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착화는 일반적으로 외래 사상이나 제도가 어떤 특정 문화나 지역에 적응 또 는 안착하는 양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를 종교현상에 적용하면 그 민족의 정서와 필요에 의해 사용 혹은 변용을 거치게 되는 과정이다. 토착화에 대한 일련의 논의는 토착화, 상황화, 문화화라는 발전 양상을 토해서 한국 신학계에 정착되어 왔다. 19)
다시 말하자면, 기독교가 서양에서 타 지역으로 선교되면서 타문화에 대한 수용과 변용이라는 차원에서 신학적인 이론 모색이 불가피했던 것처럼, 기독교 미 술 역시 타문화와의 만남을 통해 자연스럽게 또는 불가피하게 새로운 전략을 필 요로 했다. 이러한 선교 신학적 제 문제를 우리는 토착화(indigenization), 또는 상황화(contextualization)라고 한다.
한국에 기독교가 토착화되어가는 상황 속에서 기독교 미술 즉, 한국적 화풍으로 그려진 성화도 토착화가 되어진다. 김용복은 한국 기독교의 토착화를 논하는 가운데 한국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의 토착화를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첫 번째는 성서 번역이고,
두 번째는 교회 지 도자들의 설교와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의 이야기이며,
세 번째는 그리스도인의 시와 문학, 음악 그리고 그림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 신학보다 토착화에 더 성공적인 분야는 한국 그리스도인의 시와 문학, 음악 그리고 그림이라고 말했다. 20)
예컨대, 국악 풍으로 제작된 성가를 연주하거나 한국 음율에 맞추어 작곡된 성가가 있다면, 성화라 함은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라파엘로가 그린 성화뿐만 아니라 한국적인 화풍의 성화도 있다. 팔레스타인의 기독교가 헬레니즘의 세계로 이식되면서 복음의 본질적인 면을 간직하였으나 부차적인 것은 버리고 새로운 토양에서 새로운 표현양식을 통하여 복음의 열매를 맺었다.
이것이 토착화이다. 토착화는 단순한 혼합주의가 아니다. 유동식은 토착화를 신학적 번역 작업이라고 하겠다. 아시아와 전통 종교의 영향 력이 큰 지역에서 기독교의 존재 양태와 복음의 절대성이 의미하는 바를 규정하는 작업은 상당한 진통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한국에 전래된 기독교에서 어떻게 서구적인 옷을 벗길 것인가, 또는 한국적인 옷을 입고 기독교의 복음을 선포할 수 있을 것인가는 한국 신학자들이 가장 고심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된다. 21)
이러한 기독교가 토착화되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의 기독교 미술의 토착화도 이루어졌다고 하겠다.
Reference
18) 민경배 저 《한국기독교회사 pp.168-169. 연세대학교출판부. 2000. 서울
19) 김은옥 〈한국 기독교 미술의 토착화 연구〉 p.35. 숭실대학교 기독교학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4. 서울
20) 김용복 〈민중신학과 토착화 신학〉《기독교 사상》 6월호. pp.33-34. 1991
21) 김은옥 〈한국 기독교 미술의 토착화 연구〉 p.35. 숭실대학교 기독교학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5.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