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은 용기다

100번의 용기를 내다

by 햇님이반짝


드. 디. 어. 백 번째의 글이다. 이렇게 꼭 적고 싶었다. 처음에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의 만 무성히 피워댔었다. 싹은 결국 꽃이 되었다. 백송이를 만들어냈으니. 쓸 수 있을까라는 상상만 했다면 백 편까지 쓰지 못했을 것이다. 상상과 글감을 한데 모아 단어로 엮어냈다.




작년 브런치작가를 신청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쓰는 모습은 없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쓰고자 하는 이유를 찾았다. 딸과의 실랑이도 우렁각시가 다녀간 이야기도 매일 걸으며 느꼈던 생각까지 남기지 않았다면 모두 물거품처럼 사라졌을 일상이다. 적을수록 중구난방 산으로 가는 내용에 흰색 바탕에 검은 글씨를 메꾸기만 해도 흐뭇하면서도 질척대기도 한다. 아무 말은 계속된다. 아무 말속에 내가 있고 진심이 담겨져있다. 쓰고자 하지 않았다면 글로 남긴 추억도 일기조차도 없다. 글은 남는다. 그리고 내가 남는다.


이미 끄적이다만 글들을 뒤로 한채 새로운 글을 발행 중이다. 지금껏 무슨 생각으로 어떤 마음으로 글을 써 왔던 걸까. 이제는 이유보다 그냥 써야 된다는 의식부터 앞선다. 일단 쓰기. 내놓기. 오로지 하나다. 써야만 하니까. 하나씩 쌓여가는 계단을 오르고 있다. 만들어진 계단이 아니라 뼈대를 세우고 시멘트를 바르며 딛고 올라서 무너지지 않는 나만의 손때가 담긴 계단을 만드는 중이다.



처음엔 일주일에 한편이라도 발행하면 다행이라 여겼다. 마음속의 발행날이 다가오면 또다시 독촉에 시달리듯이 급해졌다. 일주일의 시간은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빠르게 흘렀다. 뒷심을 약간 발휘하여 1일 1 글 발행이라는 나조차도 신기한 경험을 했다. 밀어붙이니 되는구나라는 약간의 자신감도 생겼고 지금 안 쓰면 내일도 못쓴다는 압박을 주기도 했다. 마무리가 이상해도 던졌다. 던지지 않으면 다음 글을 못 쓰니까. 스스로에게 다그침이 나를 끌어주기도 했다. 에피소드가 없으면 쓰고자 하는 마음의 글을 발행했다. 그 내용이 그 내용 같았다. 같은 머릿속에서 나오는 말이기에 그러려니 하면서도 탐탁지 않지만 그렇다고 내버려 둘 수도 없다.




이 글을 쓰기 전 이은경 작가님의 <오후의 글쓰기> 미룰 순위라는 내용을 펼쳤다. 백 편을 쓰기까지 미루었던 일도 참 많다. 청소는 물론이며 설거지까지 미루며 썼다기에는 이내 책을 출간한 것도 아니면서라는 질책이 곧바로 이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정신으로 써야 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을 다시 굳혀본다. 이마저도 미룰용기라 부르고 집안일은 우선 쓰고 나서 돌아보자.



미루지 않고 꾸준히 글과 함께 해온 것이 있으니 바로 독서라기엔 많이 찔리니 음주라 하겠다. 글은 맨 정신에 더 잘 쓰이지만 글 발행 후의 후련함을 배로 느끼고자 함께 했던 알코올은 점점 글감덩어리가 아닌 살과의 전쟁으로 이어져가게 생겼다. 이것도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이며 숙명으로 받아 들어야 한다. 글의 참맛이 더해져 가면 알코올섭취할 겨를도 없이 글에 취하는 날도 다가올 거라 여겨본다.




발행은 용기다. 지금껏 백번의 용기를 냈고 앞으로도 내야 한다. 쓰고자 하는 자신과 열정도 유지하며 생각도 내려놓아선 안된다. 꽤나 번거로울 수 있으나 이미 백번이라는 작지 않은 디딤돌로 백 한 번의 또 다른 여정도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사진출처: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