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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a Oct 06. 2021

번역하면서 즐거웠던 테너 조셉 칼레야 인터뷰

2021년 10월 둘째 주 세계 성악계 소식

"오페라는 궁극적으로 감정에 대해 말하는 것입니다."

슈퍼스타 테너가 자신의 오페라 세계를 향한 여정에 관해 이야기하다.


몰타 출신 테너 조셉 칼레야는 19세의 나이로 고조(Gozo)의 아스트라 극장에서 베르디의 오페라 <맥베스>의 '막두프' 역으로 데뷔한다. 이후 20년 이상의 발전 과정을 거치며 오페라 세계를 유영했다.


'몰타 타임스'와의 인터뷰에 오페라를 위해 자신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요소에 대해 이야기할 때, 목소리로 모든 것이 귀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목소리는 오페라를 위해 필요한 메커니즘 중 하나일 뿐입니다. 내년은 제가 오페라 가수로서 경력을 시작한 지 2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현재 43세라고 말할 수 있는 가수는 많지 않습니다. (역주-40대 이후에도 활발한 활동을 하는 테너 가수가 많지 않다는 의미인 듯) 필요한 조건은 무엇보다도 건설적인 비판을 수용할 수 있는 겸손함을 갖는 것과 또 인내심입니다."


"저는 10대 때 제 스승님인 파울 아쉬악(Paul Asciak)과 거의 같이 살았습니다. 저보다 55살 더 많으신 선생님 밑에서 공부했지요. 저는 그분을 제 할아버지처럼 사랑했고, 여전히 그분을 매일같이 그리워합니다."


"사람들은 목소리가 타고나고 오페라를 공부한 후, 무대에 올라가 노래를 부르기만 하면 된다고 간단히 생각하지요.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오디션을 보기까지 4~5년의 단련의 시간이 있고, 스스로의 악기를 연마하는데 10년에서 12년이 필요하죠."


"우리의 악기는 우리 몸속에 있습니다. 그래서 역류성 식도염이라던지, 너무 말을 많이 한다던지, 또 공기가 너무 건조하다던지 등등 수천 가지의 다양한 상황에 대처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늘 기대하는 수준급 공연을 매일 만들어낸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무대공포증이라는 것은 청중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청중이 나에게 기대하는 것을 줄 수 없다는 두려움, 인간적인 상황과 또 사람이기 때문에 갖는 목소리의 취약성으로 인해 관객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칼레야는 모든 연주에는 각각의 스토리가 있으며, 각 여정은 마치 목적지에 잘 도착하기 위해 뛰어넘어야 하는, 매우 넓은 강 위에 있는 암초와 비슷한 면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오페라의 특징 중 하나는 그게 발성이든 감정적인 면이든 간에, 매우 과장되고 또는 과잉된 게 보인다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적인 상황 하의 모든 고난을 쏟아내는 것을 포함하며, 무대 위해서 눈부신 결과물로 드러난다. 이에 대해 칼레야는 오페라의 과도한 면이 의미하는 바를 규정했다.


"오페라는 모든 것을 갖췄기 때문에 가장 완벽한 예술 형식입니다. 많은 오페라에 발레, 희곡, 극적 연출, 연기, 그리고 노래도 있습니다. 모든 예술 형식을 아우르기 때문에 가장 어렵고, 궁극적인 예술 형태입니다. 그런 면에서 과장된 면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원초적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성대는 공기를 유지하고 호흡기를 보호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많은 동물이 성대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오페라를 부르는 동물은 없지요."


"인간은 소리를 낼 뿐만이 아니라 말하고, 또 더 나아가 오페라를 부를 수 있도록 목소리를 발전시켰습니다. 하지만 성대 자체는 오페라를 부르도록 설계되지 않았죠."


"오페라는 본능적입니다. 오페라를 노래할 때, 누군가 그것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더라도, 특히나 마이크 없이 라이브를 할 경우, 청중은 소름이 돋죠. 이는 최근에 몰타에서 독일 영화 제작진 앞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나는 카메라맨들이 내가 무반주로 부르는 것을 보고 소름이 돋는 것을 볼 수 있었죠. 이들은 평소라면 오페라 극장에 가지 않을 사람들입니다. 오페라에는 정말 감동을 주는 무언가가 있고,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전달합니다."


