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don Design Festival
전날 밤에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장소를 찾는다고 두시가 넘어서 잤는데, 아침에 짐을 싸야 해서 일찍 일어났다. 에어비앤비 집에 나보다 먼저 예약한 사람이 있어서 오늘 하루만 팸네 다른 집에 가서 자기로 했다.
생각해보니 엄청 피곤할텐데 밤늦게까지 잘 놀았네 ㅋㅋ
짐을 옮기기 전 일단 홀본 근처를 둘러보기로 했다. 아람이라는 곳은 인테리어 가구 점인데 모노클과 콜라보해서 매장 한쪽에 카페라기엔 좀 부족한데 그런 게 있었고 이것저것 파는데 라디오 외케이뻐??? 손수건 외케이뻐?? 근데 다 엄청 비쌈 가방도 살까 했지만 너무 남자 꺼라 안삼. 가구들도 너어므 이쁜데 너어므 비쌌다. 두 번째로 간 곳은 주방 가구 파는 곳인데 정말 모던하고 멋졌고 비싸 보였다.
이런 곳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당연히 더 잘할 수밖에 없다. 그냥 길거리 모든 것이 레퍼런스고 모든 것이 디자인이 잘 되어있다.
11시 반쯤 팸한테 연락이 와서는 막 달려갔더니 팸이 좀비가 되어있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엑스터시를 처음 했는데 다 토하는데 피가 나왔다고;; 화장실에서 두 시간 동안 기억을 잃었다고 한다. 볼수록 나랑 비슷해... 같이 다른 집으로 가는 내내 애가 상태가 너무 안 좋고.. I'm soooo tired JINA!!!! 를 여러 번 함 ㅋㅋ 새로운 집은 꽤 멋졌는데 청소 중이었다.
나와서 빅토리아 알버트 뮤지엄(V&A)을 갔는데 대충 봐도 너어므 멋져 미쳐 버려 너어무 이뻐!!! 대영박물관 하고는 차원이 달랐어. 마치 이쁜 거만 모아놓은 곳 같았다. 샵은 살짝 실망했지만.. 3시부터 Virtual 어쩌고 하는 강연을 갔는데 VR 이런 건즐 알고 갔더니 왠지 연예인이거나 슈퍼 아티스트 인듯한 여자랑 남자 엠씨랑 한 시간 동안 대화하는 식이었다... 알아먹은 건 아트 패션 디자인 정도의 단어... 한 40분을 졸았다. 나가지도 못하고 한 시간 반을 버렸다 ㅠㅠ
졸다가 나와서 올드 스트릿 쪽을 구경했는데 훨씬 좋았음. 예쁜 샵들도 있고 어떤 조명 전시는 그 제주도에 있는 쿠사마 야요이 작품이랑 엄청 비슷했는데 그럼에도 확실히 좋았다.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엄청 목이 말랐는데 꾹꾹 참으면서 어딘가에 앉아서 마실까 하다가 콜드 브류를 샀는데 병이 독특하니 이뻤다. 그러다 에이스 호텔 일층에서 폰도 충전할 겸 앉아있는데, 샘이 나타났다. 대화가 자연스럽게 되지 않아서 꽤 힘들었지만 그래도 말 걸어주는 사람이 있는 게 어디니... 뭐 자기는 재팬 좋아하고 놀러 가고 싶다고 뭐 그러고... 왠지 한량 같았다. 왜 멀쩡한 백인이 아시안한테 관심을 갖지? 이상하다고 생각함. 뭔가 꺼림칙하였는데 저녁을 같이 먹자고 해서 나갔더니 자기 집으로 가쟤. 노노. 그랬더니 돈이 없다고 해서 같이 식당 가서 그대로 호구됨.. 그리고 올드 스트릿 쪽으로 걷는데 손을 잡길래 바로 뿌리쳤다. 그러더니 곧 집에 갔음ㅋㅋ 아시안 여자애들이 그동안 쉽게 굴었나 보다.
미니스트리 사운드는 11시 반이나 여니까 9시였고 도대체 뭘 할까 엄청 찾아보다가 결국 에이스 호텔에 다시 갔다. 음악이 별로 였는데 그냥 폰 충전하며 있다가 갑자기 유랑이 생각났다. 유랑에 보니 나랑 비슷하게 방황하는 친구들이 많았고 한 명한테 연락하니 여러 명이 있다 해서 갔더니 22살 두 명 24살 한 명이었다. 음악도 별로였지만 열심히 춤추고 술마심.
꽤 꽐라가 되었는데 버스를 뭔 정신으로 기다렸나 모르겠다. 한참을 돌고 기다려서 집에 갔는데 팸이 깨있었다. 수건도 없고 이불도 커버를 안 씌었다고 투덜대는데 그 집 전체를 빌린 사람들이 나갔다는 거다. 그래서 새벽 4시 반에 집으로 돌아감... 집에 갔더니 깃털이 온 사방에 다 있어서 도대체 뭔지 모르겠네 휴 씻고 잤다. 하루가 아주 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