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남은 일들이 있습니다. 총판과의 계약 마무리, 직거래 서점과의 협의, 서평단 구성, 지역서점 바로대출 신청, 그리고 책과 함께 들을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일까지. 책은 세상에 나왔지만, 해야 할 일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직접 책을 만들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역시 편집이었습니다. 하나를 고치면 다른 지면에 영향을 주고, 그 변화는 책 전체로 번져 나갔습니다. 두꺼운 책일수록 그 파급력은 더욱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다음은 인쇄소와의 소통이었습니다. 처음 접하는 용어와 방식에서 오는 어색함은 때로는 불통으로 이어졌고, 여러 번의 조율 끝에야 비로소 원하는 결과에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결국, 부족함을 빠르게 채워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그럼에도 큰 탈 없이 인쇄를 마칠 수 있었음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브런치에서 인연을 맺은 작가님들 중 직접적으로 펀딩에 참여해 주신 분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 몇몇 분들께는 서평을 부탁드리기도 했습니다. 음악이라는 분야가 가진 전문성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쉽게 글을 쓰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우선 음악에 관심과 이해가 깊은 분들께 조심스럽게 부탁을 드렸습니다.
이 책은 저 혼자 만든 것이 아니라, 여러 분들의 시간과 마음이 모여 완성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사랑한 팝송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익숙하게 들었던 팝송의 멜로디는 때로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시작된다. 한 시대를 대표한 히트곡의 선율이 사실은 수십 년 전 다른 음악에서 태어났을 수도 있다.
『샘플링 팝송, 추억을 소환하다』는 바로 그 멜로디의 계보를 추적하는 책이다. 이 책은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이어지는 팝 음악의 흐름 속에서 샘플링과 차용, 재해석의 순간들을 찾아낸다.
라흐마니노프의 선율이 팝 발라드로 다시 태어나고, 70년대의 소울이 90년대 힙합의 리듬 속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우리가 알고 있던 팝송은 단지 한 곡의 음악이 아니라 시간을 넘어 이어지는 음악의 대화였던 셈이다. 이 책은 단순한 음악 감상이 아니라 대중음악을 읽는 또 하나의 방법을 제시한다. 각 장에서는 한 곡의 팝송을 중심으로 그 곡이 어떤 음악에서 영향을 받았는지, 어떤 시대적 맥락 속에서 다시 태어났는지를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명곡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른 음악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뿐이다.
『샘플링 팝송, 추억을 소환하다』는 대중음악을 사랑하는 독자에게는 흥미로운 음악 탐험서이며, 음악의 흐름을 이해하려는 독자에게는 하나의 음악 인문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을 읽은 뒤에는 우리가 익숙하게 듣던 팝송이 전혀 다른 이야기로 들리기 시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