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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험과 안정 Dec 03. 2018

우리가 몰랐던 권력의 또 다른 모습

<니체의 인생강의>와 <권력이란 무엇인가>를 읽고

우리는 ‘권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우리는 대개 ‘권력’과 힘을 동일시하여 생각한다. 따라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떠올리는 힘 있는 사람을 떠올리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학창 시절을 생각해보자. 어떤 사람들이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학창 시절로 돌아가 보자. 여러분들은 아마 학급의 반장, 회초리를 때리는 선생님 혹은 점심시간에 담장을 지배하던 일진을 떠올릴 것이다. 확실한 것은 여러분들은 일진들에게 당하고 나서 눈물로 호소하는 아이가 권력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른 사례를 살펴보자. 우리는 흔히 대기업이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대기업은 여러분들을 직접적으로 통제하고 뒤흔들고 있는가? (정경유착, 기업의 언론 통제를 통한 대중 지배는 여기에서 다루지 않을 것이다.) 사실 대기업은 여러분들에게 아무런 지시나 명령을 하고 있지 않다. 그들은 단지 그들의 최대 이윤을 추구할 뿐이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법의 통제를 받는 집단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대기업이 절대 권력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 글에서는 <니체의 인생강의>와 <권력이란 무엇인가> 책의 일부를 통해 우리가 지금까지 알던 권력과 조금은 다른 형태를 권력을 설명하고자 한다. 


1. 약자가 보여주는 권력의 형태

권력의 어원을 살펴보면 ‘상대방에게 원치 않는 행동을 강제하는 능력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힘이 센 사람이 힘이 약한 사람에게 강제하는 것만 생각하는데, 힘이 약한 사람도 얼마든지 다른 사람의 행동을 강제할 수 있다. 다만 그 형태가 다를 뿐이고, 권력을 행사하는 당사자 및 주변의 사람들이 이것을 권력이라고 느끼지 못할 뿐이다. 한 가지 예시를 살펴보자. 학교에 금품 갈취를 당하고 있는 학생이 있으면, 문제가 커지기를 원치 않기 때문에, 서로 간에 대화를 통해 해결하고 가해자에게 교내 안에서 줄 수 있는 징계를 줌으로써 사건을 크게 만들지 않고 해결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피해를 당한 학생이 자신이 당한 피해를 SNS에 올리고 이 내용이 전국적으로 퍼진다면, 학교에서는 해당 가해자를 다른 학교로 강제 전학을 하든 추가적인 금전적 보상을 하든 학교에서 원하는 방향보다 더 큰 조치를 취해야 될 것이다. <니체의 인생강의>에서는 이와 같이 힘이 약한 사람이 ‘도덕’을 통해서 힘이 센 사람 혹은 집단에 원치 않는 행동을 강제, 권력을 사용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약자가 다수이고 강자가 소수일 수 밖에 없는 구조에서 기인되는데, 왜냐하면 한 사회 안에서 통용되는 ‘도덕’은 다수에 의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만약에 중세시대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귀족과 같은 삶을 살았다면 계급이 나뉘어 있는 모습을 당연한 가치관으로 계속적으로 받아들였을 것이고 모든 인간은 평등해야 된다는 사상은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따라서 소수의 사람들이 지위, 자본이라는 권력을 가지고 지배하려 한다면 우리는 ‘도덕’을 무기로 소수의 사람들이 원치 않는 행동을 하게끔 영향을 줄 수 있다.


2. 스스로 통제하는 권력의 형태

지금까지는 힘이 약한 사람 혹은 강한 사람이 직접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을 말하였는데, 권력은 직접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이 아닌 스스로 통제하는 방식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즉, 권력을 행사하는 방식이 다른 것이다. 예를 들어 S기업이 우리나라에서 잘 가장 잘 나가는데, 이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우리는 그 기업이 원하는 어학 점수, 봉사활동 경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는 명백히 원해서 하는 일은 아니다. 해당 기업에서 요구하지 않았으면 하지 않았을 일들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기업에서 위와 같은 점수와 활동 경력을 갖추지 않았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단지 그들이 원하는 신입사원들의 자격을 정해놓고 자격이 되면 뽑고 자격이 안되면 안 뽑는 것 뿐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모습을 보라 그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수 많은 경쟁률도 감수하고 있지 않은가. 조금 예시를 바꿔보면, 대한민국의 그 어떠한 법도 국민들로 하여금 공무원을 하게끔 강제한 적이 없다. 하지만, 지금 수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 그 어떠한 것도 마다하고 있지 않은가. 이는 ‘안정된 직장과 미래’를 가져야 된다는 사회적 인식이 하나의 권력이 되어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원래 가졌던 꿈 대신 공무원 시험을 보게 만드는 것이다. 여러분들 학생 시절 때 반 친구들의 꿈을 생각해보라.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쓴 사람이 별로 없지 않았는가. 이와 같이 현대 사회에서는 폭력적인 형태의 권력보다는 ‘자발적 착취’에 의한 권력이 형성된다. <권력이란 무엇인가>에서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자아가 영향을 별로 받지 않고 더 큰 자유를 가진 상태를 권력을 가졌다라고 말하고 있다. 




 앞선 예시들이 여러분들이 원래 알고 있던 권력이 형태였는가. 아마 대부분은 권력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일 것이다. 권력은 우리가 약자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로부터 나올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의 직접적인 명령 없이 우리 스스로 그 권력에 따르는 모습을 통해 권력이 행사될 수 있다. 이처럼 권력은 입체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다. 다만 우리가 권력이 단편적인 모습만 권력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는 마치 주사위가 6가지 숫자를 가진 입체인데, 한 면만 보고 판단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있는 순간부터 어떠한 형태든 권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권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고 싶다면 사람이 없는 무인도에서 사는 방법 밖에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권력이라는 단어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나쁘게만 볼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태로든 권력은 항상 존재한다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이를 어떻게 다룰 지 논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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