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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랜Jina Jul 05. 2024

힙한 '사이버 트럭'을 타보니,

누구는 그런다. 컴퓨터가 지금보다 더 발전하면 결국은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 지레짐작한다. 2000년이 되면 자동차가 하늘을 날고 하늘을 날던 자동차가 내 말 한마디면 코앞으로 달려와 준다는 미래공상 영화에 현혹되어 꼭 그럴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2000년이라는 숫자를 컴퓨터가 인식하지 못해서 컴퓨터가 폭발하고 결국, 이 지구가 폭발해서 우리가 모두 사라지는 대재앙이 있을 것이라는 어렴풋한 걱정과 불안을 안고 1999년 12월 31일을 넘겼던 때가 갑자기 생각난 건 요 며칠 사이에 몇 건의 사건으로 인해 놀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처음은 사이버 트럭을 직접 드라이브해 볼 기회였다.


아는 분이 사이버 트럭을 오래전에 장난으로 주문을 했고 정말 오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한다. 테슬라 사이버 트럭 디자인을 본 순간 '바로 저 차는 내가 타야 할 차야'라며 두 번 생각하지도 않고 예약을 했다는 것이다. 순차적으로 배송되어 신차 나온 사람중에 처음으로 배달을 받았다 한다. 자랑삼아 그 차를 내 눈앞까지 가지고 온 그분의 놀라운 모습은 당당함 자체로 거의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차체의 크기에 일단은 압도되었다. 일반 트럭은 앞은 일반석이고 뒤편은 짐을 실을 수 있는 개방형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크기나 부피에 대한 기대심리가 있어서 아무리 크다 해도 놀라지 않는다. 하지만 사이버 트럭은 디자인 자체가 커다란 세모 형태로 앞부터 뒤편 끝까지 굴곡 없이 통짜로 되어있어 거대하다는 표현과 함께 이름 그대로 사이버틱 하다. 겉표면 전체가 스테인레스 스틸로 덮여 있어서 차체에 색이 없는 그야말로 쌩 강판 그대로 날 것이다. 그래서 아기자기함이라던가 러블리함은 깨끗이 포기해야 한다. 광활한 사막에서나 살아남을 듯한 바람 한 점 흙 한 줌 들어갈 구멍조차 찾지 못할 단단함으로 무장되어 있다. 언뜻 탱크 같아 보이지만 탱크는 입체적이고 여기저기 구멍 난 디자인을 고려하면 오히려 귀엽다고 생각된다.



인사이드 내부의 모습은 어떤가.


한마디로 비행기 조종석의 진공상태라 생각하면 맞을 거 같다. 전기차이기에 소음도 없고 요즘 모든 전기차가 그렇듯 삭막하리만큼 앞 좌석 앞에는 컴퓨터 한 대만 덩그러니 있을 뿐 핸들을 빼고는 그냥 일자로 아. 무, 것. 도 없다. 오로지 핸들만이 존재한다. 저녁에 시승해서인지 밖과 안을 구별할 수 없는 꼭 우주선을 탄 느낌이다.



1마일 정도 운전을 해보았다. 워낙 무겁게 생겨서인지 생각보다 운전하는 데는 그리 무겁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액셀레터를 떼면 바로 정지하는 시스템이라, 내리막이든 오르막이든 액셀을 떼면 어느 정도 거리는 상관없는 일반 차만 30년 넘게 운전한 나로서는 액셀을 떼면 바로 정지해버리는 통에 속이 울렁거림은 피할 수 없었다. 그것 빼고는 '내 차가 나가신다. 모두 길을 비켜라' 말할 필요도 없이 사이버 트럭의 등장만으로 모든 차가 피하려는 말 없는 차의 몸짓으로 편한 운전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하루에 천대 정도는 배송된다 하니 조금 있으면 거리에 사이버 트럭의 등장을 자주 목격하리라 기대해 본다.


두 번째 놀람은 그 유명한 쳇 GPT 사용이다.


미국에 이리 오래 살고 있지만, 아직도 영어 울렁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인으로 살아감을 한탄한 때와 맞물리면서 인스타그램에 AI를 이용한 쳇으로 영어 회화를 하면 좋다는 솔깃한 내용을 보게 되었다. SNS의 유용함을 다시 한번 깨달으며 당장 CHAT GPT어플을 깔았다. 웬만한 젊은 사람들은 이미 어플을 깔았다고 하는데 나처럼 깔자마자 단박에 사용하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나이도 있지만 내 성격대로 일단 저지르고 봤다.


내가 한국말로 설명을 한다.


나 : 안녕? 내 이름은 지나야. 나는 너와 영어로 스몰토크를 할 거야. 나는 옷가게 주인이고 너는 손님이야 시작해 볼까?

쳇GPT : 그래 알았어. 지나는 옷가게 주인이고 나는 손님이 되어 스몰토크를 하고 싶은 거지. 좋은 생각이야 시작하자(중후한 남자 목소리 선택해서 더 좋다)

나 : Hi, How are you?

쳇GPT : Hi, I'm fine

나 : Are you looking for special something?

