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곡 아직 잊지 않았죠?
방그라(Bhangra)
“음악은 단순히 들리는 소리가 아니라, 시대정신과 인간의 내면이 얽힌 복합적 산물이다.”
- Alex Ross
"빨리 나와라! 청개구리야!"
방그라(Bhangra)는 인도 펀자브 농민들이 추수 축제-바이사키(Vaisakhi, 또는 Baisakhi)-때 추던 춤과 음악으로 축제와 에너지의 상징으로 그곳의 북이라 할 수 있는 도흘(Dhol)의 쿵쿵거리는 리듬이 매력이다. 이 리듬은 댄서블 하면서 부르고 받기(Call and Response)의 반복적 훅(Hook)은 쉽게 우리의 몸과 마음을 감싸 안는다. 생경한 이 어휘가 어렵다면 아래의 노래를 들어보자! "아~ 이 노래!"하고 단박에 와닿는다.
그렇다! 이런 노래를 방그라(Bhangra) 스타일이라고 한다. 물론 우리는 이를 "뚥훅쏭"이라 했다!
Tunak Tunak Tun(뚫훅쏭)은 인도 가수 Daler Mehndi가 1998년에 발표한 전설적인 펀자브어 댄스곡으로,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댄스. 인도 인터넷 밈의 시초라 할 수 있는 곡이다. “Tunak Tunak Tun”은 특별한 의미가 없이 소리를 흉내 낸 말로, “딩가딩가” 같은 느낌이다. 가사는 '사랑의 기쁨과 자기 확신'을 노래하고 있지만, "빨리 나와라! 청개구리야!"라는 내 맘대로 가사(Mondegreen) 덕분에 우리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왔다.
당시 인도 언론은 Daler Mehndi의 인기가 여성 댄서들의 도움 덕분이라고 했는데, 이에 오기가 생겼는지 “순전히 내 힘으로 히트시킬 수 있다.”며 뮤직비디오에 자신만 출연해 8명의 자신을 CG로 분신시켜 또 화재를 불러 모았다. 그래서 인도 최초의 크로마키 뮤직비디오 중 하나가 되었고, 컬러풀한 의상, 우주/화산/얼음 배경, 독특한 춤으로 음악계를 넘어 지구촌에 문화적 충격을 주며 밈화되었다. 국내에서도 ‘틱톡 이전의 짤 대명사’로 불리며 유머 영상에서 자주 사용되기도 했다. 또한 그는 2022년에는 이 노래와 관련된 NFT도 출시하기도 했다. 즉 Tunak Tunak Tun은 단순한 인도 댄스곡을 넘어 인터넷 밈 혁명, 글로벌 방그라 확산의 신호탄이 된 전설의 곡이다.
물론 지금은 순수한 펀자브(Punjab) 지방의 곡은 듣기 힘들지만, 1980대 이후 영국 디아스포라(British Diaspora) 현상에서 비롯되어 클럽 댄스 뮤직으로 진화하여 세계 음악계에 인도를 알리는데 한몫을 하였다. 즉 펀자브 출신 영국 이민자들이 1970~80년대에 방그라를 영국식 댄스뮤직(British Asian Music)으로 변형하면서 그 유행의 시작을 알렸던 것이다. 대표적 뮤지션으로 Mundian To Bach Ke으로 잘 알려진 Panjabi MC와 Gurdas Maan, Malkit Singh, Jazzy B, Daler Mehndi를 들 수 있다.
"빨리 나와라! 청개구리야!"처럼 들리는 것을 몬더그린(Mondegreen)이라 한다.
외국어에 대한 이해 부족, 연음, 부정확한 발음, 좋지 않은 음질 등으로 인해 본인이 알고 있는 다른 발음으로 들리는 현상. 특히 외국어의 발음의 일부 또는 전부가, 듣는 이의 모국어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들리는 일종의 현상을 일컫는다. - THE WIKI
더 둘리스(The Dooleys)의 노래 'Wanted'를 몬더그린화 한 노래 '아나까나 송'을 들 수 있다.
Daler Mehndi의 같은 앨범 수록곡인 Jalwa의 "아 이빨 아파 때 나와 잘 봐"의 Mishearing도 있다.
Panjabi MC의 Mundian To Bach Ke는 그 시작이었다
"뚫훅쏭"이 우리에게는 친숙하지만, Panjabi MC의 Mundian To Bach Ke는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방그라 퓨전곡으로 그 시작점에 서 있는 곡이다. 제이지(Jay-Z)가 리믹스 버전 제작하기도 했다. "Mundian To Bach Ke"는 "남자는 다 늑대야"(Beware Of The Boys)라는 뜻으로 해석하면 비슷하다.
장르를 세계 음악계에 확실하게 안착시킨 뮤지션 Sidhu Moose Wala
시드후 무스 왈라(Sidhu Moose Wala)는 펀자브어 랩과 Gangsta 스타일, 사회비판적인 가사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그 음악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정체성과 저항의 표현이기도 했다.
