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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쥬르 Mar 13. 2022

영어 필사, 정말 효과 있나요? 2탄

영어 필사 한 달의 기록, 미국 직장인의 영어공부법

방금 포스팅한 <영어 필사, 정말 효과 있나요? 1탄>에서 이어지는 글 :) 1탄에서는 영어 필사 방법, 영어 필사를 하게 된 계기, 인증의 효과 vs. 역효과에 대해 얘기해보았다. 2탄에서는 3-5월의 영어 필사 책들을 소개드리고,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영어 필사의 효과에 대해서도 공유해보겠다.


- 목 차 -

1. 영어 필사, 어떻게 하나요?
2. 영어 필사를 하게 된 계기
3. 인증의 나날들 - 효과 vs. 역효과
4. 3-5월의 필사 도서
5. 영어 필사, 정말 효과 있나요?
6. 영어실력, 퀀텀 점프를 꿈꾸고 계신다면
7. 우리들의 '갓생'을 위하여



4. 3~5월의 영어 필사 도서


지난 포스팅에서 3~5월에는 좀 더 다양한 책을 접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3-5월에는 위의 책들을 읽어보고 좋은 문장을 필사해 보려고 한다. 물론 책이 추가될 수도 있겠고 필사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책들도 나오겠지만... 벽돌 쌓기 한 순서대로 소개해 보겠다.



1) 《Norwegian Wood 상실의 시대》 by Murakami Haruki 무라카미 하루키

대학교 때 좋아했던 선배가 읽길래 한국어 책으로 읽었는데, 부끄럽게도 이제 책 내용이 그물그물, 아니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첫사랑의 기억이 사라짐과 함께 안드로메다로... 진짜 읽어보고 싶었던 책은 <이윽고 슬픈 외국어>의 영문판이었는데, 영문 제목을 아무리 검색해도 찾을 수 없었다. 번역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혹 아시는 작가님 있으신가요?) 상실의 시대는 Audible 성우 목소리도 나쁘지 않아서, 오디오북으로도 가끔 듣고 있다.


2) 《Demian 데미안》 by Hermann Hesse 헤르만 헤세

중고등학교 때 모두 읽고 넘어가는 고전이기도 하지만, 조금은 엉뚱한 이유에서 선택했다. 사실 함께 일하는 매니저분 이름이 데미안인데 (흔하지 않은 미국 이름), 그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지 급 궁금해졌다. 물론 이 책의 주인공은 싱클레어라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말이다... 다들 읽어본 고전을 너무 안 읽었다는 죄책감? 읽어야겠다는 의무감에 선택했다. 《명랑한 은둔자》에 <이름의 사회학>*이라는 챕터가 있는데, 요 부분을 읽고 모든 사람의 이름과 성격을 매치해 보는 중이다.

*초간단 요약하면 저자가 경험한 David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명석함과 Dave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의 아둔함을 비교하며 모든 이름에 부여되는 성격이 있다고 주장함


3) 《The Merry Reculse 명랑한 은둔자》 by Caroline Knapp 캐럴라인 냅은 너무 얘기를 많이 해서 생략하는 것으로... 한 달 했지만 아직 미련이 남은 챕터들을 필사해볼 예정이다.



4) 《Writing down to the bones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by Natalie Goldberg 나탈리 골드버그

한국어 책을 못 갖고 온 것이 아쉬워서 영문 원서로 구입했다. 필사, 쓰는 대로 인생이 된다, 끝까지 쓰는 용기와 함께 지금 참여하고 있는 글쓰기 북클럽에서 함께 추천해 준 책이라 뒤늦게라도 읽어보고 싶어 포함했다.


5) 《Twelve and a half, 부와 성공을 부르는 12가지 법칙》 by Gary Vynerchuk, 게리 바이너척

한국어 번역본이 얼마 전에 출판되었다. 그래도 명색이 직장인인데 자기 계발, 실용서 한 권쯤을 읽어봐야 할 듯해 선택. 저자가 직접 녹음한 오디오북을 들으며, 게리 비 (Gary Vee)의 칼칼한 목소리도 극복 중이다. 여담으로 한 미국 친구는 소리를 꽥꽥 질러대는 게리 비가 싫다며 멜 로빈스를 팔로우해보라고 추천했다 ㅎ


마지막으로

《책 좀 빌려줄래?》글과 삽화

6) 《I will judge you by your bookshelf, 책 좀 빌려줄래?》 by Grand Snider 그랜트 슈나이더

이건 소설은 아니고, 책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만화 에세이다. 짧고 임팩트 있게 써 내려간 것이 참 맘에 든다. 어떤 부분은 광고 카피 같기도 하고 또 어떤 부분은 시를 읽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독서와 글쓰기를 즐기시는 분이라면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가 정말 많다. 옆의 삽화를 보시면 어떤 책인지 감이 오실 듯! 책 덕후 분들에게 강추한다. 그러고 보니 브런치 작가님들은 'by default' 책 덕후가 아닐까 싶다. 이번 크리스마스 가족들 선물로 좋을 것 같아 쟁여놓았다.




5. 아니 그래서... 영어 필사, 정말 효과 있나요?