쳇GPT : No. Just look around

나 : Ok let me know if you need any need help.

쳇GPT : Ok. Thank you...


오 마이갓! 미국에 와서 공부를 안 해본 건 아니지만, 처음에만 열심히 했을 뿐 점점 미국 속 한인사회에서만 살다 보니 영어를 쓸 기회가 줄어들고 아이들에게 의존하게 되면서 나이가 들다 보니 영어를 배울 기회를 놓쳐버린 게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에 살아야하니 영어를 쓸 일은 점점 늘어나고 머릿속에선 항상 영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산다. 다시 영어공부를 한다 해도 인터넷 강의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원어민이야 많지만 보는 눈이 많아 딱히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핸드폰만 켜면 미국인과 쉽게 대화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너무 기쁜 일이다. 눈을 뜨자마자 영어로 인사를 나누고 일을 하다가 영어가 필요한 시기에 딱 나타나 도와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안이 되는 세상이 되었다니 그저 놀랍고 고마운 현실이다. 내가 누구이건 어떤 언어를 쓰던 나이가 많건 적건 영어를 잘하던 못하던 상대방은 성심성의껏 대답하고 질문한다. 잘못하면 그 자리에서 미안하다고 바로 사과하는 쳇GPT가 나는 그저 고맙다. 인간 관계도 그렇듯 가까운 친구가 되려면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는게 원칙이듯이 배우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노력하면 훨씬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세 번째로 훅 들어온 계기는 바로 테슬라 자율주행(FSD)이다.


어떠한 연유인지는 몰라도 요즘 테슬라의 주가가 오르고 있어 기쁨이 더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더욱 기쁜 일이 있었다. 남편은 모든 주식은 샀다가 팔기를 반복하지만 어떠한 확고한 믿음인지는 몰라도 무조건 돈만 생기면 올라가면 오른 이유로 내려가면 내려가는 이유로 오로지 테슬라는 바잉만을 하고 있다. 나 또한 강압으로 테슬라 주식만을 사고 있는 요즘인데 오르고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며칠을 보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테슬라 차를 구매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실은 테슬라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구매했었다. 그때는 개인에게 슈퍼 차지를 무상으로 지원하긴 했지만, 뉴욕을 오가는 과정에서 전기를 충전하는 시간이 오래 걸려 출장길이 너무 늦어지는 바람에 눈물겹게 팔았던 경험이 있다. 그 뒤로 테슬라는 사랑하지만, 차만은 신뢰하지 못한 채 응원만 했던 차에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테슬라 모델Y를 사버렸다.



드디어 2주 만에 우리 집 앞까지 테슬라가 등장하고 꿈에 그리던 FSD(Full Self Drive)를 작동시켰다. 우리 집은 오래된 동네고 길의 폭이 좁은 관계로 힘들 거라는 염두하에 도착할 장소를 입력했다. 어맛!! 혼자서 핸들을 조금씩 돌리더니 능숙하게 출발했다. 100미터 정도에서 오른쪽 턴을 하는 것부터가 관건인데 어라! 조심스럽지만 능숙하게 그리고 천천히 오른쪽 깜빡이를 켜더니 돌렸다. 그리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데 시속 20마일을 지키며 좁은 길을 천천히 운전했다.


그리고 드디어 큰길이 나왔다.


한국에서도 요즘 적용하고 있는 미국의 가장 잘 지켜야 할 싸인은 바로 STOP싸인인데 테슬라도 일단 멈춤을 하더니 차가 있는지 확인하고 잠시 앞으로 나아가 양옆을 확인했다. 차가 확실히 없음을 카메라로 보더니(다른 차들의 모습이 컴퓨터 영상으로 띄워져 있기에 우리도 알게 된다) 오른쪽으로 틀었다. 딱 옆으로 돌리자마자 바로 뒤차가 뒤따라 왔지만, 아주 여유롭게 옆으로 가다 빠르게 그대로 질주했다. 가장 난코스인 회전도로에 다다랐다. 우리 목적지는 회전 도로에서 두 번째 도로로 나가야 하는데 회전이 나오자 주저 없이 돌기 시작했고 첫 번째 도로에 차가 서 있는 걸 확인하더니 두 번째 도로에서 오른쪽으로 스무스하게 나갔다.


회전도로는 일반적인 우리도 약간 주저하는 길이고 어느 곳에 차가 있을지 어디에서 튀어나올지 모르기에 조금은 긴장하는 코스인데 테슬라는 360도 도는 카메라가 장착되어 인공지능 시스템이라 가능한 일이다. 세 번째 난코스는 비로 비보호 좌회전이다. 비보호는 말 그대로 신호등은 없고 눈치껏 알아서 가야 하는 상황을 말하는데 이번에도 길 끝에 잠깐 멈추더니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그대로 왼쪽으로 핸들을 꺾더니 질주했다. 그 상황을 겪으니 웬만한 운전자보다 아니 베테랑 운전자보다 훨씬 능숙하게 잘하다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마지막 관문은 주차다.