So High는 대표 히트곡으로 하드코어 비트와 자부심 넘치는 가사가 일품이다.
295는 인도의 표현의 자유, 검열 문제 등을 비판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대표곡이다.
글로벌 히트를 친 인도 노래를 듣다
인도 음악에서 발견할 수 있는 독특함은 '밝음'(Brightness) 내지 '신남'(Excitement)이라 할 수 있는데, 볼리우드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해학은 상식을 벗어나 스릴러물까지 밝은 음악을 삽입하는 그들만의 방식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러한 인도 음악은 전통적인 요소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사운드와 결합해 전 세계 대중음악 시장에서도 글로벌 히트곡을 많이 만들었다.
A. R. Rahman의 Chaiyya Chaiyya(1998)
영화 "Dil Se"의 OST로 전통 인도 퍼커션과 보컬, 증기 기관차 위에서 찍힌 댄스 씬으로 전설적 장면 탄생했다. 영화 "Inside Man" 오프닝으로 인도를 넘어 세계의 관객들에게도 각인되었다.
A. R. Rahman ft. The Pussycat Dolls의 Jai Ho(2009)
'슬럼독 밀리어네어'(Slumdog Millionaire) OST로 The Pussycat Dolls가 리믹스하며 빌보드 차트 진입했으며 아카데미 Best Original Song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이 곡은 전통 인도 리듬에 팝 멜로디 다국적 가창이 특징이다.
Major Lazer & DJ Snake의 Lean On(Feat. MØ / Shot in India)(2015)
이 곡은 원래 Diplo가 Rihanna에게 주려고 했던 곡으로 거절당한 후, DJ Snake와 함께 MØ 에게 보컬을 제안하면서 만들어진 노래다. Diplo는 Lean On을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곡 중 하나라고 했는데 그럴만했다. 안 그랬겠지만 리아나가 조금은 배 아팠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발매 직후 Spotify 스트리밍 1위, 그다음 해 YouTube 조회수 10억 회 이상이었으니 말이다.
중독성 강한 리듬과 간결한 후렴이 특징으로 음악은 인도풍의 멜로디가 약하게 들어가 있다. 뮤비의 촬영을 인도 뭄바이에서 했고, 안무/배경/의상 등 거의 볼리우드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MØ의 LEAN ON - 2015년 노벨 평화상 시상식에서(Nobel Peace Prize Concert)
Tesher x Jason Derulo의 Jalebi Baby(2021)
캐나다 출신 인도계 래퍼 Tesher의 곡으로 Jason Derulo 피처링 후 전 세계 클럽 히트곡으로 등극했다. 'Jalebi'는 인도 전통 디저트로 익살스러운 제목이다. 바이럴 덕분에 빌보드 진입에 성공한 곡이다.
잘레비(Jalebi)Rahul Sipligunj & Kaala Bhairava의 Naatu Naatu(2022)
"RRR" OST로 에너지 넘치는 댄스 씬에 전통 타악기 비트가 잘 어우러져 전 세계 TikTok 챌린지 유행을 만들어 냈다. 2023년 아카데미상 Best Original Song 부문에서 수상했다. 그렇게 인도 영화 음악 최초로 글로벌 시상식에서 본격 인정받은 곡이다.
요즘은 어떠한가요?
"Patiala House" OST Feat. Akshay Kumar의 Laung Da Lashkara는 전통 멜로디와 EDM을 버무려 냈다. 'laung da lashkara'는 코 장식인 '코걸이의 반짝임'을 의미하며, 'Patiala House' 특유의 삶의 활력과 애정을 노래했다.
펀자브 포크 송은 오늘날 팝, 힙합, 볼리우드, EDM 등과 결합되며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Diljit Dosanjh, Neha Bhasin 등의 가수가 전통 스타일을 현대화했다. 대표 곡인 Jugni Ji는 Folk 리프 기반에 전자 비트를 실었다.
Jugni JiJugni Ji에 대하여
'Jugni Ji'는 펀자브(Punjabi) 민속 전통에서 비롯된 ‘Jugni’라는 개념을 기반으로 현대에 재해석된 곡 이름이자 스타일이다. Jugni(ਜੁੱਗਨੀ)는 펀자브어로 ‘반딧불이’를 뜻하지만, 민속 가요에서는 ‘영혼’, ‘자유로운 여성’, ‘작가 혹은 순수한 관찰자’를 상징하는 상징적 표현이다. 원래는 1900년대 초 Bishna와 Manda 같은 민속 가수들이 Jubilee 축제를 기리고 부르던 퍼포먼스로 시작해, 점차 다양한 도시와 사건을 관찰하며 풍자·감성을 담는 내러티브 형식으로 발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