인스타에서 영어 필사 인증을 가끔 하다 보니 영어 필사가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물어보시는 분들이 종종 있었다. 전문가처럼 "a, b, c 정말 좋습니다!"라고 말씀드리면 너무 좋겠지만, 그러기에 영어 필사 25일은 너무 짧은 경험인 듯하다. "영어실력 향상에 직방이에요!". "영어 필사만큼 좋은 영어 공부법이 없는  같아요..." 등의 얘기를 듣고 싶어 하시는  같은데, 그렇게 얘기하면 거짓말이  듯하다. 정말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아직 영어 실력이 향상된 것은 모르겠고, 필사,  쓰는 행위를 하다 보니 뭔가를 계속 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영어로 쓰는  아니라 한국어든, 영어든, 불어뭐든 쓰고 싶어졌다. 부끄럽지만 브런치 작가를 신청한 가장  계기 중의 하나가 되었다. 작가를 꿈꾸는 많은 분들이  필사를 하시는지 조금   있을  같았다.


처음에 영어 필사를 시작할 때 최대 의문점은 《필사, 쓰는 대로 인생이 된다》에서 얘기한 필사의 장점이 모국어가 아닌 '영어 필사'를 할 때에도 적용되는가?! 였다. 한국어야 모국어이니 느낌이 팍팍 오기에, 김시현 작가님께서 말씀하신 그 모든 필사의 장점들이 이해되고 공감되었지만, 과연 영어 필사도 그럴까... 모국어로 필사할 때와는 확실히 느낌이 달랐다. 전반적인 내용의 '흐름'보다는 국지적인 '표현'에 신경을 더 많이 쓰게 되고, 몇 가지 단어가 생소해서 흐름이 끊기는 경우도 있었다.


좋았던 점은 1) 평소에 "이런 감정 표현은 어떻게 맛깔나게 영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원서를 읽는 와중에 찾을 수 있었다. 2) 또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분들이 대부분 어렵게 생각하는 시제, 전치사 등을 더 주의 깊게 보게 되었다. 3) 외국 작가들의 글을 읽으며 다양한 글감 소재에 대한 영감을 받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다른 문화권에 살다 보니 사물과 사건을 다르게 보는 시선,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 보편적으로 다가오는 공감 포인트들을 발견할 때마다 희열을 느낀다.


4) 마지막으로 나에게 영어 필사는 영어 실력을 초고속으로 향상하기 위한 '루틴'이라기보다는, 마음을 보듬기 위한 '리추얼'에 가까웠다. 하루 종일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을 쉴 새 없이 오가며 열일한 나에게 줄 수 있는 작은 선물 정도라고 생각했다. 늦은 오후 일을 마치고 거실 탁자에 앉을 때의 안도감, 가끔 촛불까지 껴고 분위기를 내면 꼭 내가 작가가 된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ㅎㅎ 누가 보면 필사 코스프레?라고 욕할 수도 있겠지만.. 뭐 어떤가... 열일한 하루의 끝자락, 나에게 이 정도 선물은 충분히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6. 영어실력, 퀀텀 점프를 꿈꾸고 계시다면...


사실 영어실력을 바짝 향상하고 싶다면, 필사보다는 뉴스나 팟캐스트를 들으며 좋은 문장 구조를 외우는 것, 혹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외국인과 영어 토론을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영어로 시험을 보거나 프레젠테이션을 할 기회가 있다면, 차라리 시험이나 발표 준비를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영어실력 퀀텀 점프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GRE, TOFLE 준비와 SOP 쓰는 과정이 (괴로웠지만) 그러했다. 낮에는 업무에 집중해야 하는 요즘은, 퇴근 후 시간까지 실용영어를 하고 싶지는 않아서 중간 지점을 선택하게 되었다. 책은 읽고 싶은데 영어도 함께 늘었으면 하는 마음에 절충점을 찾은 거겠지.


아마존에서 책을 구입하면 오디오북 옵션 (Audible) 이 있다. 한 권에 15불 정도 하는데, 1년 패스가 150불 정도다. 아마존 오프라인 매장에 갈 때마다 공짜 패스를 홍보용으로 몇 번 줬는데, 안 쓰고 버린 패스도 있다... 지금 생각하니 너무 아까움... 정작 필요하니 더 이상 주질 않는다.


암튼 영어 원서를 그냥 읽을 때도 있지만 정말 좋은 책은 Audible에서 오디오북을 구매해 읽는다. 억양과 발음을 정확히 들으며 책을 읽을 수 있어 좋고, 운전하거나 설거지, 청소 등 기계적, 반복적인 활동을 할 때 들을 것이 있어 좋다. 개인적으로 목소리에 조금 민감해서 샘플을 꼭 들어보고 성우의 목소리가 몰입감이 있을 때만 구입한다.


요즘은 이렇게 필사와 오디오북 리스닝 위주로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뭐든지 100일을 해야 효능에 대해 진심 어린 얘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100일-25일... 남은 75일 동안 영어 필사를 하며 새로운 좋은 점을 발견하거나 수정사항이 있으면 또 한 번 업데이트를 해보겠다. 좋은 결과를 나눌 수 있길 바라며...


7. 우리들의 '갓생'을 위하여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에게 영어 공부는 그냥 평생 따라다니는 숙제인 듯하다. 나 또한 미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문제없이 업무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영어는 하지만... 누구나 들어도 감탄할 만한 영어 실력이 있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아직 영어라는 아이를 열심히 키우는 중이다 ㅎㅎ 이왕이면 예쁘고 똑똑하게 키워보고 싶어, 나를 데리고 열심히 실험 중인 요즘이다


미라클모닝, 100일 챌린지, 필사 챌린지 등 갖은 자기 계발을 하며 '갓생'을 사시는 분들이 주변에 참 많다. 때로는 자극도 받고, 때로는 스트레스도 받고... 또다시 일어나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하게 된다. 각자의  멋진 '갓생'을 살고 계신 모든 분들께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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