"우리 모두는 마음이 아프거나, 특별한 사람을 잃은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너무나 복잡하고, 인간 본성에 내재되어 있어서 굴복할 수밖에 없는 그런 감정에 관한 것이 바로 오페라입니다."


칼레야는 이러한 예술 형식의 힘을 구현하는 오페라가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라고 설명했다.


"저는 푸치니의 오페라가 사실상 영화와 같기 때문에 그를 최초의 영화작곡가라고 부릅니다. 베르디나 벨리니, 심지어 모차르트에서는 일부분을 컷 할 수 있지만 푸치니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한 페이지를 컷 하면 영화에서 10분을 삭제하는 것과 같습니다. 즉, 모든 것을 잃는 것이죠."


"이 천재(푸치니)는 당신이 2시간 30분 길이의 오페라를 처음부터 즉시 빠져들 수 있게 만듭니다. 사랑과 질투, 삼각관계, 정치적인 시나리오, 희생, 후회.... 모든 것이 거기에 있습니다. 인간의 모든 감정이 그 위에 있죠."


오페라에 익숙하지 않은 청중들에게는 오페라가 접근하기 어려운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사람들을 낙담하게 만드는 이러한 이미지를 없애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 칼레야는 '모든 것은 우리가 특별한 것을 경험하고 싶은지 여부를 선택할 것인가로 귀결된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오페라가 2분짜리가 아니기 때문에 접근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즉각적인 만족감, 인스타그램 스토리, 스와이프 같은 그런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마치 평균 집중 시간이 15초 정도니까 시간적인 한계를 거기에 두는 것처럼요."


"저는 오페라를 와인 마시는 것과 비유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것은 예술, 소명의식, 관련된 테크닉, 제삼자에 의한 중재와 자연적인 발효 등등. 언제든 당신이 훌륭한 와인을 마시는 것은 마치 훌륭한 오페라를 보는 것과 같습니다. 작은 기적이지요. 따라서 오페라는 접근하기 불가능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면 사람들이 티켓값이 너무 비싸다고 말하지만 오늘날 몰타 어디에서든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해보세요. 1인당 80유로(대략 11만 원) 이상은 족히 쓸 것입니다."


"당신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에 달려있습니다. 특별한 것을 보고 싶나요, 아니면 패스트 엔터테인먼트 소비자가 되고 싶은 겁니까?"


"저도 가끔은 인스타그램을 10분 동안 스크롤하죠. 하지만 부정할 수 없습니다. 10분을 낭비한 겁니다."


"오페라가 즉각적인 만족감을 주는 매체나 장르와 경쟁할 수 있을까요? 아니오, 할 수 없습니다. 최소한의 준비가 필요하고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도록 머리를 비워야 하기 때문이죠."


"모든 오페라를 좋아해야 할까요? 젠장, 아니죠. 내가 모든 와인을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모든 오페라를 좋아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위한 오페라가 있냐고요? 당연하죠!"


"오페라는 궁극적으로 감정에 관한 것이에요. 베르디의 <레퀴엠>을 고르고 합창 부분의 '분노의 날 Dies irae'을 플레이해보세요. 이 곡을 듣고도 온 몸이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당신은 죽은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https://youtu.be/cHw4GER-MiE

베르디 <레퀴엠> 중 "Dies Irae(분노의 날)". 온몸이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드나요?^^


칼레야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실제로는 매트릭스와 유사한 시뮬레이션이라는 과학 및 철학 분야의 일부가 주장하는 이론을 언급했다. 오히려 칼레야는 음악이 이 가설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한다.


"클래식 음악은 우리가 그러한 시뮬레이션에 살고 있지 않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시뮬레이션이 모차르트, 베토벤, 베르디, 푸치니의 천재성을 허용할 수 있을까요. 음악이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습니까? 오페라는 그 음악의 많은 부분을 향한 출발점입니다."



https://timesofmalta.com/articles/view/joseph-calleja-opera-is-ultimately-about-emotion.904738




테너 조셉 칼레야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은 제가 만든 아래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https://youtu.be/YFspQfg3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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