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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a Apr 11. 2020

베를린 오페라하우스 극장장들은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는가

코로나 위기 속의 오페라하우스

(베를린의 일간지 '베를리너 차이퉁'에는 지난 4월 7일 코로나 위기 속에서 극장을 운영하느라 고군분투 중인 3명의 극장장의 이야기를 다룬 기사가 실렸어요.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오페라극장이 3개 있습니다: 베를린 슈타츠오퍼(베를린 국립 오페라 Staatsoper Berlin unter den Linden), 도이체오퍼 베를린(Deutsche Oper Berlin), 그리고 코미쉐오퍼 베를린(Komische Oper Berlin).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극장들이기에, 기사 내용을 번역해보았어요. 늘 그렇듯이 의역이 많고 그래서 더 좋은 번역 아이디어가 있다면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원문링크: https://www.berliner-zeitung.de/kultur-vergnuegen/wie-die-intendanten-der-berliner-opern-ihre-haeuser-durch-die-krise-steuern-li.80723.amp?fbclid=IwAR0UwmQnL7FFTcXC3CZwKRMCbjhSGMlrHgZCU-tUUYWwaYgUOo4Oe-vE08c


오페라와 콘서트는 현재 코로나로 인해 취소되었다. 그러나 극장장들은 엉망이 된 일정 때문에 엄청난 운영 압력을 받고 있다. 여기에 직원의 불안함도 그들은 고려해야 한다. 


정확히 4주 전에  다음 시즌 프로그램을 발표하기 위해 도이체오퍼의 연례 기자 회견이 아침에 열렸다. 토마스 페를레 운영 감독은 코로나로 인해 사전 판매가 약 40 % 정도 떨어졌지만 이것이 위기의 유일한 징후라고 언급했다. 같은 날 3월 10일 저녁, 정부는 4월 19일까지 오페라와 콘서트 공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오페라 극장 내의 현장에서도 특별한 조건에서만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 그 이후로, 도시에서 가장 크고 가장 비싼 문화 공간-가장 작은 Komische Oper조차 450 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멈춰있는 상태이며, 현재 3 명의 극장장 중 어느 누구도 4 월 20 일에 다시 공연이 재개될 거라 기대하지 않는다.


슈타츠오퍼의 '이도메네오'와 '코지 판 투테', 코미쉐오퍼의 '백파이프 연주자, 슈반다', 도이체오퍼의 '안티크리스트'등 4개의 작품이 이미 취소되었다. 도이체오퍼는 이미 5 월 초로 예정된 '스페이드의 여왕' 역시 취소했다.


콘체르탄테 공연을 대안으로 삼다

슈타츠오퍼 극장장인 마티아스 슐츠가 2주 전에 밝히기를, 6월 9일이 초연이 예정된 'Chowantschtschina'을 무대에 올리려면 그 준비를 지금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만약 여의치 않다면, 콘체르탄테 형식의 공연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조차도 합창단 리허설을 위해 충분한 시간이 확보되느냐에 달려있다. 


마찬가지로 코미쉐오퍼의 극장장인 베리 코스키는 5 월로 계획되어 무대장치가 다 만들어진 '예프타'를 취소해야 하고, 다음 시즌으로 미뤄야 한다. 도이체 오퍼의 새로운 프로덕션 '니벨룽엔의 반지'와 그 시리즈의 첫 작품인 '라인의 황금'의 리허설은  5월에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도이체오퍼의 극장장 디트마르 슈바르츠는 여기에 관해서는 여유가 다소 있다. '반지' 시리즈의 첫 공연은 2021년 11월에 계획되었으며 그때까지는 시간이 있고, 필요하다면 '반지'를 프로그램에 넣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한다.


극장장은 때로는 더 많은 일을 하기도 하고 그 반대이기도 하다. 같이 일하던 합창 감독이 코로나에 걸리는 바람에 자신도 자가 격리를 했어야 했던 디트마르 슈바르츠는 동료 마티아스 슐츠처럼 엄청난 업무의 압박을 받고 있으며 하루 종일 전화를 붙잡고 있다. 홈오피스를 통한 간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은 마찰의 손실을 불러일으킨다. 상임연출가로서 많은 운영 난제를 책임져야 하는 베리 코스키는 안도의 숨을 쉰다. 그가 맡았던 영국 글라인드본 페스티벌의 한 프로덕션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전에 그 어떤 오페라하우스에도 묶여 있기를 원치 않았던 그가 이번 기회에 깨달은 것은, 자신의 동료들이 일반적으로 누리지 못하는, 안정적인 직장의 장점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됐다는 것이다.


