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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펄블B May 03. 2016

Best Vacation Ever in Orlando

Day2 Akershush Royal Banquet Hall, Epcot

디즈니 월드 내에서는 캐릭터 다이닝을 할 수 있는 곳이 꽤 많다. 캐릭터 다이닝은 캐릭터 만남과 식사를 합쳐 놓은 개념인데, 밥을 먹고 있으면 그 식당에 있는 캐릭터들이 하나하나 내가 앉아 있는 테이블로 와서 같이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하고 하는 거다. 그중에서도 공주 캐릭터들이 나오는 캐릭터 다이닝을 프린세스 다이닝이라고 하는데, 엡캇에는 노르웨이 구역에 Akershush Royal Banquet Hall이라는 프린세스 다이닝이 있다.


예약 레지스터를 하고 자리가 마련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나는 snow queen, 그러니깐 쉽게 말해서 엘사 페이스 페인팅을 받은 상태였는데, 그게 신기했던 건지 옆에서 안나 드레스를 입은 꼬마 아이가 알짱거렸다. 숫기가 없어서 그런지 나한테 직접 물어보지는 못하고 옆에 서 있는 아빠 바짓단을 흔들면서 "Where did she get that?"하면서 칭얼댔다. 자 모두 상상을 해봅시다. 겨울왕국에 나오는 안나 드레스를 입은 5살?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심지어 엄마가 머리 해 준 건지 똥머리도 완벽하게 되어 있어! 자기 키 3배는 되어 보이는 아빠 바짓단을 흔들면서 칭얼거리는 모습을!! 와 진짜 씹덕사.... 와 내가 정말 디즈니에서 아가들 계속 만나면서 결심한 게, 딸을 낳아야겠어... 아니 근데 딸을 낳으려면 애 아빠가 있어야 하는데? 아 인간은 왜 유성생식을 하는 동물이지? 남편은 별로 안 갖고 싶은데... 아니, 여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너무 귀여워서 내 이름 불러서 식당 들어가기 직전에 아가한테 가서 독일 가기 직전에 페이스 페인팅 해 주는 데 있다고 살짝 귀띔해줬다. 가서 했으려나 몰라.


Akershush Royal Banquet Hall은 일단 이름은 royal 식당이기 때문에 기다리는 사람들을 호명할 때 "royal 000 family!"라고 호명해준다. 나는 성씨가 박이니깐 "Royal Park Family!"하고 불렀는데 나 혼자 들어갔엉. 헤헤 혼자 여행 다니면서 코스 요리 챙겨 먹는 나는야 용감한 뇨자. (아 점점 여행기가 의식의 흐름이야...)


식당 들어가기 직전 스벤이랑 한 컷


들어가니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벨이 반겨주어서 사진을 일단 한 장 찍고, 자리를 안내받아서 주문을 하고, 애피타이저는 뷔페 식이라서 치즈랑 빵이랑 쌓아놓고 우걱우걱. 사람이 아침 7시에 일어나서 9시에 개장하는 놀이공원에 로프 드롭으로 들어와서 EMH 11시까지 놀으려면 밥을 잘 먹어야 행 룰루. 메인 코스가 나와서 또 열심히 먹고 있는데 (디즈니 월드는 밥도 맛있어 물론 TD는 엄청 비싸지만) 캐릭터 다이닝, 정확히 말해서는 프린세스 다이닝의 메인이벤트가 시작했다. 식당에 빵빠레가 울리면서 공주들이 한 명 한 명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백설공주, 벨, 신데렐라, 인어공주가 각각 꽃이 가득 담긴 바구니를 들고 식당을 한 바퀴 휘휘 돌면서 자신의 뒤를 따를 꼬마들을 모집한다. 그러면 피리 부는 사나이를 쫓는 아이들 마냥 각 공주들 뒤로 아이들 5명에서 7명 씩이 줄을 서는데, 그때부터 음악이 나오면서 미니 퍼레이드를 시작한다. 공주들이 치맛자락을 휘날리며 아이들을 이끌면 아이들은 공주처럼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며 식당을 두어 바퀴 돌고 음악이 그치면 자리로 돌아간다. 자리로 돌아가기 전에 공주들이 들고 나온 꽃바구니에서 꽃을 한 송이씩 쥐어준다. 퍼레이드에 참여하는 아이들도, 지켜보는 부모님들도, 아무런 상관없이 보는 나 같은 사람도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디즈니의 마법! 사실 나도 졸졸졸 따라가고 싶었는데 내가 차마 이 나이 먹고 그런 주책 부릴 수가 없어서 엉엉. 내가 딸 낳아서 반드시 프린세스 다이닝 온다. 그땐 MK에 Cinderella's Castle 안에 있는 걸로 간다. 아 근데 딸을 낳을라면 애 아빠가 있어야 되잖아 써글 아 안돼 이 루프로 다시 빠지면 안 돼.



그렇게 아이들이 모두 원래 자리에 착석하고 나면 공주 한 명 한 명이 손님들이 앉아있는 테이블을 각각 방문한다. 신데렐라랑 벨이랑 백설공주랑 인어공주 순이었나? 사실 한 명 한 명과의 만남이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마지막에 애리얼에 "Enjoy your human stuff!"라고 했던 것 정도?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되게 즐거웠던 건 확실히 기억난다. 그리고 확실히 캐릭터를 연달아 4명을 만나다 보니 캐릭터 미팅에 대한 요령이 생겨서 점심 겸 저녁을 먹고 나서 만난 캐릭터와는 미팅을 꽤 오래 지속할 수 있었다.



사실 옆 테이블 애기들 보는 게 너무 행복했다. 디즈니에서는 캐릭터 미팅할 때 싸인을 받으라고 autograph book을 파는데, 그걸 들고 싸인을 받고 있는 것도 귀여웠고, 자기 bed time story book에 싸인을 받고 있는 아이들도 귀여웠다. 그 전에 다른 백설공주를 만났는지 백설공주가 "Did I sign myself already? I thought I recognized you!" 하는 것도 너무 귀여웠다. 아 진짜 역시 딸을...!


배도 빵빵하게 채웠겠다, 아직 만나지 못한 캐릭터들을 만나러 다시 한번 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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