹은 경연 하루전날 교회에서 그의 연주를 듣고 야반도주(夜半逃走)를 하고 만다. 마르샹을 꺾고 도망가게 만든 이 가 바로 J.S. Bach였다. 그의 연주를 듣고 사람들은 모두 '작곡가 바흐'가 아닌 '연주자 바흐'로 열광했다.


그런데 이 바흐는 독일에서 바흐 집안이 음악가(家)라 '바흐는 거리의 악사'라 할 정도로 연주자로 유명했고 그의 아들들 중 첫째인 W.F. Bach, 셋째인 C.P.E. Bach, 열한째인 J.C. Bach의 음악적 인기가 더 많았다. 특히 바흐의 11번째 아들(J.C. Bach)은 모차르트에 음악을 가르칠 정도로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던 유명 작곡가였다. 요한 세반스찬 바흐(J.S. Bach)는 이미 1750년에 사망하였고 모차르트에 가르침을 주고 활동하던이는 그 아들들의 시대인 18세기 후반이었던 것이다. 특히 바흐가 작곡가로 이름을 떨친 것은 멘델스존이 '마태수난곡'을 세상밖으로로 끌어낸 100년 뒤의 일이었다.


바흐(J.S. Bach)의 아들들

빌헬름 프리드만 바흐(Wilhelm Friedemann Bach, 1710~1784) : W.F. Bach
카롤 필리프 에마뉴엘 바흐(Carl Philipp Emanuel Bach, 174~1788) : C.P.E. Bach
요한 크리스티안 바흐(Johann Christian Bach, 1735~1782) : J.C. Bach


역사상 최초로 바흐를 음악의 아버지라 한 사람은 다름 아닌 모차르트(1756~1791)였다. 18세기 외교관이자 음악 후원자였던 고트프리트 판 스비텐(Gottfried van Swieten, 1733~1803) 남작에게 아래처럼 말했다.


"바흐는 아버지고, 우리는 모두 그의 아이들이다"


모차르트가 얘기했듯 요한 세바스찬 바흐는 그가 지목한 바흐(J.S Bach)가 아니라는 것이다. 바흐의 둘째인 C.P.E Bach를 당대 가장 실력 있는 작곡가로 꼽았으며 그가 말한 바흐는 바로 이를 가리킨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모차르트가 활동할 18세기 후반은 바흐의 아들들이 활동하던 시기이고 우리가 알고 있는 J.S. Bach는 이미 백내장으로 눈을 치료하던 차 돌팔이 의사-이 돌팔이 의사는 헨델도 치료하다 죽게 했다-에게 잘 못된 치료를 받고 죽고 없었으니(1750년) 말이다.


제대로 알지 못하고... 알려졌고 누군가 잘 알지 못하며 또 말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였고 또 그렇게 살고 있다.




바흐가 음악의 아버지가 아니라도 들으면 좋은 작품 10選


G현위에 아리아

G선상의 아리아.jpg Air on the G String(Suite no.3 in Dm BWV.1068) : 관현악 모음곡 3번 D장도(G선상의 아리아)

이곡을 처음 들었을 때 "배이름이 독특하다. 뭐지?"라고 생각한 곡이다. 간혹 'G현위에 아리아'라고 소개하는 글을 보면 무척이나 반갑다. 이렇게 진작 표기했더라면 G선상이 '배위'라고 착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1권.jpg Prelude No.1 in C major, BWV.864 :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1권-전주곡과 푸가 1번 C장조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은 음악의 구약성서라 불리며 이 책만 있으면 세상은 모든 음악이 사라져도 복원할 수 있다며 고전 작곡가들이 극찬하고 있는 작품이다. 서양 고전 음악의 기초라 할 수 있는 12 음계의 모든 장조와 단조가 사용된 곡들로 모차르트, 쇼팽 <전주곡>도 이것으로 공부했다.


무반주 첼로 모음곡

Cello Suite No.1 in G major, BWV.1007-Prelude.jpg Cello Suite No.1 in G major, BWV.1007-Prelude :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프렐류드

헌 책방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의 악보를 발견한 소년 카잘스는 10여 년에 걸쳐 이 작품의 연구했다. 스페인 출신의 20세기 첼로의 거장 '파블로 카잘스(Pablo Casals,1876~1973) '에 의하여 그래서 더욱 유명해진 곡이다.


토카타와 푸가

Toccata and Fugue in D minor, BWV.565.jpg Toccata and Fugue in D minor, BWV.565-토카타와 푸가 D단조

바흐가 기분이 나빠졌을 때 오르간을 마구 치며 기분을 풀던 곡으로 사람들은 바흐가 미쳤다고 했다고 한다.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브란덴부르크 협주곡.jpg Brandenburg Concerto NO 5 in D major, BWV.1050_Allegro :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번 D장조 1악장

바흐가 남긴 협주곡 중 최고, 최대의 걸작으로 꼽히는 ‘합주 협주곡’으로 당시 사용 가능한 거의 모든 악기편성으로 화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바흐의 작품 중 하나를 꼽으라면 이곡을 들고자 한다. 아름다운 듣기를 할 수 있어서다.


마태수난곡

마태 수난곡.jpg Matthaus-Passion, BWV.244:마태수난곡_Nr3_56~56_62

멘델스존이 초연하여 바흐를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끌어낸 작품으로 유명하다. 베를리오즈는 "바흐가 신이라면 멘델스존은 그의 예언자다."라고 하였다.


골드베르크 변주곡

골든버그 변주곡.jpg Goldberg Variations, BWV.988 Aria : 골드베르크 변주곡-아리아

음악학자 가이링거 (K. Geiringer)는 바흐가 이 변주곡에서 클라비어 음악의 여러 가지 분야를 총 결산하려고 시도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 거대한 작품은 작곡자의 끝없는 상상력과 최고의 기술적 수완이 발휘된 작품으로서, 18세기의 클라비어 변주곡 중 이와 견줄만한 것은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샤콘느

샤콘느.jpg Chaconne From Partita No.2 For Violin, BWV.1004:바이올린을 위한 파르티타 2번 중 샤콘느

분명 슬프게 시작한다. 하지만 춤을 출 수도 있는 작품이다. 우리에게는 정경화의 바이올린 연주로 더 유명하다.


미뉴에트 G장조

미뉴에트 g.jpg 미뉴에트 G장조, BWV Anh. 114

바흐를 위해 헌신했던 두 번째 부인 안나 막달레나 바흐 위해 헌정한 가슴 뭉클한 작품이다.


칸타타 140번

칸타나 140.jpg 칸타타 140번 <깨어라 외치는 소리 있어>

프랑스, 이태리 등 국제적 융합을 선보인 오늘날의 크로스오버 뮤직이라 할 수 있다.


주여 복을 비옵나니

주여 복을 비옵니다.jpg Lord. Dismiss us With Thy Blessing(주여 복을 비옵나니)

우리가 다 알고 있는 동요 '주먹 쥐고 손을 펴서'다. 이 곡도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03.21~1750.07.28)바흐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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