플랜 A, 플랜 B, 플랜 C, 혹은 플랜 D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다름슈타트 극장이 5월 31일까지 무조건 닫기로 한 사실은 불안을 불러왔다-이는 행정당국의 지시였다. 코스키는 각종 플랜에 대해 이야기한다. 플랜 A는 '백파이프 연주자, 슈반다'의 초연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 여부는 4월 20일에나 갸늠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불확실하다. 그렇다면 플랜 B는 공연이 재개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의 날짜들, 플랜 C는 이번 시즌의 나머지가 모두 취소될 경우, 플랜 D는 올 해의 나머지 공연이 모두 취소되는 경우를 생각해야 한다. 각 플랜에 따라 돌아오는 2020/21 시즌 계획을 조정해야 한다. 이럴 경우 코미쉐오퍼는 부담이 크지 않다. 왜냐하면 극장 소속 앙상블 단원들이 오페라 역할의 대부분을 소화하기 때문이다. 

도이체오퍼의 관객석

도이체오퍼와 슈타츠오퍼는 수년간 일정이 빡빡하게 채워진 게스트 가수에 더 많이 의존한다. 디트마르 슈바르트는 그간 운영에서 거의 요구되지 않던 유연성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한다. 40년 된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프로덕션은 4월 23일로 예정되어 있는데, (4월 20일에 극장이 다시 열린다면) 3일 만에 무대에 올려야 한다. 새 프로덕션들의 스케줄링은 더 복잡하다. 보통 극장장들이 드물게 공연되는 작품들을 올리고 나서 다음 시즌 프로그램에 다시 넣는 일은 드물다. 슈타츠오퍼의 ‚이도메네오‘는 간단하게 내년 프로그램 안에 안착했다: 모차르트는 항상 괜찮고, 그리고 개막공연 전에 리허설도 빠진다. 덴마크 모더니스트 루드 랑가르트의 희귀작 ‘안티크리스트‘의 경우, 관객들은  좀 더 인내심을 가져야 할 수도 있다. 


베리 코스키는 동영상을 보낸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것만이 유일한 골칫거리는 아니다. 직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적절한 격려가 필요하다. 코스키는 자신의 직원들을 돌보기 위해 자신의 집에서 재미있는 동영상을 만들어서 보내고, 슐츠는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며, 슈바르츠는 주로 전화를 이용한다. 왜냐하면 존재의 위협을 받고 있는 프리랜서 예술가들의 단기직에 관한 두려움이 있고, 그것 또한 달래야 한다. 모든 오페라 하우스들은 ‚불가항적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내규를 보완하거나, 공연 취소에 따른 위로금을 제공해서 다소간의 경제적인 위기를 완화할 수 있도록 애쓰고 있다. 


프리랜서 예술가와 단기직들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하고 싶더라도 오페라 하우스는 비용을 공개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는 경우, 함부로 비용을 제공할 수 없다. 2주 뒤에 오페라 극장들이 문을 다시 연다해도, 이미 그 손실액은 5,200,000 유로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슈타츠오퍼의 경우 2,500,000 유로에 달하고, 도이체오퍼는 1,700,000유로, 코미쉐 오퍼는 1,000,000 유로에 조금 못 미치는데, 다 합치면 5,200,000유로에 달한다. 공연 재개가 늦어진다면 손실액이 더 늘어날 것은 기정사실이다. 


2020/21 시즌의 사전 티켓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것은 사람들이 얼마나 오페라를 기다리는지 보여준다. 하지만 올해 4월 말부터 5월 사이 기간의 판매는 저조하다. 코로나 위험군의 연령층과 일치하는 오페라의 주요 관객층이 망설임 없이 다시 좌석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다. 오페라가 문을 닫고 오직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사회적 사명을 상기시킬 수 있을지라도 무대 뒤의 작업실은 일종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의상담당팀은 마스크를 생산할 예정이다. 

코미쉐오퍼의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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