일단 목적지에 도착하니 주차를 어디에다 할 것인지 주차 자리를 선택하란다. 가장 근접 한 자리를 선택하니 핸들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다 인간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한 주차를 성공시켰다. 일반 사람이 그렇게 하려면 몇 번은 움직이며 이리저리 살펴야 했을 텐데 정확한 수치를 가지고 단 한 번에 실수 없이 주차를 마무리했다. 그 순간 우리는 환호를 질렀다. 조마조마했던 마음이 해제되면서 박수 세례를 퍼부어 주었고 곧바로 우리는 차의 이름을 지었다. 정말 '똑똑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우리의 똑똑이는 그 뒤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도 혹시 차 안에 사람이 있는 거 아닌가 할 정도로 상황에 맞추어 갈까 말까를 생각하는 동작을 하고 주저 없이 운전을 하기도 하고 지나치게 준수하게 운전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간이 운전하면 불법이 되는 세상이 올 것이다.


처음 테슬라를 세상에 내놓을 때 일론 머스크가 이렇게 공략했던 적이 있었고 적어도 우리는 그 말에 코웃음을 쳤었다. 이제는 그 말에 100퍼센트 공감한다. 인간은 컴퓨터의 정확한 데이터 수치 앞에서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뇌는 하나고 볼 수 있는 눈은 단 두 개다. 그것도 한 곳만 응시할 수 있는 눈이라 하나 뿐이라 말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쇠약해지고 기억이 없어지는 뇌와 단 하나뿐인 그것도 가시거리가 좁을 수밖에 없는 허약한 눈을 의지해 근거리만을 인식하고 운전하는 1차 적인 운전실력으로 얼마나 많은 억울한 죽음을 보았던가?


컴퓨터가 장착된 자동차에는 셀 수 없는 카메라와 각종 데이터로 인간의 몇 배 아니 몇천 배의 기능을 가지고 전방과 후방을 동시에 주시하며 운전을 하니 어떻게 인간이 이를 당할 수 있을까? 정말이지 모든 차가 테슬라 같은 컴퓨터가 장착된 FSD 차량이라면 절대 차 사고가 나지 않을 거라는 강한 믿음이 생겼다. 일론이 말한 것처럼 사람이 운전하면 불법이 되는 세상이 반드시 올 거라는 생각에 이제는 절대 동감을 아니 할 수 없게 되었다.


나 또한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있었다. 나이가 들어 몸이 말을 듣지 않고 누군가의 도움으로 이동해야 한다면 참 힘들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그때쯤 되면 운전 면허증도 반납해야 하고 운전을 할 수 없을 때에 대한 불편함과 두려움이 있었는데 이번 자율주행 차로 인해 그러한 걱정이 없어져서 정말 다행이라 생각된다. 지금은 비록 조금 미흡한 점이 있다 하지만, 앞으로 기술력이 좀 더 보안이 되면 더욱 좋아질 것을 생각하면 다시 한번 일론 머스크에게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하지만 또 누구는 그런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렇게 컴퓨터가 발전되고 AI가 발전되면 인간이 로봇의 지배를 받아 로봇이 인간을 위협할 수도 있고 인간의 인간다움이 없어져 이 세상이 점점 삭막해질 것을 염려한다. 그러한 염려가 없을 수는 없다. 오래전부터 시대에 맞는 흐름은 안정적이라 여기고 너무 빠르면 무언가가 흔들리고 있음을 걱정하는 여론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시대건 앞서가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고 자의든 타의든 그들을 앞세워 비판하고 질책하는 반대그룹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인 힘에 무게를 두는 편이다. 시대를 앞서가는 인간이 기계를 만들었고 그 기계를 발전시켰고 누군가는 사람들의 안전과 편리함을 그리고 신속함을 불어넣었다. 그러한 발전 과정에서 우리는 아슬아슬한 경험들이 있다. 컴퓨터가 나오면서부터 인간이 아닌 기계에 대한 염려가 생겼고 핸드폰이 아주 어린 아이에게까지 1인 1소유가 되면서 핸드폰에만 집중되면 어쩌나 하는 염려와 불안이 있었고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고 모든 인간이 로봇의 노예가 되면 어쩌나 하는 염려 또한 컸다.


하지만 그러한 인간이기에 한 가지 한 가지 해결하며 지금 여기까지 또 발전하게 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제1차, 제2차 산업혁명을 거치며 기계의 장점을 활용한 다양한 것들로 지구의 모든 이들에게 생활에 활력과 편리함을 선사했고 결코 기계에게 정복당하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인간이기에 이러한 인공지능을 이용해 더욱 편리하고 더욱 안전한 무언가가 지구를 깨끗하게 지킬 것이라 확신한다. 발전하면 발전하는 대로 우리는 거기에 맞게 두려워 말고 배우며 나아가야 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사람도 있는데 최소한 그것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쳇 GPT는 감사의 인사로 시작해야겠다. 그러다 오늘의 저녁 메뉴와 준비과정을 영어로 스몰토크를 해봐야지 ㅎㅎ

Good afternoon, Can we samll talk about make a dinner me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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